관세 부담에 연간 이익 전망 하향…테피스트리 주가 장전 거래서 8% 급락

(로이터) — 테피스트리(Tapestry Inc.)가 관세 부담 증가로 인해 2026회계연도 연간 순이익 전망을 시장 기대치보다 낮춰 발표하자, 14일 미국 장전(프리마켓) 거래에서 주가가 약 8% 급락했다.

2025년 8월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테피스트리는 미국 정부가 부과하는 추가 수입관세로 1억6,000만 달러 규모의 비용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회계연도 2026년 영업이익률에 약 230bp(베이시스포인트)—0.01%p가 1bp—가량의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코치(Coach)와 케이트 스페이드(Kate Spade) 핸드백을 주로 베트남·캄보디아·필리핀·인도 등 아시아 신흥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미국과의 무역협정 상황, 정치·외교 여건에 따라 관세율 변동 리스크가 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변덕스러운 무역정책은 전 세계 소비심리를 흔들고 공급망 전반에 혼선을 초래해 왔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테피스트리뿐 아니라 글로벌 럭셔리 업계 전반에 ‘예측 불가능성’이라는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실제 이날 경고는 구찌(Gucci) 모기업 케어링(Kering)프랑스 명품그룹 LVMH 등 럭셔리 대장주들이 경험하고 있는 수요 둔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또한 5월 미국 소비지출이 예상 외로 감소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테피스트리는 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신제품·액세서리 라인으로 젊은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지만, 경기 둔화 우려가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회사는 2026회계연도 주당순이익(EPS)을 5.30~5.45달러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LSEG 집계 애널리스트 컨센서스(5.49달러)를 하회하며, 이는 약 0.60달러가 관세 증가분으로 계산됐다.

반면 2026회계연도 매출은 72억 달러 안팎으로 예상돼, 시장 전망치(71억1,000만 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이는 코치의 ‘태비(Tabby)’·‘엠파이어(Empire)’ 백 판매 호조 덕분이다.

올해 들어 테피스트리 주가는 코치 브랜드 인기에 힘입어 약 74% 상승했다. 특히 가방 참(bag charm)이라는 소형 액세서리가 북미·중국·유럽의 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판매 확대에 기여했다.

이 같은 인기로 회사는 분기 매출 17억2,000만 달러를 기록해, 월가 추정치(16억8,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6월 28일 마감된 4분기 조정 주당순이익은 1.04달러로, 예상치보다 2센트 웃돌았다.


관세·소비 심리 변수에 대한 심층 분석

“230bp 하락”이라는 표현은 영업이익률이 약 2.3%p 축소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럭셔리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15~20%라는 점을 감안하면, 관세는 단일 요인만으로도 전체 수익성의 최대 15%가량을 잠식할 수 있다.

럭셔리 브랜드는 일반적으로 가격 결정력이 높아 관세 인상분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경기 불확실성과 Z세대의 ‘가치소비’ 트렌드 확산으로, 무작정 가격 인상을 단행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테피스트리의 이번 가이던스 하향은 이러한 딜레마를 반영한다.

무역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생산 거점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 베트남·캄보디아 등 동남아 위주 생산 구조는 인건비 측면에서는 효율적이나, 미국과의 관세 전쟁 장기화 시 취약할 수 있다. 멕시코·중남미 또는 내수 시장과 FTA를 체결한 국가로 일부 라인을 이전하는 ‘니어쇼어링’(near-shoring) 전략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소비 패턴을 보면, 밀레니얼·Z세대의 명품 소비는 ‘로고 플렉스’보다 ‘개성·스토리텔링’을 중시한다. 테피스트리가 가방 참과 맞춤형 디자인을 강화하는 것은 이러한 수요 변화를 겨냥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으로 평가된다.

회계적 관점에서 추가 관세 1억6,000만 달러는 EPS를 약 0.60달러 낮추는 요인이다. 시장 컨센서스(5.49달러) 대비 4~5%포인트 낮은 가이던스는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제 프리마켓 급락은 향후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에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투자자는 ① 관세 협상 진전, ② 소비 경기 반등, ③ 신규 컬렉션 흥행 여부라는 세 가지 변수를 주목해야 한다. 단기간 변동성은 불가피하나, 브랜드 충성도와 재고 회전율 개선 추세가 유지된다면 하반기 리바운드 여지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