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 가격이 7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올랐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기준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전일 대비 4.40센트(+1.50%) 오른 파운드당 2.975달러에 장을 마쳤고, 런던 ICE의 9월물 로부스타 커피(RMU25)도 24달러(+0.71%) 오른 톤당 3,393달러를 기록했다.
2025년 8월 8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 커피 시장은 공급 축소와 환율 변동이라는 복합적 변수에 직면해 있다. 특히 브라질 헤알화가 한 달 만에 고점으로 반등하면서 수출 유인이 약화된 점이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브라질 상무부는 7일 늦은 시각 7월 원두(비가공) 커피 수출 물량이 전년 동월 대비 20.4% 감소한 16만1,000톤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공급 감소 신호가 나오자 투기적 매수세가 유입돼 시세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재고 지표도 가격을 지지했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재고는 7일 14.5개월 만의 최저치인 74만3,240포대로 줄어든 반면, 로부스타 재고는 지난주 월요일 (7월 28일) 1년 만의 최대치인 7,029계약으로 늘어 품목별로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헤알화 강세는 브라질 생산자들이 달러 수취액이 줄어드는 것을 우려해 선적을 미루도록 만든다”고 상파울루 소재 대형 거래업체 딜러는 전했다.
다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브라질산 커피에 대한 50% 관세 방침이 여전히 유예되지 않아, 향후 미국행 물량 축소 가능성도 거론된다. 관세가 실제로 부과되면 브라질 내 재고 누적과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기상 요인도 변수다. 민간 기상업체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에 따르면,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제라이스주는 7월 27일~8월 2일 강우량이 평년의 31% 수준(2.7㎜)에 그쳤다. 건조한 날씨는 다음 작황에 부담이 되지만, 단기적으로는 수확·건조 공정을 촉진해 가격 등락에 복합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펀드 포지션도 눈여겨볼 만하다. ICE 유럽이 1일(주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로부스타 커피 선물에서 펀드 순매도 잔고가 5,854계약으로 2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과도한 숏(매도) 포지션은 가격 급반등 시 공황적 환매(쇼트커버링)로 이어질 수 있어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반면 국제커피기구(ICO)는 6일 발표한 월간 통계에서 6월 세계 커피 수출이 1,169만 포대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2024/25 회계연도(10월~6월) 누계 기준으론 1억414만 포대로 전년보다 0.2% 감소해 증감률이 엇갈렸다.
브라질 수확 현황도 가격 부담 요인이다. 최대 산지 협동조합 쿠스페(Cooxupé)는 1일을 기준으로 회원 농가의 24/25 마케팅연도 수확률이 74%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시장조사 업체 사프라스&메르카두도 7월 30일 전체 브라질 생산량의 90%가 수확됐다고 전했다. 이 중 로부스타는 98%, 아라비카는 85%가 완료돼 공급 물량 확대가 예상된다.
지난 3개월간 커피 가격은 대체로 약세였다. 지난달 아라비카 가격은 8개월 만의 저점, 로부스타는 1년 3개월 만의 저점을 각각 기록했다. 미 농무부(USDA) 해외농업서비스국(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 글로벌 생산량을 1억7,868만8,000포대(+2.5% YoY)로 전망하며 약세론에 힘을 실었다. 아라비카는 1.7% 감소했으나 로부스타는 7.9% 늘어 상쇄 효과가 예상된다.
다만 커피 전문 트레이더 볼카페(Volcafe)는 2025/26 아라비카 공급 부족 규모가 850만 포대로 전년(550만 포대) 대비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5년 연속 부족이란 점에서 투자자들의 추가 매수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베트남 상황도 변수다. 2023/24 작황은 가뭄으로 20% 급감(147만2,000톤)하며 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베트남 통계청은 1일, 2025년 1~7월 수출이 6.9% 증가한 105만톤이라고 발표했으나, 업계 단체(Vicofa)는 내년 생산 전망치를 2,800만 포대에서 2,650만 포대로 하향 조정한 상태다.
● 아라비카 vs 로부스타, 무엇이 다른가?
아라비카는 고지대에서 재배돼 향미가 섬세하고 카페인 함량이 낮다. 전 세계 프리미엄 원두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로부스타는 저지대에서 재배되며 생산성이 높고 카페인이 두 배 이상이다. 주로 인스턴트 커피나 블렌딩에 사용돼 변동성이 크다.
전문가 시각
브라질 헤알화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경우 수출 여력이 위축돼 단기적으로는 가격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50% 관세 변수와 북반구 소비 비수기 진입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향후 몇 달간 가격은 ‘공급 리스크 프리미엄’과 ‘수요 둔화’ 사이에서 널뛰기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헤알·달러 환율, 브라질 기상 패턴, 펀드 포지션 변화를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