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 Kellogg Co.(뉴욕증권거래소: K)가 2027년 12월 31일까지 자사 모든 시리얼 제품에서 합성 착색료를 완전히 제거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결정에는 한국 소비자에게도 익숙한 Froot Loops와 Apple Jacks 등 대표 브랜드가 모두 포함된다.
2025년 7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시간주 배틀크리크에 본사를 둔 WK 켈로그는 Red 40·Yellow 5와 같은 FD&C 색소를 단계적으로 없애는 로드맵을 공개하면서 미국 식품업계의 ‘청정 라벨(clean label)’ 전환 흐름에 본격적으로 동참했다.
회사는 이미 2026년부터 신규 출시 제품에는 합성 색소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2026~2027학년도에 공급될 학교 급식용 시리얼에서도 해당 성분을 제거하기로 했다. WK 켈로그 측은 “학령기 아동이 가장 먼저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WK 켈로그 전체 시리얼 매출의 85 %는 이미 FD&C 색소가 들어 있지 않은 제품에서 발생하고 있다. 회사는 또 “적색 3호(Red No. 3)는 수년 전부터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990년대 초 화장품에서의 적색 3호 사용을 금지한 이후, 식품에서도 안전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WK 켈로그는 보건복지부(HHS) 및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긴밀히 협력해 식품 색소 대체 솔루션을 공동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천연색소는 안정성과 비용 면에서 여전히 과제가 많은 만큼, 정부 부처와의 조율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제품 포트폴리오 재편도 가속화된다. 회사는 소비자가 선호하는 통곡물·식이섬유 함량을 늘리고 당분·나트륨 함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레시피를 개편해 왔다. WK 켈로그 측은 “더 단순하고 읽기 쉬운 성분표가 소비자 신뢰를 높인다”는 내부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합성 착색료(FD&C)란 무엇인가
FD&C는 Food, Drug & Cosmetic Act의 약자로, FDA가 승인한 식품·의약품·화장품용 합성 색소를 뜻한다. 숫자와 색상 이름(예: Red 40, Yellow 5)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발색이 뛰어나 가공식품에 널리 쓰였지만, 일부 색소가 알레르기 반응·과잉 행동 등 건강 우려와 관련 있다는 연구가 나오면서 글로벌 식품사들이 천연 대체색소로 전환하고 있다.
전문가 시각과 시장 파급 효과
“대형 시리얼 제조사가 합성 색소를 완전 퇴출하면 원재료 공급망 전반에 ‘도미노 효과’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 식품산업연구원 김채은 수석연구위원
업계 전문가들은 WK 켈로그의 결정이 곧 유럽·아시아 시장으로도 확산될 가능성을 주목한다. 이미 일부 국가에서는 소비자 단체의 압력과 정부 규제 강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글로벌 브랜드일수록 조기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식품 색소를 제조·공급하는 화학업체들은 생산 설비를 천연 색소 라인으로 전환해야 하는 투자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반면 원가 상승 요인은 단기적으로 제품 가격 인상 압력을 높일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츠(Markets & Markets)에 따르면 천연 색소 원료 비용은 합성 색소 대비 최대 3~5배까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이미지 개선과 규제 리스크 완화라는 이점이 더 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소비자 트렌드 역시 이번 발표의 중요한 배경이다. 미국·유럽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제로(無)첨가·클린 라벨’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국내 가공식품 시장에서 ‘무색소·무방부제’를 표방하는 제품군의 매출이 최근 3년간 연평균 17 % 성장했다.
향후 일정 및 과제
WK 켈로그는 2025~2026년 사이 제품별 파일럿 테스트를 단계적으로 실시해, 맛·색·식감 등 소비자 경험을 유지하면서도 천연색소를 안정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사과·당근·비트 등 식물성 색소 원료를 활용하지만, 공정·보관 과정에서 색이 바래거나 분리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또한 학교 급식 전용 제품군의 경우, 영양 기준이 엄격한 만큼 별도 연구개발(R&D) 라인을 운영한다. 영양 균형을 맞추면서도 천연색소를 안정화하는 기술이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식품안전센터(CFS)는 이번 조치를 “식품 안전성 개선에 있어 획기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업체가 자발적으로 취한 조치인 만큼 공적 규제와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종합적으로, WK 켈로그의 2027년 합성 착색료 완전 퇴출 계획은 글로벌 식품업계의 친환경·친건강 트렌드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공급망 재편, 원가 상승, 규제 변화 등 복합적 과제 속에서도 소비자 신뢰 확보라는 장기적 목표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