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관련 종목들이 12일 장중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에 대해 미국 엔비디아(NASDAQ:NVDA)의 인공지능(AI)용 반도체 ‘H20’를 민감한 프로젝트에 투입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2025년 8월 1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최근 몇 주 동안 국유기업 및 일부 민간 업체에 정부·국가안보 목적으로 추진되는 업무에서 H20를 배제하라는 구두 지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산 대체 칩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관련 종목이 투자자들의 집중 매수세를 끌어냈다.
블룸버그는 사안을 잘 아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권고는 엔비디아뿐 아니라 미국 AMD(NASDAQ:AMD)의 일부 AI 가속기(accelerator)까지 포함한다”고 전했다. ‘AI 가속기’란 대규모 데이터 연산을 병렬로 처리해 인공지능 학습·추론 속도를 높여 주는 고성능 프로세서를 의미1한다.
홍콩 증시에서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HK:0981)가 4% 급등했다. 화홍반도체(HK:1347)는 4.5% 올라 종가 기준 7거래일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선전 증시에서 나우라테크놀로지(SZ:002371)는 2% 상승했다.
중국은 ‘제14차 5개년 계획’ 이후 반도체 자급률 70% 달성을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 미국 정부가 2022년부터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를 한층 강화하자, 중국은 국산 공급망을 키우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이번 H20 배제 권고 역시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엔비디아는 미국 수출통제 규정을 충족하기 위해 H20·L20·L2 등 ‘수출규제 대응형’ 제품군을 설계했다. 하지만 중국 관영 매체는 최근 H20의 보안성·성능 저하를 문제 삼으며 “국가 핵심 인프라에 부적합하다”는 논조를 이어 왔다. 엔비디아 측은 “해당 지적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전문가 해설2
① 국산화 수혜 – 국유 기업이 먼저 미국산 칩을 제외하면, 민간 빅테크 기업도 정부 눈치를 볼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SMIC·화홍·나우라 등 국내 팹·장비·소재 업체의 장기적 실적 가시성을 높인다.
② 미·중 기술 패권 – 미국은 ‘첨단 AI 칩’ 정의를 수시로 개정하며 규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중국이 H20조차 제한한다면, 결국 더 낮은 사양의 미국 칩도 단계적으로 디러프팅(decoupling)될 수 있다.
③ 시장 변동성 – 단기적으로는 대체 공급 공백과 성능 한계가 나타날 수 있지만, 중국 정부의 보조금·세제 혜택이 확대될 공산이 크다.
“자국 공급망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단기적 비용이 늘어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기술 주권 확보 효과가 더 크다” – 상하이 소재 반도체 컨설팅사 관계자
1) AI 가속기: GPU·ASIC·FPGA 등 범용 CPU보다 병렬 연산에 특화된 칩.
2) 본 해설은 기사의 주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기자 개인 분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