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경색 우려에 커피 선물가격 7주 만에 급등

[시카고 선물시장] 커피 선물가격이 현지시간 11월 6일(수) 급등 마감했다. 12월물 아라비카 커피(KCZ24)는 전 거래일 대비 8.10센트(+3.07%) 오른 파운드당 272.35센트에 장을 마쳤고, 2025년 1월물 ICE 로부스타 커피(RMF25)는 95달러(+2.09%) 상승한 톤당 4,643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2025년 8월 12일, 나스닥닷컴이 인용한 바차트(Barchart) 보고에 따르면, 이번 상승세로 아라비카는 7주래 최고치, 로부스타는 3주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브라질 농가가 향후 더 높은 가격을 기대하며 생두를 시장에 내놓지 않고 있어 현물 공급이 급격히 경색된 점이 가장 큰 배경으로 지목된다.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 주에 대한 고온·건조 기상 전망도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민간 기상업체 클리마템포(Climatempo)는 “이번 주 중반 간헐적 소낙후(驟雨) 이후, 향후 열흘간 다시 뜨겁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주는 전 세계 아라비카 생산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산지로, 개화기 수분 스트레스가 장기적으로 2025/26년도 작황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브라질 커피농장 전경

베트남산 로부스타 공급 불안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에서도 공급 이슈가 불거졌다. 베트남 세관총국은 10월 커피 수출이 전월 대비 11.6% 감소한 45,412톤에 그쳤으며, 1∼10월 누적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11.1% 줄어든 115만톤(1.15 MMT)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집중호우로 인해 일부 저지대 농장이 침수될 가능성이 제기돼, 수확 지연 우려가 퍼지고 있다.

“베트남은 이제 수확이 막 시작된 시점이어서 비 피해가 확대될 경우 세계 로부스타 현물가격이 한층 더 급등할 수 있다.” – 현지 트레이더 발언

로부스타 계열 공급부족은 이미 농무부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베트남 농업농촌개발부(MARD)는 지난 3월 26일, 2023/24 시즌 생산량이 가뭄 여파로 전년 대비 20% 급감한 1.472 MMT로, 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도 5월 31일 보고서에서 2024/25 시즌 베트남 로부스타 생산량을 2,790만 자루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재고 동향과 국제기구 전망

한편 ICE(Intercontinental Exchange) 공인 재고는 방향성이 엇갈리고 있다. 아라비카 재고는 2023년 11월 기록한 24년 만의 저점(224,066자루)에서 최근 864,000자루 선까지 회복됐으나, 로부스타 재고는 7월 1년 9개월 만의 고점(6,521로트)에서 6일 기준 3,854로트로 6개월 반 만의 저점 근처까지 감소했다.

공급 경색 흐름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관은 장기 공급 과잉 가능성을 경고한다. 국제커피기구(ICO)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2023/24 글로벌 생산이 전년 대비 5.8% 증가한 1억7,800만 자루, 소비는 2.2% 증가한 1억7,700만 자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약 100만 자루의 잉여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USDA는 6월 20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4/25 세계 생산을 4.2% 늘어난 1억7,623만 자루로 추계했다. 아라비카는 4.4% 증가한 9,985만 자루, 로부스타는 3.9% 늘어난 7,638만 자루로 내다보는 한편, 기말 재고는 7.7% 증가한 2,578만 자루로 전망했다.

브라질 수출·생산 전망

브라질의 상황은 복합적이다. 국영 농업통계기관 코나브(Conab)는 9월 19일 2024년 브라질 커피 생산 전망치를 5,480만 자루로 기존보다 400만 자루 하향했다. 반면 브라질 커피수출업협회 세카페(Cecafe)는 10월 녹색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11% 늘어난 457만 자루로 발표하는 등 단기 공급 확대 신호를 내놓았다. 2023/24 연간 수출도 33% 급증해 사상 최고치(4,730만 자루)를 갈아치웠다.

시장에서는 단기로는 세카페 통계에 따른 물량 증가가 매도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중장기로는 미나스제라이스 가뭄이 2025/26 수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용어 해설

한국 투자자에게 생소할 수 있는 ‘로부스타’는 고온·저지대에서 재배되는 커피 품종으로, 카페인 함량이 아라비카보다 평균 2배 가량 높다. 주로 인스턴트 커피나 블렌딩 원료로 사용되며, 가격은 아라비카 대비 통상 30~40% 저렴하다. KCZ24·RMF25와 같은 코드는 각각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특정 만기(연·월)에 해당하는 티커를 의미한다.

전망 및 시사점

전문가들은 “재고 지표가 엇갈리고 장기적 공급 증대 전망이 존재함에도, 브라질·베트남 기상 변수와 재배농가의 보유 전략이 단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한다. 특히 연말 성수기와 맞물려 로부스타 선물가격이 톤당 4,800달러 선을 재차 테스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USDA·ICO의 공식 전망대로 생산이 순조롭게 확장될 경우, 2025년 상반기에는 가격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가격과 통계는 각 기관이 발표한 최신 데이터(현지시간 2025년 8월 12일 기준)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