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8월 1일(현지시간) 급락했다. S&P 500 지수는 1.60% 하락해 2주 만의 최저치로 주저앉았고, 나스닥 100은 1.96% 밀려 역시 2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1.23% 떨어져 5주 만에 최저치로 마감했다.
2025년 8월 4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급락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날 밤 발표한 새로운 글로벌 관세 정책과 예상을 밑돈 고용·제조업 지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투자자들은 관세 인상으로 세계 교역이 둔화되고 미국 경제 성장세도 꺾일 것이라는 우려 속에 위험 자산을 대거 처분했다.
1. 관세 쇼크: 글로벌 최소 10%, 흑자국엔 15%+
트럼프 전 대통령은 8월 7일 0시부터 모든 국가에 최소 10% 관세를 부과하고, 대(對)미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국가에는 15% 이상의 추가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산 일부 품목 관세율도 기존 25%에서 35%로 상향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해당 조치가 시행되면 평균 미국 관세율은 2024년 2.3%에서 15.2%로 급등한다”고 분석했다.
2. 경제지표 부진: 고용·제조업 동반 둔화
7월 비농업 신규고용은 7만3,000명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10만4,000명)를 크게 밑돌았다. 6월 수치는 종전 14만7,000명에서 1만4,000명으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실업률은 4.1%에서 4.2%로 0.1%p 상승해 시장 예상을 정확히 반영했으나, 제조업 경기를 보여 주는 ISM 제조업 지수는 49.0에서 48.0으로 떨어져 9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자 예상치 49.5를 크게 밑돌았다.
“고용과 제조업이 동시에 식어 가는 가운데 관세까지 겹치면, 경기연착륙 시나리오는 위태로워질 수 있다.”1
1) 애틀랜타 연은 라파엘 보스틱 총재 발언.
3. 금리·채권시장: 연준 9월 인하 가능성 93%
약세 지표와 증시 급락으로 채권 가격은 급등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5.8bp 하락한 4.216%로 1개월 최저치를 찍었다. 연방기금 선물은 9월 16~17일 FOMC에서 0.25%포인트 인하 확률을 93%로 반영했다(발표 전 40%).
4. 지정학 리스크: 미·러 잠수함 긴장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의 “도발적 발언”을 언급하며 “미국 핵추진 잠수함 2척을 적절한 지역으로 이동시킨다”고 밝힌 점도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5. 기업 실적·종목별 움직임
장중 아마존닷컴(AMZN)은 8.0% 넘게 급락해 기술주 전반을 끌어내렸다. 회사는 3분기 영업이익을 155억~205억 달러로 제시했는데, 컨센서스(194억2,000만 달러)의 중간값을 밑돌았다.
반도체 섹터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마벨 테크놀로지(-6%), 마이크론(-4%), 엔비디아·AMD·인텔·ARM 등이 2% 이상 떨어졌다.
반면 주택 건설주는 금리 하락 덕에 강세를 보였다. D.R. 호튼은 5% 이상, 레나·퓰트그룹·톨브라더스는 2~3% 올랐다.
그 밖의 개별 이슈로는 플루어(-27%), 이스트먼 케미컬(-19%), 코인베이스(-16%), WW 그레인저(-10%) 등이 실적 부진으로 급락했다. 반대로 모놀리식파워시스템즈(+10%), 킴벌리클라크(+4%), 레딧(+17%) 등은 예상보다 나은 실적을 발표하며 상승했다.
6. 해외시장·유럽 물가
해외에서도 위험회피 정서가 확대됐다. 유로스톡스50은 2.90% 급락해 3개월 만의 최저치를,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2.679%로 1주 최저치를 각각 기록했다. 같은 날 발표된 유로존 7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0%로 예상치 1.9%를 상회했다.
7. 생소 용어 해설
ISM 제조업 지수는 미국 공급관리협회가 매달 발표하는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50을 기준으로 50 이상이면 확장, 50 이하면 수축을 의미한다.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율은 명목 국채금리에서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를 차감해 계산하는 시장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다.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로, 통화정책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기구다.
8. 향후 일정 및 관전 포인트
이번 주는 전체 S&P500 기업의 38%가 실적을 발표하는 최대 분기 실적 주간이다. 현재까지 55%가 실적을 공개했으며, 그중 82%가 순이익 전망치를 상회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2분기 전체 이익 증가율을 4.5%로 추정해, 시즌 시작 전 예상치(2.8%)를 웃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연방기금선물은 10월 28~29일 회의에서도 0.25%포인트 추가 인하 확률을 73%로 반영하고 있다. 투자가들은 관세 시행 여부와 지표 흐름, 연준 고위 인사 발언을 주시하며 방향성을 가늠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