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론 — ‘AI 대폭발’과 전력 대란의 교차점에서 부상한 신(新) 원전 패러다임
2025년 8월 구글과 원전 스타트업 카이로스 파워, 그리고 美 연방 공기업 TVA가 맺은 차세대 소형모듈식원전(SMR) ‘허미스-2’ 전력구매계약(PPA)은 단순한 개별 프로젝트가 아니다. AI 붐이 몰고 온 데이터센터 전력 쇼티지와 탄소중립 압박, 노후 전원 교체의 삼중 과제를 한꺼번에 해소하려는 민간·공공·스타트업 3자 연대 모델이기 때문이다. 본 칼럼은 해당 합의가 ①미국 에너지 믹스, ②전력·원전 산업 밸류체인, ③빅테크 CAPEX 사이클, ④금융시장 밸류에이션, ⑤거버넌스·규제 생태계에 미칠 2030년 이후 장기 파급 효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한다.
Ⅰ. 거래 개요 및 기술적 특이점
- 규모 및 일정: 50 MW 급 허미스-2는 2026년 착공, 2030년 테네시 오크리지에서 상업 운전 예정. 구글은 장기 PPA를 통해 데이터센터 두 곳(총 ~60 MW 부하) 전력을 전량 인수.
- 자금 구조: 건설비·초기 R&D 위험은 구글·카이로스가 부담(민간 위험), TVA는 운영단계 확정 구매 — 리스크 분리형 PPA.
- 기술: 고온 액체염 냉각 FHR(Fluoride-salt-cooled High-temperature Reactor) 기반. 대기압 저온공정 → 두꺼운 가압용기 불필요 → CAPEX 20 % ↓, walk-away safe 수동 안전계.
Ⅱ. 미국 전력 시장 — ‘AI 전력 크런치’의 실물 수요 추정
구분 | 2023 | 2028E | 2035E |
---|---|---|---|
美 데이터센터 전력(MW) | 18 GW | 36 GW | 80 GW |
AI·HPC 비중 | 12 % | 40 % | 70 % |
10 대 빅테크 CAPEX(달러) | $2,120 억 | $3,600 억 | $5,000 억+ |
위 예측은 국제에너지기구(IEA), DOE 데이터, 필자 모형을 결합했다. 결론은 명확하다. 2035년 이전 美 발전설비 증분의 1/3 이상이 ‘AI 수요’에서 발생한다. 태양광·풍력만으로는 야간 & 겨울 피크, 부하 변동성을 감당하기 어렵다. 가스발전은 탄소 목표와 상충, 대형 원전은 건설 리스크 過대. → 소형·모듈·표준화 원전이 ‘틈새’가 아닌 ‘코어’가 되는 구조다.
Ⅲ. 산업 밸류체인 장기 수혜·압박 분석
1) 원전 EPC 및 기자재
- 건설 주기 40 → 24 개월: 모듈·팩토리 프리팹 적용.
- 수혜주: BWXT, Fluor(NuScale 지분), Holtec, GE HSMR 부품 사업부.
- 리스크: 핵연료(HALEU) 공급 — 러시아 의존 20 % → 미국 우라늄 리사이클 정책이 열쇠.
2) 전력 유틸리티
- TVA 모델이 향후 듀크에너지, 넥스테라 등 민간 유틸리티로 확산 시 규제자산(base rate)에 SMR CAPEX가 포함 → 안정적 ROE 8 ~ 10 %。
- 배전망 강화 투자 트리거 → ABB, 슈나이더, 이튼 장기 매출 증가.
3) 빅테크·클라우드
에너지 조달권 확보는 데이터센터 총비용(TCO)의 ≥ 40 %를 좌우한다. 구글 → PPA, MS & OpenAI → 원전 신재생 혼합 지역 마이크로그리드 투자. “에너지 내재화”가 미래 디지털 CAPEX의 핵심 라인으로 부상한다.
Ⅳ. 금융시장 함수 —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시나리오
① SMR 테마 ETF 가상백테스트
포트폴리오 | 2018-23 CAGR | 단순 SMR 발표 효과 | 2025-35E CAG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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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Utilities | +7% | +6 % | |
가상 SMR 30종 지수 | +4% | +12 % (뉴스 효과) | +11 % |
뉴스 발표 시점에 알파(초과 수익) 10 %p 출현, 장기적으로 성장주 디스카운트 복합 해소 예상.
② 빅테크 ‘탄소 프리 전력’ 프리미엄
모건스탠리 모델은 탄소 무배출 전력 조달 비중 10 % 증가마다 데이터센터 운영마진 30bp 상승, PER 0.5 ~ 1배 리레이팅 가능성을 시사. 구글은 2030년 ‘24×7 탄소프리’ 목표를 재진입점으로 삼음.
Ⅴ. 정책·규제 및 ESG 함수
- 세액공제(IRA 45Y) : SMR kWh당 최고 $30 / MWh. 단, 2032년 인플레이션 조정 후 단계적 감액.
- NRC 인허가 병목: 현재 직원 약 3,000명 → SMR 승인 병렬 처리 위해 최소 4,500명 필요. 의회 예산 승인 여부가 핵심.
- 지방정부 재생에너지 RPS → Nuclear RPS 확대 시 REC 가격 추가 모멘텀.
Ⅵ. 리스크 맵 — 투자자 체크리스트
- 건설비 초과 : 모듈화해도 첫 상업로는 LCOE $70 /MWh 전후. 80 $ 넘으면 가스복합화력(탄소포집 포함) 대비 경쟁력 약화.
- 핵연료 공급 : 미국 NRC 허가 HALEU 공급망 2029년까지 안정화되지 않으면 프로젝트 지연.
- AI 수요 과대 가정 : 반도체 발열·연산 효율 기술 혁신이 전력 수요 곡선을 완만하게 만들 경우.
Ⅶ. 투자 전략 제언
1) 직접 수혜주 Top Pick
- BWX Technologies(BWXT) — 소형 원자로 압력용기·연료 가공 독점적 포지션.
- Fluor(NuScale 지분 51%) — EPC 레퍼런스 축적, IRA 크레딧 수혜.
- Nextera Energy — 재생+원전 자산의 혼합 포트폴리오, 빅테크 PPA 경험 다수.
2) 빅테크 전력 내재화 플레이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은 전력자회사 SPV 지분법 가치가 본사 시총 1 ~ 3 %에 불과하다. 클린 전력 확보 → AI CAPEX 극대화 → 주가 리레이팅의 선순환이 가능하다.
Ⅷ. 결론 — SMR과 AI 전력이 만나는 지점, ‘에너지 버퍼’가 주도하는 신(新) 기술 사이클
허미스-2 프로젝트는 『AI + 탄소중립 + 한계 전력』이라는 21세기 3대 의제를 한꺼번에 겨냥한 교차 혁신의 프로토타입이다. 대형원전 적자·연체 트라우마가 깊었던 미국에서도, 빅테크라는 수요 앵커가 등장하자 정책·금융·산업 전선이 급속히 정렬되고 있다. SMR 상용화가 성공적으로 검증될 경우, 2030년대 미국 전력 포트폴리오에서 원전 비중은 현 19% → 최대 30%까지 재확장될 여지가 있다. 이는 전력 가격 안정·에너지 안보를 넘어 신산업(배터리, 수소, AI)의 원가 구조를 결정짓는 근간이 될 것이다. 투자자에게는 지금이 ‘원전 르네상스 2.0’의 초입을 선점할 전략적 시기다. 단, 핵연료·규제·건설비 리스크를 구조적으로 완화할 포트폴리오 구성과 다각화가 필수적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