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트럼프 행정부가 U.S.스틸·MP머티리얼스 등에 골든셰어·지분투자를 단행하며 ‘정부 주주화(government shareholder)’ 시대를 열었다. 냉전‧금융위기와 무관한 평시(平時)에 실시된 초유의 국책지분 확대는 향후 10년 미국 자본시장·글로벌 공급망·통상질서에 구조적 변곡점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필자는 이를 ‘국가주주화 빅뱅(Big Bang of State Capitalism)’으로 명명하며, 장기 파급효과와 투자전략을 심층 진단한다.
1. 사건 개요: 관례를 뒤집은 세 건의 ‘정부 주주’ 딜
일자 | 대상기업 | 정부 지분 형태 | 주요 명분 | 특이사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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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3 | U.S.스틸 | 골든셰어 1주 | 합병 후 美 고용·안보 보장 | 트럼프 개인 명의 거부권 |
2025-06-07 | MP 머티리얼스 | 국방부 15% 지분(4억$) | 희토류 공급망 확보 | DoD 역사상 첫 광산 지분투자 |
2025-07-19 | TikTok 미국법인* | 50% 정부 합작안 제시 | 데이터 안보·콘텐츠 통제 | *협상 진행 중 |
과거 위기 국유화와 달리, 이번 조치는 무차입 또는 소액 투자로 전략 산업 의결권을 장악한다는 점에서 ‘저(低)비용·고(高)통제’ 모델로 평가된다.
2. 정책 배경: 美·中 공급망 패권전쟁과 ‘경제민족주의 2.0’
2-1. CHIPS Act·IRA·관세로 이어진 산업국가 노선
- 2022 CHIPS Act: 반도체 제조 보조금 527억$ → TSMC·삼성·인텔 설비 유치
- 2023 IRA: EV·배터리 세액공제, 북미 생산 기준 강화
- 2024~2025: 對中 50% 관세·EU 15% 관세안 병행 추진
이 같은 ‘3단계 보호체계’가 지분 참여(4단계)로 확장되면서 사실상 정부가 주주·규제자·구매자·보조금 지급자 역할을 동시 수행하게 됐다.
2-2. 국제 비교
중국: SASAC·국가집적회로펀드, 프랑스: BPIFrance, 독일: KfW 등은 오래전부터 ‘국가 주주’였다. 미국만이 전통적으로 증시 중심 시장자본주의를 고수했으나, 이번 조치로 서방산업국의 모델 수렴이 가속된다.
3. 장기 영향 진단(2025~2035 시나리오)
3-1. 자본시장 구조 변화
- RI Premium(공공 리스크 프리미엄) 상향 – 정부 거부권이 있는 종목은 M&A 프리미엄·활력 감소. 장기 PER 하락 가능.
- 섹터 리레이팅 – ‘전략산업’(소재·방산·AI)은 배당·실적보다 정책 수혜 기대로 리스크-조정 수익 요구치 하향.
- 국채-기업채 스프레드 확대 – 재정적자 + 준공공 투자→ 국채 발행↑, 민간 조달 비용 상승.
3-2. 공급망·무역 파급
희토류·철강·데이터 등 핵심 밸류체인에 ‘국적 필터’가 삽입된다. 동맹국 코스트 상승, 제3국(브라질·호주·인도) 대체 공급지 투자 붐 조성. WTO 체제는 국안보 예외 조항 남용 논란.
3-3. 기술혁신·ESG
정부가 주도하는 R&D는 국방·AI Safety·탄소중립 프로젝트에 집중될 전망. 다만 정치 주기에 따라 투자 연속성 부재 리스크 존재. ESG 펀드는 ‘신(新)군산복합체’ 논란으로 보유 여부를 재평가할 수 있다.
4. 사례별 심층 분석
4-1. U.S.스틸 골든셰어
거부권 3대 발동 조건: ▲생산설비 해외 이전 ▲국내 노동력 10% 이상 감축 ▲방위산업 우선공급 의무 위반. Nippon Steel M&A 이후 CAPEX 70억$ 중 55억$가 펜실베이니아주 전기로·H2철환원 설비에 투입될 예정. 2030E 조정 EBITDA 마진 +2.5%p 가능.
4-2. MP 머티리얼스 지분 15%
DoD 는 마운틴패스(캘리포니아) 채굴 + 분리 + 자석 일괄 라인을 2027년까지 완공 목표. 美 NDPr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자급률 0 → 20%로 상승 전망. 리스크: 중국산 정광 수입 비중 30% 잔존, 탄산염 부족.
4-3. TikTok 50% 합작안
정부 + 美 투자컨소시엄 + 바이트댄스 3자 구조. 데이터 센터 ‘스타링크 로컬존’ 의무화, 추천알고리즘·소스코드 美 감사 조항. 가장 큰 변수: WTO GATS 협정 내 ‘보안 예외’ 정당성, 중·EU 보복.
5. 투자전략: ‘4D’ 프레임워크
필자는 Delineate–Diversify–Deep-green–Duration 4단계를 제시한다.
- Delineate: 포트폴리오를 ‘정부 주주 가능성 高 vs 低’ 그룹으로 구분.
- Diversify: 핵심소재·AI·방산 ETF (OIH, ITA, LIT) + 한국·인도 대체광물 ETF (KMNR, INDM) 혼합.
- Deep-green: 탄소중립 예산 연계 설비투자 수혜주(수소철강·희토류 재활용) 비중확대.
- Duration: 정책 테마 변동이 4-년 주기에 연동됨을 고려, 레버리지·옵션 비중을 낮춰 좌초 리스크 완화.
6. 남은 쟁점과 시나리오 플래닝
6-1. ‘바이든 재집권·의회 분점’ 시 시나리오
- 골든셰어 발동 범위 축소, 이미 체결된 계약은 존속
- 재정위기 우려로 공공지분 추가 확대 속도 조절
- 다자통상 복귀, WTO 분쟁 급증
6-2. ‘트럼프 2기 + 공화당 상·하원 장악’ 시
- 국가주주화 전방위 확장. 항공엔진·제약 원료까지 포함
- 국채발행 ↑, 美 채권금리 2030E 5.5% 고착
- 달러강세 + 글로벌 자본유출, 신흥국 통화 압박
7. 결론: 자본주의 패러다임의 복합 진화
주식시장에 던지는 질문은 명확하다. “미국式 ‘선택적 국가자본주의’는 시장 효율성과 안보 프리미엄을 동시에 충족시킬 것인가?” 필자는 ① 전략광물·AI 인프라 같은 ‘정책 후견섹터’는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구조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② 다만 거버넌스 리스크·정책 불확실성·무역보복으로 인한 마진 훼손이 상존하므로 ‘정책 베타 β’에 비만한 단기 추격 매수는 지양해야 한다. ③ 궁극적으로 미국 내부에서도 상황 변화(정권 교체·재정 압박)가 수시로 발생하므로, 3~5년 롱-텀 콜옵션이 아닌 현금흐름 견실한 배당주 중심의 장기 컴파운딩이 더 합리적이다.
— 작성 : 이중석 이코노미스트 / 데이터저널리스트 (isuklee@news.ai)
자료 출처 : CNBC, Bloomberg, WSJ, US Department of Defense, CFIUS 보고서, SASAC, WTO Dispute Settlement Body Minutes, 회사 공시
본 기사는 객관적 데이터 및 공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나, 투자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