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주택시장이 향후 수년간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되면서 첫 주택 구매자들의 구매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다.
2025년 9월 16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9월 3~15일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92%가 “향후 몇 년간 주택 구매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런던을 포함한 대도시에서도 상승률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돼, 꾸준히 가격 상승 압력에 직면해 온 젊은 세대에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설문에 참여한 18명의 부동산 애널리스트들은 영국 평균 주택가격이 올해 2.6% 상승하고, 2026년·2027년에는 각각 3.1%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5월 조사에서 제시됐던 3.5%, 4.0%, 3.5% 예측치에 비해 모두 하향 조정된 수치다.
“임금 상승세가 가파르게 이어지면서 주택 구매력 격차가 축소되고 있다. 동시에 대출 환경 개선으로 눈치만 보던 수요자들이 서서히 매수에 나설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 Marc Von Grundherr(벤햄 앤드 리브스 부동산)
잉글랜드은행(BoE)은 2024년 중반 이후 기준금리(Bank Rate)를 총 125bp(1.25%p) 인하했으며, 향후 분기에도 추가 완화가 점쳐진다. 다만 금리가 여전히 팬데믹 저점보다는 높은 수준이라 차주(借主)의 이자 부담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금융정책과 별개로 재정 측면의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재무장관 레이첼 리브스는 11월 예산안에서 약 200억 파운드(약 273억 달러)의 재정 부족을 메우기 위해 증세를 단행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는 잠재적 구매자의 가처분 소득을 훼손해 수요를 억제할 수 있는 변수다. 고용시장이 다소 둔화된 것도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지역별·연도별 전망
런던의 경우 2025년 1.9%, 2026년 2.7%, 2027년 3.8% 상승이 예상된다. 이는 5월 예측치(3.0%, 4.0%, 3.8%) 대비 상당 부분 낮아진 수치로, 전통적으로 글로벌 자금이 몰려 가격 선행지표 역할을 해온 수도권 시장마저 둔화될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부유층과 기업가를 겨냥한 각종 정책‧세제 ‘압박’이 이어지면서, 자산가와 해외 투자자들이 런던에 자금을 묶어 두려는 유인이 약해졌다. 이에 따라 프라임(prime) 주택가치의 하방 압력이 형성되고 있다.” – Russell Quirk(eMoov 부동산)
리브스 장관은 “근로자(working people)에게는 세금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으나, 재정 공백을 메우려면 결국 고소득층 또는 고가 주택 보유자에게 과세 범위를 넓힐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용어 해설 및 배경
Bank Rate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적용하는 기준금리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의 핵심 지표가 된다. ‘basis point(bps)’는 1%의 1/100에 해당하는 0.01%p를 의미한다. 예컨대 125bp 인하는 금리가 1.25%포인트 내린다는 뜻이다.
첫 주택 구매자(First-time buyer)는 처음으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를 가리키며, 초기 자본금(보통 10% 이상) 마련이 가장 큰 관문으로 꼽힌다. 영국 정부는 각종 지원 프로그램(예: Help to Buy ISA)을 운영해왔으나, 자산 가격 상승 속도가 임금 상승률을 압도하면서 실효성 논란이 있었다.
전문가 관점 및 전망
이번 전망치는 분명 첫 주택 구매자에게 유리한 환경을 시사한다. 그러나예금 금리 대비 아직 높은 대출 금리, 초기 보증금 비율, 지역별 격차 등 구조적 장애물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런던 외곽과 중부·북부 지역 간 가격 불균형이 지속될 경우, 중앙정부의 균형 발전 정책이 추가적으로 요구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실업률과 임금 상승률 간 괴리가 커질 경우, 구매력 개선 효과가 상쇄될 위험이 존재한다. 따라서 실물경제 지표와 금융정책 방향성, 재정정책(세제 포함)의 삼각 축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결론적으로, 가격 상승률 둔화라는 거시 흐름이 이어진다면 2026~2027년에도 주택 시장의 열기는 완만하게 식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과열 위험을 완화하고 건전한 주거 사다리를 복원하는 데 긍정적이나, 세제 변동성·정치 리스크·글로벌 자금 흐름 등 변수에 따라 시나리오가 달라질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1 = 0.7335 파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