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트럼프 행정부의 90억 달러 규모 DOGE 지출 삭감안 ‘간발의 차’로 통과

[워싱턴] 미국 하원은 18일(현지시간) 새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90억 달러(약 11조 8,000억 원) 규모의 연방 지출 삭감법안을 216대 213, 단 3표 차로 가결했다.

2025년 7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법안은 해외 원조(ODA) 및 공영방송 자금 감축을 핵심으로 하며, 법률적 절차를 모두 마치면 백악관으로 송부돼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서명만을 남기게 된다.


법안의 설계자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DOGE)로, 과거 일론 머스크가 초대 국장을 지낸 조직이다. DOGE는 공공 분야의 효율화를 명목으로 불필요한 예산 항목을 정리해 왔으며, 이번 삭감 패키지 역시 그 로드맵에 포함돼 있었다.

고삐 풀린 연방 지출을 제어하지 못하면 미래 세대가 대가를 치르게 된다.” — 트럼프 대통령,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 중

총 216명의 찬성 의원 가운데 대부분이 공화당 소속이었으며, 반대 213명 중에는 민주당 전원과 공화당 이탈표 2명이 포함됐다. 가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납세자에게 승리가 돌아갔다”라고 자축했다.


주요 삭감 항목

• 해외 원조 예산 — 약 57억 달러 규모로, 개발도상국 보건·교육 프로그램이 직·간접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공영방송 예산 — 약 8억 달러로, PBS·NPR 등 공공미디어 지원금이 축소된다.
• 기타 연방 부처 운영 경비 — 나머지 금액이 해당된다.

DOGE란 무엇인가?1

DOGE(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는 2021년 신설된 연방 정부 조직 효율화 전담 부처다. 정책 분석가들은 DOGE 출범을 공공 부문 ‘린(Lean)’ 혁신 시도라고 평가한다. 이 부처가 제출한 보고서는 행정 절차 간소화·IT 자동화 등을 통해 10년간 최대 4,500억 달러의 재정 절감을 목표로 한다.

시장과 정치권의 파장

워싱턴 정가에서는 대선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이번 법안이 트럼프 행정부의 ‘작은 정부’ 메시지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은 “필수 복지의 근간이 흔들린다”라며 상원 전략 차원에서 세출 추경안을 추진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재정 전문가들은 단기적 예산 절감 효과는 분명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대외 정치 영향력과 정보 접근성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특히 해외 원조 삭감은 미국의 소프트 파워와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향후 외교 무대에서 파장을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의사 진행 과정

이번 법안은 채택 직전 연이은 수정안 부결로 인해 토론이 길어졌다. 마지막 표결은 현지시간 00시 41분에 종료됐으며, 피트 세션스 하원 의장 대행“216-213, 가결”을 선포한 직후 공화당 측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상원 절차는 필요하지 않다. 하원을 통과한 지출 삭감 패키지는 예산 조정 절차상 상원 동의 없이도 대통령 서명이 가능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백악관 일정에 따라 수일 내 법률로 공포될 전망이다.

의미와 전망

앞으로 2026 회계연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DOGE식 구조조정이 반복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치권의 교착 상태가 이어질 경우, 연방정부 셧다운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온다.

※ 용어 풀이
1 DOGE는 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의 약자로, 연방 정부 조직 개편 및 예산 효율화를 책임지는 행정부 산하 부처다. 이름이 암호화폐 ‘도지코인(DOGE)’과 동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