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ZIM 주가, 사모화 기대감에 급등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 ZIM 인티그레이티드 시핑 서비스(뉴욕증권거래소: ZIM)가 프리마켓(정규장 개장 전 거래)에서 20% 이상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는 최고경영자(CEO) 엘리 글릭만(Eli Glickman)을 중심으로 한 경영진이 회사를 비상장(사모화) 형태로 전환하기 위해 인수 제안을 진행 중이라는 현지 보도 때문으로 풀이된다.
2025년 8월 11일, 이스라엘 경제 전문지 칼칼리스트(Calcalist)와 이를 인용한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글릭만 CEO는 다섯 명의 고위 경영진 그리고 이스라엘 사업가 라미 웅가(Rami Ungar)와 함께 ZIM을 인수해 상장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해당 제안은 기업가치를 최대 24억 달러로 평가해 전 거래일 기준 시가총액 약 18억 7,000만 달러보다 약 28% 높은 프리미엄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거래가 성사된다면, 최근 몇 년간 운임 변동과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주가 변동성을 겪어 온 ZIM이 공모 시장의 압박에서 벗어나 장기 전략 추진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 제안 주체와 배경
보도에 따르면, 글릭만 CEO를 포함한 내부 경영진 6명과 선박·자동차 유통 분야에서 영향력이 큰 웅가가 공동으로 자금을 조달해 기존 주주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칼칼리스트는 정보 출처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협상 초반 단계이며 정식 제안서는 아직 제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인수설은 글로벌 해운업계가 포스트 팬데믹 수요 조정과 적하 운임 하락이라는 이중 부담을 겪는 가운데 나와 더욱 주목된다. 특히 ZIM은 최근 홍해(레드 시) 항로에서 보안 문제가 제기됐음에도 노선을 유지해 상대적으로 높은 리스크를 감내해 왔다.
◆ 금융·시장적 의미
ZIM은 2021년 상장 이후 고배당 정책과 공격적 선박 확보 전략으로 투자자 관심을 받았으나, 2023년 하반기 이후 해상 운임 급락과 중동 지정학 리스크로 주가가 부진했다. 사모화가 이뤄질 경우, 회사는 공시 의무·단기 실적 압박에서 자유로워져 장기 선대 재편·친환경 선박 전환 같은 구조개혁에 자본을 집중할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컨테이너 해운은 변동성이 극심한 산업으로, 상장사로서 분기별 실적을 맞추기보다 비상장 상태에서 유연하게 선대 운용 전략을 수정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 평가한다. 다만 막대한 자금 조달이 필요해 레버리지(차입) 확대에 따른 재무 위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 프리마켓이란?
프리마켓은 미국 증권시장에서 정규장(현지 기준 09:30~16:00) 개장 전 체결되는 거래 시간을 의미한다. 거래량이 제한적이지만 장중 공시·속보에 민감하게 반응해 주가 변동성이 높다. 이번 사례처럼 사모화·M&A 뉴스가 나올 경우 투자자들은 정규장 개시 전에 가격을 재조정한다.
◆ 향후 관전 포인트
① 실제 공식 인수 제안서 제출 시기와 조건 ② 주요 주주(국부펀드·기관)의 입장 ③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등 규제 절차가 변수로 꼽힌다. 특히 ZIM의 본사가 이스라엘에 있지만, 주식은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어 미국 규제 환경에 따라 딜 구조가 수정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업계는 해운사 사모화 흐름이 확대될 경우, 동일 업종 다른 상장사도 유사 전략을 검토할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이는 결국 친환경 선박 투자를 위한 대규모 자본과 지정학 리스크 관리가 해운사의 핵심 의제가 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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