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우려 완화에 커피 가격 급락…아라비카 3주 만에 최저치 기록

커피 선물 가격이 8월 1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하락했다. 9월물 ICE 아라비카 커피(KCU25)는 전일 대비 -11.60센트(-3.92%) 밀리며 3주 만에 최저치로 마감했고, 9월물 ICE 로부스타 커피(RMU25)도 -71달러(-2.09%) 하락했다.

2025년 8월 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정책 변경 기대가 공급 불안 심리를 진정시키면서 아라비카 가격이 특히 압박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산 커피를 관세 대상에서 면제할 가능성을 거론하자 공급 차질 우려가 급속히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Cecafe와 미국 전국커피협회(NCA)는 미 무역대표부(USTR)와 면세 여부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윌버 로스 전 상무장관의 후임으로 약식 임명된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도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품목은 관세 면제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해 시장에 추가 하락 압력을 가했다.

브라질 수확 진척 상황이 추가 하락 요인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의 본격적인 수확이 가격을 짓눌렀다. 현지 최대 커피 조합 Cooxupé는 7월 25일 기준 조합원들의 수확률이 67%에 달한다고 밝혔다. 민간 조사업체 Safras & Mercado도 7월 23일 기준 브라질 전체 2025/26 커피 수확률을 84%로 추정했는데, 이는 작년 동기 81%와 5년 평균 77%를 웃도는 수치다. 세부적으로는 로부스타 96%, 아라비카 76%가 수확됐다.

최근 3개월간 커피 가격은 풍부한 공급 전망에 꾸준히 후퇴해 왔다. 이달 초 아라비카는 8개월 최저, 로부스타는 1년 3개월 만의 최근월물 최저를 각각 기록했다. 미 농무부(USDA) 산하 해외농업서비스국(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 브라질 생산량이 6,500만 자루(전년 대비 +0.5%), 베트남 생산량이 3,100만 자루(+6.9%)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참고} _{자루(bag)는 60kg 상당의 원두 포대를 의미한다.}

기상 요인·재고 흐름이 엇갈린 영향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제라이스 주에는 7월 26일 주간 3.5㎜의 강우가 관측돼 평년 대비 200%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했다는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 분석이 나왔다. 습기가 공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 가격에는 부정적(약세) 요인이 됐다.

반면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 베트남에서는 주간 강우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작황 우려가 재점화됐다. 이에 따라 로부스타 가격은 아라비카 대비 낙폭이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펀드 순포지션도 변수다. ICE 유럽 보고서에 따르면, 7월 29일 기준 로부스타 선물 순숏 포지션이 5,854건으로 2년 만의 최대 수준이다. 과도한 공매도 누적은 향후 쇼트 커버링(손실 회피 매수) 시 급등을 촉발할 잠재 변수가 된다.

재고 흐름도 혼재돼 있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재고는 7월 말 761,453자루로 5개월 반 만에 최저치를 찍어 가격 방어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로부스타 재고는 7,029롯트로 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해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

수출·생산 변동

브라질 Cecafe는 6월 브라질 그린커피(생두) 수출이 전년 대비 31% 감소한 230만 자루라고 7월 16일 발표했다. 아라비카 수출은 27%, 로부스타 수출은 42% 각각 감소했다.

베트남의 2023/24 농작년도 생산량은 가뭄 여파로 147만2,000톤(전년 대비 -20%)으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베트남 통계청은 2024년 커피 수출량이 135만톤(-17.1%)으로 줄었다고 발표했으나, 2025년 1~6월 수출은 94만3,000톤(+4.1%)으로 반등 조짐을 보였다.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Vicofa)는 2024/25 생산 추정치를 2,650만 자루로 3월 12일 하향 조정했다. 이는 작년 12월 전망치(2,800만 자루)보다 낮다.

공급·수요 장기 전망

USDA FAS 6월 25일 반기 보고서는 세계 2025/26 커피 생산이 1억7,868만 자루(+2.5%)로 사상 최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품종별로는 아라비카가 -1.7% 감소(9,702만2,000자루), 로부스타가 +7.9% 증가(8,165만8,000자루)로 차별화될 전망이다. 같은 보고서는 기말 재고가 2,281만9,000자루(+4.9%)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해 가격에는 전반적으로 약세 신호를 보냈다.

반면 스위스 계열 트레이더 볼카페(Volcafe)는 2025/26 시즌 글로벌 아라비카 공급 부족을 -850만 자루로 추산했다. 이는 2024/25 시즌 -550만 자루보다 적자 폭이 확대된 수치이며, 5년 연속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용어·배경 설명

아라비카(Arabica)와 로부스타(Robusta)는 가장 대표적인 커피 품종이다. 아라비카는 향미가 풍부해 고급 커피에 주로 쓰이며, 주로 브라질·콜롬비아·에티오피아 등 고지대에서 재배된다. 반면 로부스타는 카페인이 높고 쓴맛이 강해 인스턴트커피나 에스프레소 블렌드에 활용되며,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저지대 열대 지역에서 많이 생산된다. 각 품종별 생산량·재고 변동은 선물시장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또한 순숏(Net Short) 포지션은 기관·헤지펀드가 매도 우위를 뜻하는데, 단기간 가격 반등 시 쇼트 커버링(손실 회피용 매수)이 대량으로 발생할 수 있어 변동성을 키우는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