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O, 불확실한 산업 경기에서도 ‘독주(獨走)’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화물 운송기업 XPO(티커: XPO)가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시장 컨센서스를 또 한 번 웃돌며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2025년 11월 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XPO는 3분기 매출 21억1,000만 달러(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 조정 주당순이익과 영업이익 모두 증권사 전망치를 상회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미국 LTL(Less-Than-Truckload) 부문 매출은 12억6,000만 달러(0.3% 증가)를 기록했으며, 유럽 운송 부문은 8억5,700만 달러(6.7% 증가)로 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 등 주요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 효과를 확인했다.

① 수익성 개선 — Operating Ratio 150bp 하락
LTL 업계에서는 운영비용률(Operating Ratio, OR)이 100%에 가까울수록 비용 부담이 높음을 의미한다. XPO는 이번 분기 OR을 82.7%까지 낮추며 전년 대비 150bp1bp=0.01%p 개선됐다. 이는 미국 상위 3대 LTL 운송사 가운데 유일하게 분기별 개선을 달성한 사례로 기록됐다.
회사 측은 ▲화물 파손 감소 ▲정시 배송률 향상 등 서비스 품질 개선이 가격 인상 여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LTL 단위당 운임(Yield)은 5.9% 상승했는데, 이는 일평균 배송건수 3.5% 감소, 톤수 6.1% 감소라는 물동량 역풍을 상쇄하고도 남는 수준이다.
② AI 도입 — ‘사람 개입 최소화’로 수익 창출
이번 실적 발표에서 가장 주목받은 대목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생산성 혁신이다. 최고전략책임자 알리 파그리(Ali Faghri)는 인터뷰에서 “AI가 화물 이동 경로·차량 가동률·노동 배치 등을 실시간 최적화해 결정적인 비용 절감을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라인홀(line-haul) 네트워크 자동화가 대표 사례다. AI 알고리즘이 노선·차량·시간대 조합을 계산해 사람의 개입 없이 화물을 배분함으로써 저비용 고효율을 실현했다. 회사는 이 조치만으로도 연간 ‘수천만 달러’ 규모의 비용을 절감했으며, 저단위% 중반의 생산성 향상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AI는 ▲P&D(Pickup & Delivery) 스케줄링 ▲터미널 하역 인력 관리 ▲운임·저울 자동화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미 외주 라인홀 비중을 전년 동기 대비 770bp 줄여 사상 최저치 5.9%를 달성, 추가적인 이익 레버리지 여력을 확보했다.

“AI를 통한 네트워크 최적화는 이제 막 시작 단계다. 향후 2~3년간 생산성과 이익률을 계속 끌어올릴 동력이 될 것이다.” — 알리 파그리 CSO
③ 거시환경·업황 전망
제조업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운송·물류 업종은 대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XPO는 약세 국면에서도 이익 체질 개선에 성공하며 주가가 연초 대비 13% 상승했다. 동종 대형사 올드도미니언 프레이트라인(ODFL)과 사이어(SAIA)가 올해 내내 하락세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시장 전문가는 “제조업 회복 시점이 불확실하더라도 XPO가 확보한 서비스 품질·AI 경쟁력은 영업마진 확장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수요 반등이 본격화될 경우, 개선된 비용 구조 덕분에 레버리지 효과가 돋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④ 용어·배경 설명
LTL(Less-Than-Truckload) : 트럭 한 대를 가득 채우지 못하는 소량 화물을 여러 화주가 공동으로 싣고 운송하는 방식. 대형 트럭 1대 분량(FTL)과 달리 터미널 집하·분류 과정이 추가돼 네트워크 운영 효율이 중요하다.
Operating Ratio(OR) : 매출 대비 영업 비용 비율. 100% 미만이면 흑자, 수치가 낮을수록 수익성이 높다. 운송·철도 업계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⑤ 기자 시각
AI 도입은 단순 비용 절감을 넘어 물류 기업의 ‘핵심 가치제안’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특히 LTL처럼 화물 집하·분류·배차·배송 단계가 복잡한 사업 모델은 데이터-기반 의사결정의 효과가 극대화된다. XPO가 선제적으로 AI 인프라를 구축하며 학습 곡선을 선도한다면, 경기 회복 국면에서 EBIDTA 마진은 동종사 대비 가파르게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AI 프로젝트의 ROI(투자 수익률)가 분기마다 일정하게 드러나기는 어렵다. 노동조합 등 인적 리스크, 사이버 보안, 초기투자 상각 부담 역시 유의해야 한다. 그럼에도 연간 수천만 달러 절감이 이미 숫자로 확인됐다는 점은 ‘검증된 성장 동력’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결론적으로, 제조업 회복이 본격화될 경우 XPO는 탄탄한 네트워크·AI 운영 효율을 앞세워 주당순이익 고성장이 가능하다. 반대로 경기 둔화가 장기화되더라도 구조적 비용 우위 덕분에 견조한 방어력을 보여줄 것으로 판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