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S&P 500 기업 해외 매출 비중 28%…‘IT·반도체’ 노출 가장 높아

골드만삭스(Goldman Sachs)가 미국 대표 지수인 S&P 500 기업들의 해외 매출 의존도를 새롭게 분석한 결과, 2024년 전체 매출의 28%가 해외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3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대다수 대형주의 매출 구조가 여전히 미국 내 소비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5년 7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기업 10-K1 공시 자료와 자체 추정치를 종합해 이번 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자료는 지역별·업종별 매출 구성과 이를 활용한 투자 전략을 상세히 담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이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했으며, 이 중 2%가 중화권(중국 본토 및 홍콩·마카오 포함), 1%가 일본에서 발생했다. 유럽은 5%를 기여했고, 캐나다와 멕시코를 합친 북미 이외 인접 시장이 2%에 그쳤다. 미국 내 매출 비중은 72%로 여전히 압도적이다.

업종별로는 정보기술(IT) 섹터의 글로벌 노출도가 56%로 가장 높았다. 특히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산업은 무려 67%의 매출을 해외에서 올려 눈길을 끈다. 소재(Materials)와 에너지(Energy) 업종도 각각 49%, 37%로 상당한 해외 비중을 기록했다.

반면, 유틸리티(Utilities) 업종은 매출의 98%가 미국 내에서 발생해 가장 내수 중심적이었다. 이러한 극명한 차이는 업종별로 미국 달러 가치 변동 및 글로벌 경기 상황에 대한 민감도가 크게 다르다는 점을 시사한다.


방법론·주요 한계

이번 보고서는 각 기업의 최근 10-K 공시에 기재된 ‘지리적 매출 구분’ 항목을 기초로 작성됐으며, 공시가 불완전한 경우 골드만삭스가 최근 투자자 프레젠테이션과 컨퍼런스콜 등을 바탕으로 추정치를 보완했다. 은행 측은

“기업마다 지역 구분 기준이 달라 정밀도가 회사별로 상이하다”

고 밝혀 데이터 해석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S&P 500 편입 기업의 약 4분의 1은 ‘해외 매출이 전혀 없다’고 공시했다. 단순 평균 계산에서 이들 기업을 제외하면 실제 해외 노출도가 과대평가될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골드만삭스가 구성한 ‘국제 매출 고노출 바스켓’은 올 들어 11% 수익률을 기록해 4% 상승에 그친 ‘국내 매출 바스켓’을 크게 앞섰다. 은행은 그 배경으로 무역가중달러지수(Trade-Weighted Dollar) 약세를 지목했다. 올해 들어 달러지수가 7% 하락하며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수익·주가에 순풍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해외·국내 바스켓이란?

바스켓(basket)은 특정 테마·전략에 맞춰 묶어 놓은 주식 묶음을 뜻한다. 골드만삭스는 매 분기 ‘국제 매출’과 ‘국내 매출’ 두 가지 바스켓을 섹터 중립(sector-neutral) 방식으로 재편한다. 즉, 동일 업종 내에서 해외 노출도 상·하위 종목을 각각 선정해 업종 영향을 최소화하고 순수 매출 지리적 차이에 따른 성과를 비교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국제 바스켓의 해외 매출 중간값은 70%, 국내 바스켓은 0%다.

이처럼 바스켓 접근법은 롱·쇼트 전략을 통해 환율 변동성에 노출되거나 이를 헤지(위험 회피)하려는 투자자에게 활용도가 높다.


해외 매출 28%, 해외 이익은 13%

골드만삭스는 미국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 자료를 인용해 2024년 전체 미국 기업 이익 중 13%가 해외 시장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매출 28% 대 이익 13%’라는 수치는

“대형주의 경우 매출 지리적 배분이 곧 이익 기여도를 가늠할 합리적인 프록시(proxy)라는 점”

을 시사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BEA 통계는 상장·비상장 기업 전체를 포괄하고, 골드만삭스 분석은 대형 상장사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미세한 차이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시가총액이 작은 기업으로 구성된 러셀 2000 지수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로 S&P 500의 28%보다 낮다.

용어 풀이

  • 무역가중달러지수: 미국 주요 교역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무역 비중으로 가중한 지수. 달러가 약세면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미국 기업의 환산 매출·이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 섹터 중립: 업종별 비중을 동일하게 맞춰 업종 자체의 경기 민감도를 제거하고 특정 요인의 순수 효과를 측정하는 투자 기법이다.
  • 10-K 보고서: 미국 상장사가 매년 제출하는 사업보고서로, 경영 실적·위험 요인·재무제표가 포함된다.

시장 시사점

이번 분석은 달러 약세, 미·중 관계, 유럽 경기 둔화 등 매크로 변수에 따라 해외 노출도 격차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반도체·IT 장비 업체처럼 글로벌 공급망에 깊숙이 연결된 업종은 지역별 수요 사이클·정책 리스크에 직접 노출되므로 투자자들의 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한편, 내수 중심 유틸리티·통신 등은 달러 변동과 무역분쟁에 덜 민감하지만, 금리·규제 환경 변화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별 매출 노출도를 점검하고 환율·정책 변수와 결합해 밸류에이션을 구체적으로 비교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 1 : 말미의 sup 표시는 각주로, 10-K 공시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되는 연차보고서임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