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원들, 빅테크 CEO에 해저 통신 케이블 국가안보 대책 공개 요구

워싱턴발 – 미 하원 공화당 의원 세 명이 알파벳(구글), 메타(페이스북 모기업),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4대 빅테크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에게 해저 통신 케이블(Submarine Communications Cable) 관련 보안 조치 현황을 보고하라고 공식 질의했다.

2025년 7월 2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존 뮬러나(John Moolenaar) 하원 중국특별위원회 위원장, 카를로스 히메네스(Carlos Gimenez)·키스 셀프(Keith Self) 하원 소위원장 등은 공동서한을 통해 “급증하는 국가안보 우려에 대비해 귀사가 충분한 안전장치를 채택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저 통신 케이블은 전 세계 국제 인터넷 트래픽의 99%를 담당하며, 400여 개가 넘는 케이블이 대륙과 대륙을 잇는다. 의원들은 특히 중국해양케이블시공(SBSS), 화웨이 마린,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중국계 사업자가 케이블 유지·보수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주요 질의 내용

“귀사는 케이블 수리·유지 작업 중 하드웨어 변조·광신호 도청·예기치 못한 신호 왜곡 등 의심 사례를 인지한 적이 있는가? 8월 8일까지 상세히 답변하라.” ― 공화당 의원단 서한 중

의원단은 “중국과 러시아가 발틱해, 인도·태평양 등 전략 요충지에서 해저 인프라를 표적으로 삼는 조직적 악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증거가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미 중국 대사관과 각 빅테크 기업은 즉각적인 논평을 내지 않았다.

브렌던 카(Brendan Carr)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지난주 “중국 기술·장비가 포함된 케이블의 미국 연결을 금지하는 새 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의회 우려에 힘을 실었다.

실제 2020년 이후 미 규제당국은 미국과 홍콩을 잇는 4개의 해저 케이블 프로젝트를 취소시켰다. 2024년 11월에는 발틱해의 광섬유 케이블 두 가닥이 절단돼 사보타주(고의적 파괴) 여부가 조사 중이며, 2023년 대만 마쭈(馬祖)섬 인근 케이블 두 가닥도 중국 선박에 의해 절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올해 홍해에서 발생한 후티 무장단체 공격 역시 유럽·아시아 간 인터넷을 담당하던 세 가닥의 케이블 절단 원인으로 지목됐다.

용어 해설

해저 통신 케이블(Submarine Cable)은 바다 밑바닥 수천 킬로미터를 가로질러 광섬유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시설이다. 1 전자파를 쓰는 인공위성보다 지연시간이 짧고 용량이 커, 글로벌 인터넷 경제의 혈관 역할을 한다. 2 때문에 국가 간 분쟁·첩보 활동의 핵심 타깃이 되곤 한다.


전망 및 기자 해설

미 의회와 규제당국의 공세가 이어질 경우, 빅테크 기업은 케이블 공동투자·운영 구조를 재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계 시공·정비업체와의 파트너십, 장비 공급망 투명성, 실시간 침해 탐지 시스템 등이 집중 점검 대상이 될 전망이다. 미국의 해저 케이블 규제가 본격화되면, 아시아·유럽 간 신규 라우트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시장 관계자들은 “데이터 주권 및 사이버 안보 이슈가 심화되면서, 향후 해저 케이블 산업은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한다. 이는 투자 비용 증가와 함께, 위성통신·지상 백본망 등 대체 인프라 수요를 촉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