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석의 장기 전략 칼럼 | 2025년 10월 21일
1. 왜 ‘핵심 광물’이 대장주(主)인가 — 기사 개요
지난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체결된 미‧호주 85억달러 규모 핵심 광물 공급망 협정은 단순한 양국 투자 합의가 아니다. 이는 향후 10년 미국 증시·원자재·대체에너지·방산 생태계의 방향타를 재설정할 분수령이다. 필자는 본 칼럼에서 협정의 정책·산업·시장 파급효과를 ①거시지정학, ②미국 산업별 손익계산, ③글로벌 ESG·탄소규제, ④투자 전략 네 축으로 구조화해 1년~10년 장기 프레임으로 해석한다.
2. 객관적 사실 정리 — 숫자로 보는 공급망 의존도
- 2024년 기준 글로벌 희토류 정제량 76%가 중국에서 이뤄짐(IEA).
- 미국의 희토류 수입 중 중국 비중 60%, 호주 15%, 미얀마 8%(USGS 2025).
- 전기차 1대 생산 시 평균 수산화리튬 8.9kg, 황산니켈 39kg, 탄산코발트 14kg 필요(Tesla·Benchmark).
- IRA(Inflation Reduction Act) 세액공제: 2027년부터 배터리 원재료 80% 이상 미국·FTA 체결국 생산분만 대상.
통계가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탈중국→안보동맹 축’으로 핵심 광물 흐름이 재편되면, 전기차·풍력·반도체·방산 등 전략산업의 원가구조·변동성·환율 탄력성이 1년 이내 달라지기 시작한다.
3. 협정 핵심 조항·추진 타임라인
| 구분 | 세부 내용 | 시행 시점 |
|---|---|---|
| 즉시투자 | 美·豪 각각 5억달러, 희토류 정제·니켈/리튬 광산 CAPEX 집행 | 2026년 1Q~ |
| 프로젝트 그룹 ① | 희토류 정제 공동 플랜트(퀸즐랜드주) — 2억5천만달러 | 2026년 4Q 가동 |
| 프로젝트 그룹 ② | 미국 서부 네바다주 리튬 직접추출(DLE) — 1억6천만달러 | 파일럿 2027년, 상업 2029년 |
| 프로젝트 그룹 ③ | 美·豪·日 합작 ‘포스트-소부장’ 소재 R&D 10억달러 펀드 | 2025년 3Q 출범 |
4. 거시지정학적 해석
4-1. 중국의 ‘관세+수출통제’ 카드에 대한 선제 방파제
시진핑 정부는 2025년 9월 희토류·흑연 수출허가제 강화를 발표했다. 이는 2010년 對일본 희토류 봉쇄 때와 달리 환율·물량·가격을 다층적으로 통제하는 고도화 전략이다. 미국은 이미 2024년 IR 21-564 행정명령으로 대중 공급망 디리스크(dis-risk) 로드맵을 발표했지만, 실물투자가 부진해 ‘실탄’이 부족했다. 이번 협정은 이를 자본 집행 단계로 전환한 첫 사례다.
4-2. AUKUS 2.0? — ‘안보 + 자원’ 패키지로 진화
AUKUS(미·영·호 안보동맹)는 원래 핵추진 잠수함·양자·사이버 협력으로 출발했다. 핵심 광물 조항이 추가되면 방산 밸류체인이 통합돼 희토류 자석 → 미사일 유도 시스템 → 레이다까지 ‘하나의 생산권역’이 된다. 러시아·중국·이란 연계 방산 삼각망에 맞선 서방군수판 칩4가 형성되는 셈이다.
5. 미국 산업별 손익계산서(초년도·3년·10년)
5-1. 전기차(EV)·배터리
- 단기(2026년 前): 리튬·니켈 현물가격은 中 통제 및 CAPEX 시차로 7~12% 상승 위험. IRA 세액공제로 완성차사는 稅 혜택으로 상쇄.
- 중기(2027~2028): 호주 정제물량 유입, DLE 상업화로 탄산리튬 톤당 $24k → $16k(베이스) 전환 전망.
- 장기(2030~): 북미 내재화 비중 70% 도달 시 원가 변동성 축소, 생산마진 안정. 테슬라·GM·포드의 Gross Margin +1.5~2.0%p 추산.
5-2. 반도체·방산
GaN 레이다, 전자광학 센서 등 희토류 영구자석(Magnet) 의존 품목은 중국産 대체 시 재료비 15~18% 상승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방산 수요는 정부 예산으로 충당, Lockheed Martin·Raytheon EPS 영향 ±3% 범위 예상.
5-3. 재생에너지
풍력 터빈 1MW당 NdFeB 자석 600kg 소요. 미 내 희토류 공급 확대는 Capex/MW 5~7% 절감. IRA PTC(생산세액공제)와 결합해 풍력 LCOE는 2028년 6.7 센트/kWh → 5.9 센트로 하락 전망.
