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선물시장 기준 9월물 뉴욕 코코아(CCU25)는 전일 대비 15달러(+0.17%) 오른 1톤당 8,829달러에, 런던 코코아(CAU25)는 68파운드(+1.18%) 상승한 5,838파운드에 각각 거래를 마감했다.
2025년 8월 1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전날 3% 급등해 2개월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상승세를 이어 갔다. 시장은 서아프리카의 비(雨) 부족이 주산지 작황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며 매수세를 강화했다.
최근 몇 주간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주요 재배지에 강수량이 거의 없었고, 기온까지 높아 꽃과 ‘셰렐(chérèle)*’의 발육이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는 올해 해당 지역 강우량이 30년 평균을 밑돌고 있어 10월 시작되는 주요 수확기(main crop)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공급 타이트 전망도 가격을 지지했다. ICE가 집계하는 미국 항만 보관 코코아 재고는 224만 8,784포대로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물량이 한층 줄고 있음을 시사한다.
코트디부아르 정부 자료에 따르면 작황 연도(10월 1일~8월 10일) 누적 선적량은 178만t으로 전년 대비 6.6% 증가했지만, 12월 당시 35% 급증세와 비교하면 둔화됐다. 출하 속도 감소는 시장에 공급 우려를 키우고 있다.
품질 문제도 변수다. 현재 9월까지 진행되는 세컨드(mid) 크롭에 대해 가공업체들은 불량률이 5∼6%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라보뱅크(Rabobank)는 “늦게 내린 비가 열매 성숙을 지연시켜 품질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올해 중간 수확량은 40만t으로 전년 대비 9% 감소가 예상된다.
세계 5위 생산국 나이지리아도 2025/26 생산량이 30만5,000t으로 11%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2024/25 시즌 수출은 6월 기준 1만4,597t으로 전년 대비 0.9% 늘었다.
반면 수요 부진은 약세 요인이다. 스위스 초콜릿 업체 린트&슈프륭리와 바리칼러보가 7월 잇따라 판매량 가이던스를 하향조정하며 원가 상승 부담을 토로했다. 바리칼러보는 3∼5월 분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9.5% 급감해 10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지역별 분쇄(grinding) 실적도 부진하다. 유럽 2분기 분쇄량은 전년 대비 7.2% 줄어든 33만1,762t, 아시아는 16.3% 감소한 17만6,644t으로 8년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북미는 2.8% 감소한 10만1,865t으로 비교적 낙폭이 작았다.
공급 측면에서는 가나코코아위원회(COCOBOD)가 2025/26 시즌 생산량을 65만t으로 8.3% 증가할 것으로 전망해 약세 압력을 일부 상쇄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5월 30일 2023/24 시즌 세계 공급 부족을 49만4,000t으로 상향 조정, 60여 년 만에 최대 적자를 예고했다. 2024/25 시즌에는 14만2,000t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는 첫 흑자 전망도 내놨다. ICCO는 2024/25 세계 생산량이 7.8% 늘어난 484만t에 이를 것으로 보았다.
*셰렐(chérèle)은 코코아 나무에서 꽃이 수정된 직후 형성되는 아주 어린 열매로, 건조와 고온에 특히 민감하다. 해당 단계에서 피해를 입으면 최종 수확량이 크게 줄어든다.
또한 재고 대비 분쇄 비율(stocks-to-grindings ratio)은 가용 재고가 연간 가공 수요를 얼마나 충족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지표다. ICCO가 제시한 27.0%는 1978년 이후 46년 만의 최저치로, 공급 긴축이 전례 없이 심화됐음을 나타낸다.
전문가 시각
가격은 단기적으로 9,000달러선 돌파 여부가 관건이다. 건기 지속과 질적 저하로 공급 쇼크가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이라는 수요 측 역풍도 만만치 않다. 시장 참가자들은 올가을 주산지 강우 패턴과 초콜릿 제조업체의 헤징·포워드 계약 움직임을 주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