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삭스(Goldman Sachs)의 경고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미국 주택시장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투자은행은 주거용 투자(residential investment)가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며, 이 감소폭이 전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크게 저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5년 8월 4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골드만 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얀 하치우스(Jan Hatzius)는 고객 대상 일요 보고서에서 “주거용 투자는 향후 몇 달간 성장률을 갉아먹는 가장 큰 ‘역풍’(drag)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치우스는 특히 다세대 주택(multifamily) 건설이 12월까지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단독주택 신축 건설 착공 역시 위축될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두 가지 주요 ‘과잉 부담(overhang)’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첫째, 이민 둔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불법 국경‧이민 단속을 강화하면서 가계 형성(新가구 증가)을 제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둘째는 주택 구매자들의 ‘모기지 바이다운(mortgage buydown)’ 확대다. 이는
매수자가 모기지 포인트(mortgage points)를 선지급해 금리를 낮추는 방식
으로, 주택 구매 여력이 그만큼 취약해졌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모기지 바이다운’ 용어 설명: 모기지 포인트는 통상 대출액의 1%를 뜻한다. 구매자가 포인트를 사전에 지불하면 대출 금리가 일정폭(대개 0.25%p) 낮아지는데, 이를 한두 번 이상 진행해 초기 이자를 크게 줄이는 전략이 바이다운이다. 최근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해당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은 소비자들이 고금리에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시사한다.
보고서는 노동시장 둔화까지 겹칠 경우 주택시장이 받는 충격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8월 1일(금) 발표된 7월 비농업부문 고용(nonfarm payrolls) 보고서는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으며, 5·6월 수치는 대폭 하향 조정돼 고용 모멘텀 약화를 뒷받침했다.
“노동시장 식어가고, 이민이 줄고,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주거용 투자는 향후 몇 분기 동안 경제 성장률을 최대 0.5%p까지 끌어내릴 위험이 있다.” — 얀 하치우스, 골드만 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골드만은 주택 투자의 부진이 경제 전반으로 번지면 가계 소비·건설 관련 고용·주택 자산 효과 등에 연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한다. 다만 보고서는 아직까지 광범위한 경기 침체(recession)를 가정하지는 않았다며, 연준(Fed)의 통화정책과 국채 시장 금리 동향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 시각·시사점
첫째, 건설 업종 투자전략 관점에서 다세대주택 중심 기업보다 리모델링·주택보수 업종이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높을 수 있다. 둘째, 지역별 편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민 둔화는 국경주(州)·대도시 인근에 더 큰 영향을 미치지만, 선벨트(Sunbelt) 일부 지역은 여전히 인구 유입 흐름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통화정책 측면에서 주택 투자 위축은 연준에게 인플레이션 억제와 성장 둔화 사이의 균형점 찾기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필자는 내년 1분기 중 기준금리 동결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한다.
넷째, 향후 정부 정책 변수도 관전 포인트다. 트럼프 행정부가 합법 이민쿼터까지 축소할 경우 주택 수요 약화가 장기화될 수 있지만, 반대로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 일정에 따라 일부 완화 가능성도 남아 있다. 마지막으로, 모기지 시장의 상품 다변화가 속도를 낸다면 단기적으로는 수요를 부양하겠지만, 금리 상승 국면이 지속될 경우 (*가계 부채 부담)이 뒤늦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결론적으로, 골드만 삭스는 주택시장이 2025년 하반기 미국 경제의 ‘가장 약한 고리’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투자자·정책당국·가계 모두가 이 같은 시그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