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삭스(Goldman Sachs)가 미국 초콜릿 제조업체 허쉬 컴퍼니(The Hershey Company)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매도(Sell)’에서 ‘매수(Buy)’로 두 단계 상향했다다.
2025년 9월 1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로커리지(증권사 리서치 부문)인 골드만 삭스는 허쉬의 목표주가를 170달러에서 222달러로 30% 넘게 올려잡으며, 2024년 내내 이어진 주가 부진과 가이던스 하향 조정 국면이 2025년을 기점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허쉬 주가는 최근 1년간 7% 하락했으나, 같은 기간 S&P 500 지수는 22% 상승해 뚜렷한 상대적 약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골드만 삭스는
“시장 점유율이 회복 국면에 진입했고, 가격 인상 환경도 우호적으로 개선되고 있어 고코코아 원가·관세 부담을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다”
고 평가했다.
1. 시장 점유율 회복과 신제품 효과
허쉬는 시즈널 캔디·민트·스위트 부문 등 핵심 캔디 카테고리에서 매대(선반) 점유율(shell space)을 확보하며 점유율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편의점(Convenience Store) 채널에서의 진열 확대, 공격적인 판촉 및 신제품 출시가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2025년 상반기에 선보인 ‘리세스 오레오 컵(Reese’s Oreo Cup)’과 ‘졸리 랜처(Jolly Rancher)’ 신라인업의 전국 유통 확대가 주효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편의점은 충동구매 비중이 높아, 트래픽(방문자 수) 증가가 고스란히 매출로 연결된다”고 전했다.
2. 가격 결정력(Pricing Power)과 소비자 내성
골드만 삭스는 허쉬의 캔디·초콜릿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친 가격 인상이 2026년까지 순풍(追風)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치품은 아니지만 작은 기쁨을 주는 제품(affordable luxury)’이라는 캔디 특성상,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소비가 크게 줄지 않는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실제로 2023~2024년 두 차례에 걸친 평균 10% 안팎의 가격 인상에도 수요 탄력성(가격 변동에 따른 수요 변화율)은 예상보다 낮았다. 이에 따라 향후 추가 인상 여지가 존재하며, 이는 고코코아 가격의 부담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는 ‘방어막’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3. 코코아 가격과 공급 사이클
2024~2025년 글로벌 코코아 선물가는 기후불안·병충해로 급등해 허쉬 실적에 부담이 됐으나, 골드만 삭스는 “영업이익 추정치(EPS)가 최근 2년간 절반 가까이 하향 조정되며 이미 대부분의 악재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코트디부아르·가나 등 서아프리카 주요 산지의 강수량 정상화가 확인되면서 공급망 충격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또한 1)코코아 가격은 통상 12~18개월 선행해 생산량 회복 기대가 선반영됨을 고려할 때, 추가 급등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는 게 리서치팀의 분석이다.
※ 코코아 선물: 국제커머디티(Commodity) 시장에서 거래되는 원자재 파생상품. 초콜릿 제조 원가의 20~30%를 차지해 식품기업 실적과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4. 스낵 포트폴리오 다각화
허쉬는 스키니팝(SkinnyPop) 팝콘과 닷츠 프레첼(Dot’s Pretzels) 등 짠맛(살티) 스낵 브랜드를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해당 부문이 확대되면, 초콜릿·캔디와 달리 소금·옥수수 등 원재료 가격 변동성에 더 노출돼 원가 리스크 분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스낵은 대형마트·클럽스토어에서 묶음 구매가 많아 PB(Private Brand)·저가 제품과의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견고한 브랜드 충성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5. 재무 구조·자사주 매입 재개 가능성
골드만 삭스는 허쉬가 견실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2026년부터 중단된 자사주 매입(Share Buyback)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주당 순이익(EPS)을 확대해주며 주주환원 정책 강화로 평가받는다.
일반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가 부양 효과를 낸다. 특히 성장이 둔화되는 성숙 산업 기업에게는 중요한 주주친화적 전략으로 통한다.
추가 해설: 낯선 용어 이해
브로커리지(Brokerage)는 증권사 또는 투자은행이 수행하는 중개·리서치·세일즈&트레이딩 부문을 아우르는 말이다. 국내에서는 ‘증권 중개’, ‘리서치 센터’ 등으로 번역된다.
Affordable Luxury(어포더블 럭셔리)란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작은 사치를 누릴 수 있는 상품군을 의미한다. 초콜릿·캔디·스킨케어 등이 대표적 예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더라도 매출 탄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편의점(Convenience Store)은 통상 주거지역 인근에 위치해 소량·즉시 소비를 지향하는 유통 채널이다. 미국에서는 ‘C-Store’로 줄여 부르며, 허쉬·마스·몬델레즈 등 글로벌 제과업체의 주요 판매처로 꼽힌다.
전망 및 시사점
종합하면, 허쉬는 가격 결정력과 브랜드 충성도를 활용해 원가 압력을 관리하면서, 스낵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자사주 매입이 가능한 재무 여력을 바탕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구조적 강점이 반영되면, 향후 12~18개월간 주가가 시장 수익률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골드만 삭스의 결론이다.
다만 코코아·설탕·물류 비용 등 투입비용 변동과 환율 위험, 그리고 경쟁사 신규 제품 출시 속도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투자자는 관련 지표를 주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