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에어인디아 보잉 787 참사 조사, ‘연료 스위치’ 조작한 기장에 초점

에어인디아 보잉 787 추락사고 조사, ‘기장 책임론’ 부상

에어인디아가 운항하던 보잉 787 드림라이너2025년 6월 치명적인 사고를 일으킨 이후, 조사 당국이 새롭게 확보한 정보가 기장의 행동에 주목하고 있다.

2025년 7월 16일, 인베스팅닷컴이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사고기를 분석한 블랙박스(비행기록장치) 대화록에는 기장이 두 엔진을 제어하는 연료 스위치‘컷오프(cut-off)’ 위치로 돌린 정황이 담겨 있다.

미국 연방 교통안전위원회(NTSB) 조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말을 토대로 한 WSJ 기사에 따르면, 당시 부기장은 활주로를 벗어난 직후 기장에게 “왜 연료 스위치를 차단 위치로 돌렸느냐”고 다급히 물었다. 부기장은 명백히 당황한 반면, 기장은 비교적 침착하게 대응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캡틴, 왜 스위치를 컷오프로 돌리셨습니까?” — 부기장*블랙박스 녹취록 중*

지난주 발표된 예비 조사 보고서 역시 스위치를 조작한 인물이 기장이라고 지목했다. 다만 이 보고서는 스위치 조작이 우발적 실수인지 고의적 결정인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엔진 연료 스위치 차단은 두 엔진의 동력을 동시에 꺼버려 기체 제어를 불가능하게 만든 주된 원인으로 파악된다. 인도 항공사고조사국(AAIB)이 주도하는 이번 조사는 영국 항공사고조사위원회(AAIB UK)와 미국 NTSB도 참여해 공동 진행 중이다.


사고기는 이륙 직후 기체 통제 능력을 상실한 채 주변 건물과 충돌해 탑승자 242명 중 241명이 사망했다. 지상에서도 19명이 추가로 목숨을 잃어 총 260명에 가까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전문 용어 해설

블랙박스란 ▲비행기록계(FDR)음성기록계(CVR)를 포함한 장치로, 비행 데이터와 조종실 대화를 저장한다. 사고 분석에서 사실 관계를 규명하는 가장 중요한 단서로 평가된다.

연료 스위치는 엔진으로 공급되는 연료 흐름을 제어하는 레버다. ‘컷오프’ 위치로 전환되면 연료 공급이 즉시 중단돼 엔진이 꺼진다. 통상 지상 정비나 비상 상황에서만 사용된다.

기장 판단에 대한 전문가 시각

항공안전 전문가들은 “동체가 이륙해 양력이 발생한 순간에 연료를 차단했다는 점 자체가 극히 비정상”이라며 “조종계 오류나 잘못된 체크리스트 수행 등 복합 요인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다만 블랙박스 대화에서 기장이 끝까지 침착함을 유지한 정황이 고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다는 해석도 나온다.

또 다른 전문가 그룹은 “사고 직전 조종실 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던 만큼, 부적절한 CRM(Crew Resource Management·승무원 자원관리) 문제로 확전될 개연성”을 지적했다.

보잉 측은 “조사 결과를 주의 깊게 지켜보며 관계 당국에 전폭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반복했다. 에어인디아도 “희생자와 유가족 지원”을 약속하며 공식 조사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향후 일정으로는 항공안전당국이 ▼추가 데이터 분석 ▼시뮬레이션 비행 ▼정밀 기체 검사 등을 거쳐 최종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기장의 형사책임 여부는 인도 사법당국의 결론에 달려 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이 기사는 WSJ·인베스팅닷컴 원문을 토대로 한 한국어 번역·해설 기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