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 가격이 7일(현지시간) 뉴욕 ICE에서 동시 상승세로 마감했다. 9월물 아라비카(KCU25)는 전일 대비 +1.50%(+4.40센트) 오른 파운드당 2.9860달러에, 9월물 로부스타(RMU25)는 +0.71%(+24달러) 상승한 톤당 3,414달러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2025년 8월 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시장은 공급 축소 징후와 브라질 통화 가치 변화에 주목하면서 가격을 끌어올렸다. 특히 브라질 무역부가 전날 밤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브라질 7월 비가공 커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4% 감소한 16만1,000톤에 그쳤다.
재고 흐름도 수급 불안 심리를 부추겼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커피 재고는 14.5개월 만의 최저치인 74만3,240포대(60㎏ 기준)로 줄어든 반면, ICE 로부스타 재고는 지난달 29일 1년래 최고치 7,029계약까지 늘어나 품종별 온도차를 드러냈다.
같은 날 브라질 레알/달러 환율이 4주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라 달러 대비 레알 가치가 강세를 보였다. 통상 레알 강세는 브라질 생산자들의 달러화 수출 인센티브를 약화해 국제 시장으로 나오는 물량을 제한하는 경향이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라질산 수입품에 부과하기로 한 50% 관세에서 커피를 제외할지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만일 관세가 그대로 적용되면 브라질의 대미 수출이 위축돼 현지 재고 증가와 가격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뭄도 가격 지지 재료다. 민간 기상업체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에 따르면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제라이스주는 7월 27일부터 8월 2일까지 강수량이 2.7㎜에 그쳐 평년 대비 31% 수준에 머물렀다.
ICE 유럽에 따르면 7월 29일 기준 펀드들은 로부스타 선물 순쇼트(매도 초과) 포지션을 1,226계약 늘려 총 5,854계약을 기록, 2년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과도한 공매도는 단기적으로 쇼트커버링(환매수)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공급 측면의 상반된 지표
국제커피기구(ICO)는 6일 6월 전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7.3% 증가한 1,169만 포대라고 발표했다. 다만 2024/25 회계연도(10월~6월) 누적 수출은 1.04억 포대로 0.2% 감소해 공급 증가세가 완만하다는 시각도 병존한다.
브라질 현지 수확 상황은 가격을 제한하는 요소다. 브라질 최대 커피 조합 코옥스페(Cooxupe)는 8월 1일 기준 회원사 수확이 74% 진행됐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사프라스&메르카두 역시 7월 30일 기준 브라질 전체 2025/26년 수확률이 90%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로부스타는 98%, 아라비카는 85%로 집계됐다.
지난 3개월간 가격은 공급 과잉 전망에 큰 폭으로 후퇴했다. 7월 중 아라비카는 8개월 최저치를, 로부스타는 근월물 기준 1년 3개월 최저치를 각각 기록했다. 미 농무부(USDA) 해외농산국(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브라질 2025/26년 생산을 6,500만 포대(+0.5% 전년 대비), 베트남 생산을 4년 만의 최고치 3,100만 포대(+6.9%)로 전망했다.
브라질 커피수출업협회 세카페(CECAFE)는 7월 16일 브라질 6월 그린커피 수출이 31% 감소한 230만 포대였다고 발표했다. 세부적으로 아라비카가 27% 줄어 180만 포대, 로부스타가 42% 감소해 47만6,334포대를 기록했다.
베트남은 가뭄 여파로 2023/24년 생산량이 147만2,000톤(-20%)으로 4년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베트남 통계총국은 2024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17.1% 감소한 135만 톤이라고 밝혔다. 다만 올해 1~7월 수출은 6.9% 증가해 105만 톤을 기록, 회복 조짐도 관측된다.
USDA가 같은 보고서에서 제시한 2025/26년 세계 생산량은 사상 최대 1억7,868만 포대(+2.5%)다. 세부 품종별로 아라비카가 1.7% 줄어 9,702만2,000포대, 로부스타가 7.9% 늘어 8,165만8,000포대로 예상됐다. 기말 재고는 2,281만9,000포대로 4.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원두 트레이더 볼카페(Volcafe)는 2025/26년 아라비카 공급 부족이 850만 포대에 달할 것이라며 5년 연속 적자 흐름을 전망했다.1
용어 해설
아라비카(Arabica)는 주로 고지대에서 재배되며 산미와 향이 뛰어나 스페셜티 커피에 사용된다. 로부스타(Robusta)는 저지대에서 생산되고 카페인 함량이 높으며 쓴맛이 강해 인스턴트 커피나 블렌딩에 주로 쓰인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뉴욕·런던 등에서 커피·설탕 등 농산물 선물을 거래하는 대표적인 선물거래소다.
전문가 시각
펀더멘털 측면에서 브라질·베트남 생산 증가 전망과 날씨·통화 요인에 따른 단기 변동성이 맞서는 구도다. 단기적으로는 펀드의 과도한 쇼트 포지션과 브라질 레알 강세가 숏커버링 랠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USDA 보고서에 드러난 재고 증가 압력이 상단을 제한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실수요 업체는 가격 급등 시 분할 매수 전략을, 투자자는 주요 지지·저항선(아라비카 2.80달러, 로부스타 3,300달러)을 관찰하며 선물·옵션 헤지 비중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공급 쇼크가 아닌 이상 커피 시장은 기상·환율·정책 리스크에 의해 단기 급등락이 반복될 전망이다. 투자자는 각국 수출 통계와 미국 관세 정책 발표 일정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