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선물가격이 주요 산지 공급 차질 우려로 다시 한 번 큰 폭으로 반등했다. 5일(현지시간) ICE 뉴욕 9월물 코코아(CCU25)는 전일 대비 261달러(+3.22%) 오른 파운드당 8,374달러에 마감됐고, ICE 런던 9월물(CAU25) 역시 169파운드(+3.14%) 상승하며 톤당 5,547파운드를 기록했다.
2025년 8월 6일, 미국 금융정보업체 바차트(Barchart)와 나스닥닷컴의 종합 보도에 따르면, 코트디부아르(아이보리코스트) 수출 속도 둔화와 서아프리카의 건조한 기상 여건이 촉매제로 작용하면서 투자자들의 공급 부족 우려가 재점화됐다.
▲ ICE 뉴욕 코코아 선물 가격 추이 (자료: Barchart)
수출 증가율, 35% → 6%로 급락
아이보리코스트 정부가 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8월 3일까지 현지 농가가 항구로 선적한 코코아 원두 물량은 176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에 그쳤다. 이는 지난 12월 기록한 +35% 증가율에 비해 가파르게 둔화된 수치다.
시장 참가자들은 “증가율 둔화는 실제 공급 부족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며 경계를 높이고 있다.
서아프리카 기상 악화…”주요 작황 위협”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는 아이보리코스트와 가나의 올해 강수량이 30년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고 밝혔다. 고온 현상까지 겹치면서 10월 시작되는 주요 수확기(main crop) 코코아 꼬투리 발육이 저해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 ICE 런던 코코아 선물 가격 추이 (자료: Barchart)
품질 문제까지 겹친 아이보리코스트 미드크롭
4월부터 9월까지 수확되는 미드크롭(mid-crop)¹은 통상 전체 생산의 25% 내외를 차지한다. 그러나 올해는 평균 5~6%의 불량두율이 보고돼, 주로 1% 수준이던 지난 메인크롭 대비 품질이 급격히 악화됐다. 라보뱅크는 “장마가 늦어지며 꼬투리 성장 자체가 제한된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업계는 미드크롭 생산량을 작년(44만t) 대비 9% 감소한 40만t 수준으로 전망한다.
¹ 미드크롭(Mid-crop) 설명
코코아는 연 2회 수확되는데, 4~9월 수확하는 미드크롭은 주로 가공·혼합용으로 쓰이며 가격과 품질 변동성이 크다. 반면 10월~다음해 3월 수확하는 메인크롭은 생산량 비중이 70~75%로, 글로벌 공급을 좌우한다.
나이지리아 생산 전망도 ‘-11%’
세계 5위 생산국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연도 생산량이 30만5천t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2024/25연도 추정치 34만4천t에서 추가 하향된 수치다.
트럼프 관세 예외 가능성…단기 조정 후 재반등
앞서 4일 뉴욕·런던 선물가격은 2주·1주 저점을 각각 기록했다. 시장 일각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내 미생산 품목에 대해 관세를 면제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면서 일시적으로 공급 긴장도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기 생산 차질 뉴스가 재차 부각되며 매수세가 우위를 회복했다.
수요 부진은 ‘악재’로 상존
스위스 초콜릿 업체 린트&슈프룽글리는 지난달 상반기 매출 부진을 이유로 연간 마진 가이던스를 하향했다. 벨기에 바리칼리바우트 또한 10년 만에 최대 분기 물량 감소(-9.5%)를 기록하며 연간 판매량 전망을 두 차례나 낮췄다.
실제 분쇄(그라인딩)² 지표도 유럽 -7.2%, 아시아 -16.3%, 북미 -2.8%(전년 동기비)로 위축됐다. 이는 초콜릿·제과 수요 냉각을 의미하며, 가격 상승 압력을 일정 부분 상쇄한다.
² 그라인딩(Grinding) 설명
원두를 분쇄·가공하는 단계로, 최종 재고·소비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수요 지표’다.
재고·생산 전망 혼재…시장 변동성 확대
ICE 모니터링 기준 미국 항만 재고는 7월 22일 236만8,141포대로 10.75개월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한편 가나는 2025/26 시즌 생산량을 65만t으로 8.3%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공급 완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5월 30일 2023/24연도 글로벌 공급 부족을 49만4천t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재고 대비 소비(분쇄) 비율은 46년 만에 최저인 27%로 추락했다고 밝혔다. 다만 2024/25연도에는 14만2천t 흑자 전환을 예상하며 생산도 7.8% 증가한 484만t으로 전망했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변수
시카고 소재 원자재 리서치사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서아프리카 작황 모니터링과 미국 대선 관세 정책의 방향성이 가격 등락폭을 결정지을 것”이라며 “특히 9월 선물물 기준 8,000달러 지지 여부가 중장기 추세의 분수령”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들은 “수요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생산국들의 구조적 공급 차질 이슈가 상존해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입을 모았다.
※ 본 기사는 바차트의 원문 ‘Cocoa Prices Jump on Supply Fears’(2025년 8월 6일자)를 전문 번역·편집한 것이다. 기사에 언급된 가격·지표·전망은 작성 시점을 기준으로 하며, 투자 판단의 근거로 활용되기에는 부적절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