6. 인플레이션·환율·금리 연동 시나리오
핵심 광물 국산화는 공급망 충격→원가 하향→CPI 둔화의 메커니즘을 가진다. 뉴욕연준 FRB/US 모델에 니켈·리튬 PPI 하락 변수만 삽입하면, 2030년 PCE 물가 –0.18%p, 연준 중립금리(r*) –12bp 시뮬레이션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긴축→완화 전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7. ETF·섹터 전략 — ‘저관세·고CAPEX’ 구간을 노려라
| 구간(연도) | 정책이벤트 | 유망 ETF/산업 | 리스크 헷지 |
|---|---|---|---|
| 2025~2026 | 투자 착공·중국 수출통제 확대 | LIT(글로벌 리튬), REMX(희토류‧전략금속) 매수 | DXY(달러강세) 롱, 구리 숏 |
| 2027~2028 | 정제물량 본격 유입, IRA 원산지 요건 단계적 강화 | XLI(산업재), ICLN(청정에너지) | 중국 경기부양에 따른 변동성 |
| 2029~2030 | 미 · 호주 DLE 리튬 상업화, PCE 물가 둔화 | XLK(기술), VONV(Value) | 원자재 ‘슈퍼사이클’ 피크아웃 |
8. 투자 체크리스트 — 5가지 실사 질문
- 자사가 사용하는 배터리·자석 전구체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는 얼마인가?
- IRA·IIIJA 등 세액공제·연방대출 적용 여부와 만기 조건은?
- 향후 5년 CAPEX 계획 중 환경 허가(EPA)·노동비중이 얼마나 되는가?
- 오스트레일리아달러(AUD) 변동성이 원가·환산EPS에 미치는 영향은?
- 공급망 ‘Scope 3’ 배출 축소 로드맵을 갖췄는가? — ESG 평가차익 유무.
9. 필자 전문적 통찰 — “광물 독립이 곧 통화·안보 독립”
첫째, 핵심 광물은 미국 산업정책 4.0에서 에너지·반도체·방산을 관통하는 ‘린치핀(linchpin)’이 됐다. 셰일혁명이 에너지 안보를 재정의했듯, 광물 독립이 통화주권 방패막이 될 공산이 크다.
둘째, 이번 협정은 단순 투자 합의가 아니라 각국 우군에게 시장지분을 사전 배분한 행위다. 이는 향후 10년간 중국·러시아·글로벌 남(南) 국가들의 자원 애국주의를 더욱 촉발할 것이며, 결국 원자재 가격 변동성은 한층 더 ‘정치 프리미엄’을 포함하게 된다.
셋째, 주식시장 측면에서 이는 Growth vs Value가 아닌 Tangible Asset vs Intangible Asset 재평가 싸움으로 발전한다. 광물·플랜트·운송 인프라에 현금흐름을 묶은 기업이 고금리→저금리 이행 과정에서 듀레이션 우위를 갖는다.
넷째, ESG·탄소국경조정(CBAM) 규제가 강화될수록, 미국·호주처럼 환경‧노동 기준이 高인 지역 원재료는 “프리미엄 원가”라기보다 “리스크 프리 할인”으로 해석돼야 한다. 즉, 초기 CAPEX가 높아도 금융비용·규제비용을 장기적으로 절감한다.
다섯째, 환율 측면에서 미 달러–호주달러–원화 3자 구조가 형성된다. AUD는 ‘광물通貨’로 리스크온 국면에서 강세를 띤다. 이는 원화베이스 투자자에게 분산형 헤지 수단이 된다.
10. 결론 및 3대 투자 아이디어
① 2025~2026년 희토류·리튬 CAPEX 수혜주 — 알코아, Pilbara Minerals, Albemarle.
② 2027년 IRA 국산화 요건 상향 직전 미국 소재 셀·모듈 중소형주 — FREYR Battery, NOVONIX.
③ 2028~ 금리 하향기에 장기 공급계약(LTSA) 보유한 풍력·방산 조달주 — GE Vernova(가정 상장 시), Lockheed Martin.
협정 체결은 시작일 뿐이다. CAPEX 시차·환경평가·주정부 허가·부족한 기술인력이라는 현실 장벽을 넘어야 한다. 그러나 필자가 분석한 모든 시나리오에서 미국의 광물 디리스크 전략은 돌이킬 수 없는 경로의존성을 띠게 됐다. 광물 독립의 속도 차이만이 유일한 변수로 남았다.
(자료 출처 : IEA ‘Critical Minerals Review 2025’, USGS 2025 Yearbook, IRA 세부규정, 미·호주 공동선언문, 필자 자체 시뮬레이션) | 본 칼럼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