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하는 베이비붐 세대, 시니어 리빙 수요 폭발…공급은 따라가지 못해

시니어 리빙(senior living) 시장이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 고령화와 함께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그러나 공급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수요‧공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5년 8월 19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향후 5년 동안 4백만 명 이상의 미국 베이비붐 세대가 80세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액티브 어덜트(active adult)어시스티드 리빙(assisted living) 커뮤니티의 입주율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같은 기간 시니어 주택 재고 증가율이 1%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Aging Population

시니어 리빙 전문 리츠(REIT) 벤타스(Ventas)(시가총액 310억 달러)는 이른바 ‘롱제비티 이코노미(longevity economy)’에 대규모 베팅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 데브 카파로(Deb Cafaro)는 “우리는 매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시니어 리빙 자산을 매입하고 있으며, 초기 수익률 7%대, 무차입 내부수익률(IRR) 10%대 중반이라는 매우 매력적인 투자 조건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급증하는 수요, 제한된 공급

NIC(전미 시니어주택·돌봄투자센터)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시니어 리빙 수요 풀은 28%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연간 신규 공급은 2024‧2025년 각각 4,000유닛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수요는 연 10만 개 병상이 필요하지만, 실제 착공은 역사적 저점”
— 드웨인 클라크(Dwayne Clark) Aegis Living CEO

Aegis Living은 미국 워싱턴, 캘리포니아, 네바다주에서 시니어 리빙을 개발·운영한다. 클라크 CEO는 “파티 풍선을 소방호스에 연결해 놓은 듯, 압력이 끓어오르다 결국 터질 위험”이라고 비유하며 공급 부족을 우려했다.

개발 위축의 주범은 고금리다. 그는 “28년 운영 역사상 담보대출 재조정을 기다리는 건물이 6곳이나 된다”며 변동금리 부담을 지적했다. Aegis Living의 평균 월 임대료는 약 1만2,000달러로, 주거·식사·교통·액티비티·돌봄 서비스가 모두 포함된다. 다수 입주자는 최근 수년간 집값 상승으로 얻은 처분이익을 비용 충당에 활용 중이다.


투자자들이 다시 주목하는 이유

대체 부동산 운용사 해리슨 스트리트(Harrison Street)(운용자산 550억 달러)의 미국 코어 시니어 하우징 전략은 2023년 동일 자산 순영업소득(NOI)이 30% 이상 급증했다. 마이크 고든(Mike Gordon) 글로벌 CIO는 “지난 20년간 지금만큼 이 섹터의 투자 환경이 매력적이었던 때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초기 감염 · 사망 사례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지만, 현재는 입주자 수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웃돌며 리스크가 상당 부분 완화됐다. 해리슨 스트리트는 2020~2021년 유동성이 거의 말랐을 때 20개 커뮤니티를 인수했다. 이후 수요 증가와 공급 제약이 맞물리며 임대료가 연평균 5% 상승, 일부 시장에서는 두 자릿수에 근접했다.

고든 CIO는 “강한 임대료 성장 덕분에 민간 자본이 빠르게 돌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립·지원·기억(치매) 케어 등 세그먼트별로도 견조한 수익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용어 풀이 및 시장 전망

리츠(REIT)는 부동산에 투자해 발생한 임대수익의 대부분을 배당 형태로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부동산투자신탁이다. IRR은 투자 기간 동안 발생하는 현금 흐름을 고려해 연평균 수익률을 나타내는 지표다. 액티브 어덜트는 55세 이상 시니어 전용 자율 생활 커뮤니티이며, 어시스티드 리빙은 일상생활 지원 서비스가 포함된 시설, 메모리 케어(memory care)는 치매·알츠하이머 전문 돌봄 시설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고령화와 자산 가격 상승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시니어 리빙 시장의 장기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본다. 다만 금리‧건설비 상승이 공급 측 병목을 심화시키고 있어, 기존 시설 보유자가 상대적 우위를 확보할 전망이다. 이는 국내외 투자자에게도 미개발 위험 대신 기존 자산 인수·운영 전략이 유효하다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Senior Living

업계 관계자들은 “시니어 리빙은 사무실, 소매·숙박 리츠 대비 경기 방어적 특성을 가지며, 케어 서비스 결합으로 경쟁 우위와 높은 진입 장벽을 동시에 확보한다”고 평가한다. 향후 10~15년간 금융 환경에 관계없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란 점에서 장기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