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관세·연준·빅테크 실적이 교차하는 ‘폭풍의 한 주’ 예고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8월 1일로 다가온 관세 인상 시한연방준비제도(연준·Fed) 통화정책회의, 그리고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메가캡(시가총액 초대형) 기업의 실적 발표가 겹치면서 시장이 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25년 7월 2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수 교역상대국에 대한 상향 관세 적용 시점을 기존보다 한 달 늦춘 8월 1일로 연장한 상태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더 높은 관세가 발효돼 변동성이 급증할 수 있다는 경계심이 월가에 퍼져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동시에 7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 7월 고용보고서‘빅 4’로 불리는 애플(NASDAQ:AAPL)·마이크로소프트(NASDAQ:MSFT)·아마존(NASDAQ:AMZN)·메타플랫폼스(NASDAQ:META)의 2분기 성적표를 주시하고 있다.

매슈 미스킨 매뉴라이프 존 핸콕 인베스트먼츠 공동 최고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불과 몇 달 전보다 훨씬 높아졌다”며 “다가오는 한 주는 그 기대를 충족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상 최고치 행진과 숨 고르기 필요성

S&P500 지수는 7월 마지막 주까지 연일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 방침을 발표한 뒤 급락했던 흐름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불과 1주일 뒤 형성된 연중 저점 대비 28% 급등했으며, 나스닥 종합지수는 같은 기간 38% 폭등했다.

크리스 갈리포 프랭클린템플턴 인스티튜트 선임 시장전략가는 “3년 치 수익률을 3개월 남짓 만에 벌어들인 셈”이라며 “지수가 이 상승분을 소화(overhang)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변동성의 이면: VIX·밈주식·밸류에이션

시장 공포·변동성을 가늠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4월 60까지 치솟았다가 7월 들어 장기 중앙값 17.6 아래로 내려왔다. 7월 23일에는 5개월 만의 최저 종가를 찍었다.

다만 Kohl’s(NYSE:KSS)·Opendoor(NASDAQ:OPEN) 등 공매도 잔고가 많은 종목들이 며칠 새 폭등하면서 ‘밈(meme)주식’ 열풍 재연 조짐이 관측됐다. 이는 특히 개인투자자 층에서 위험 선호가 과열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S&P500의 주가수익비율(PER)22.6배로, 장기 평균 15.8배를 크게 상회한다. 미스프라이싱 위험이 커졌다는 의미다.

관세 시한 8월 1일…“이번엔 다를까”

트럼프 행정부는 4월 극심한 시장 불안을 의식해 고율 관세 도입을 유예했다. 찰스슈왑(Charles Schwab)의 수석 전략가 케빈 고든은 “행정부가 4월과 같은 강수를 두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시장에 만연하다”고 짚으며 “다음 고비는 어떤 관세가 실제 실행될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딜레마: 물가인가, 성장인가

월가는 7월 31일 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본다. 연준은 관세가 물가에 미칠 영향을 추가 데이터로 확인한 뒤 추가 완화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의장을 거듭 비판하며 즉각적인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가 지명한 이사 2명도 이번 달 인하를 지지하는 논리를 공개적으로 피력해, 정치적 압력이 커졌다는 평가다.

‘매그니피센트 세븐’ 실적 주목

시가총액이 크고 지수 기여도가 절대적인 7개 기술주를 매그니피센트 세븐이라 부른다. 이번 주에는 그중 4곳이 실적을 공개한다. LSEG IBES 집계에 따르면, S&P500 기업 30%가 이미 실적을 발표했으며, 2분기 전체 이익 증가율은 7.7%로 전망된다. 이는 7월 1일 예상치 5.8%를 상회한다.

‘매그니피센트 세븐’ 용어 설명1시가총액 상위 7개 기술주(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알파벳·메타플랫폼스·엔비디아·테슬라)를 일컫는 월가 신조어로, 지수 방향을 좌우할 만큼 영향력이 크다.

고용지표도 변수

주간 일정의 마지막 날인 8월 2일(현지 시각) 7월 비농업부문 고용보고서가 발표된다. 로이터 집계 전망치는 +10만2천 명으로, 6월(+14만7천 명) 대비 둔화가 예상된다.

미스킨 전략가는 “6월 지표는 경기의 완만한 재가속을 시사했고, 시장은 이미 이를 주가에 반영했다”며 “이번 고용 수치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 해설
관세: 글로벌 교역량 둔화를 통해 기업 실적·소비·투자심리를 직격한다.
연준: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긴축 기조 vs 경기 방어 논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빅테크 실적: 클라우드·AI 투자 확대가 핵심 모멘텀으로 주목된다.
고평가 부담: PER 22배 이상 구간은 과거 역사적으로 단기 변동성 확대와 연결됐다.

종합하면, 연준·관세·실적·고용이라는 ‘네 개의 축’이 동시에 움직이는 이번 주는 투자 전략에 있어 중대한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헤지(위험분산)와 분할 매수·매도 같은 포트폴리오 관리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