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F 설문조사: 무력 충돌 대신 경제적 대립이 최우선 위험으로 부상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경제적 대립(geoeconomic confrontation)과 그 파급 효과가 응답자들이 꼽은 최우선 위험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무력 충돌이 최우선 우려였던 기존 인식이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2026년 1월 14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설문조사는 전 세계 1,300명 이상 전문가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그 결과 관세 인상, 외국인 투자에 대한 규제 강화, 핵심 광물 등 자원에 대한 공급 통제 강화 등의 사례가 경제정책 수단이 협력의 기초가 아니라 무기화되는 상황으로 규정되어 지정학적·경제적 경쟁이 최상위 위험으로 집계되었다.

사디아 자히디(Saadia Zahidi), WEF 연례회의(다보스) 관리이사는 “(경제적 대립은) 경제 정책 수단이 본질적으로 무기가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자히디는 다보스 연례회의가 다음 주 개최될 예정이라며, 관세 상승과 외국인 투자 규제, 핵심 광물에 대한 통제 강화 등을 지정학적 경제 충돌(geoeconomic confrontation)의 구체적 사례로 제시했다. 또한 미국의 “America first”(미국 우선) 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무역 관세의 급증을 초래했고, 이는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을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기사 원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이와 연관지어 언급했다.

주목

설문조사 결과에서 환경 관련 위험의 단기 우려 순위는 하락했다. 극심한 기상 현상은 2위에서 4위로, 오염은 6위에서 9위로 각각 밀려났고, 지구 시스템의 중대한 변화(critical change to earth systems)와 생물다양성 손실은 각각 7계단, 5계단 하락했다. 그러나 설문 참여자들에게 장기(10년) 관점에서 우려를 물었을 때는 동일한 환경 문제가 상위 3위권에 재진입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의 부정적 결과에 대한 우려는 시간 축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단기(2년) 관점에서는 해당 위험을 30위로 평가했지만, 10년 관점에서는 5위로 올려 장기적 파급력에 대해 높은 우려를 표명했다.

WEF는 이번 연례 설문이 “학계, 기업, 정부, 국제기구, 시민사회 등에서 온 1,300명 이상 글로벌 리더와 전문가의 응답”을 바탕으로 작성됐다고 밝혔다. 설문 응답자들은 특히 AI 거버넌스의 부재가 일자리, 사회적 구조,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AI가 전쟁에서 무기로 사용되는 사례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장기 위험으로 지목했다. 자히디는 이 같은 점을 설문 결과의 핵심 발견으로 제시했다.


용어 설명(해설)

주목

중요 용어: 경제적 대립(geoeconomic confrontation)은 관세 부과, 투자 규제, 기술 및 자원에 대한 수출입 통제 등 경제정책 수단을 통해 상대국의 전략적 이익을 제약하거나 압박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 개념은 전통적 군사 충돌과 달리 경제적 도구를 외교·안보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포괄한다.

핵심 광물(critical minerals)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통신 장비 등 첨단 산업의 제조에 필수적이지만 공급이 특정 국가에 집중된 광물(예: 희토류 등)로서, 공급 차단 시 글로벌 산업 공급망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시장·경제적 영향 분석

이번 설문조사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다층적이다. 첫째, 경제적 대립의 부상은 관세와 수출통제 등 무역 장벽의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기적으로 글로벌 무역량 둔화와 생산비용 상승을 촉발할 수 있으며, 특히 핵심 광물 공급 통제는 관련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을 키워 특정 산업(예: 전기차·반도체·재생에너지)에서의 투자 위험프리미엄을 증가시킬 수 있다.

둘째, 투자 관점에서는 외국인 직접투자(FDI)에 대한 규제 강화와 투자 심리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신흥시장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촉진하며, 기업들은 공급선 다변화와 재고 확대, 국내 생산 전환(reshoring) 등 리스크 관리 비용 증가를 감수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셋째, 규제·정책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자산 가격은 섹터별로 분화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핵심 광물 보유국 및 대체 공급망을 확보한 기업은 상대적으로 방어적 성과를 보일 수 있으나,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비용 상승과 마진 압박에 취약하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환경 리스크(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손실)가 10년 관점에서 상위 위험으로 재부상했으므로 친환경 전환과 지속가능성 관련 투자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넷째, 인공지능 관련 위험이 단기보다 장기에서 크게 우려된다는 점은 AI 규제·거버넌스 강화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규제 불확실성과 윤리적·사회적 문제는 기술 채택의 속도와 양상을 조정할 것이며, 관련 기업과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촉발할 수 있다.


종합

2026년 WEF 설문 결과는 무력 충돌 중심의 전통적 위험 인식이 변화하고 있으며, 경제 수단을 통한 경쟁과 통제가 국가 간 긴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단기적 지표에서는 환경 리스크가 다소 하향 조정됐으나, 장기적 관점에서는 여전히 상위권을 차지해 정책·기업 전략 수립 시 단기적 충격 대응과 장기적 구조적 위험 관리를 병행해야 함을 강조한다. 다보스에서의 논의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각국 정부와 기업이 거버넌스·공급망 전략·기술 규제를 어떻게 설계할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