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알파벳(Alphabet Inc.)의 자율주행 로보택시 자회사 Waymo가 뉴욕시 교통국(NYC DOT)으로부터 자율주행차 시험운행을 위한 첫 번째 공식 허가(permitting)를 받았다. 이번 승인으로 Waymo는 한층 복잡한 도심 주행 환경에서 기술력을 검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2025년 8월 22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에릭 애덤스(Eric Adams) 뉴욕시장과 이다니스 로드리게스(Ydanis Rodriguez) 교통국장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Waymo가 맨해튼 일부 지역과 다운타운 브루클린 일대에서 제한된 수의 자율주행 차량을 시험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차량에는 항상 훈련된 안전 요원(trained specialist)이 동승해 돌발 상황 시 즉각 수동 운전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뉴욕주 법령은 자율주행 기술이 작동 중일 때 인간 운영자가 필히 탑승하며, 필요 시 차량 통제를 즉각 인수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이 규정은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교통 시스템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뉴욕시에서 보행자·자전거·대중교통 등 다층 교통흐름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평가된다.
■ ‘수동 데이터 수집’ 단계에서 ‘부분 자율주행’ 단계로
Waymo는 2021년 맨해튼 도심에서 차세대 센서(라이다·레이더·카메라)와 소프트웨어 고도화를 위한 수동 주행(manual driving)·데이터 수집을 진행했으며, 2025년 7월부터는 시험구간을 확대해왔다. 그러나 이번 허가 전까지는 완전 자율주행 모드를 사용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Waymo 차량은 허가 구간에서 시속 35마일(약 56㎞) 이하로 주행하면서 실시간 지도 업데이트, 교차로 복잡성 분석, 시내버스·택시와의 상호작용 등 고난도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게 된다. 회사 측은 “뉴욕 주행 데이터가 향후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의 경계조건(edge case) 대응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 로보택시 경쟁 구도 및 시장 파급효과
Waymo는 현재 샌프란시스코·피닉스·오스틴 등 미국 5대 도시에서 약 1,500대 규모의 로보택시를 운영하며 누적 1,000만 회 이상 승차 기록을 달성했다. 테슬라(Tesla Inc.)도 2025년 6월 텍사스 오스틴에서 제한적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 2025년 말까지 미국 인구 절반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시장조사기관 CB 인사이트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는 2030년 약 3,000억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뉴욕처럼 복잡한 도시권에서의 실증 사례는 투자자 및 규제당국의 신뢰 형성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
■ ‘로보택시(robotaxi)’ 용어 풀이*1
로보택시란 운전자가 필요 없는 완전자율주행 기반의 호출형 택시 서비스를 뜻하며, SAE(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가 규정한 자율주행 4~5단계 기술을 전제로 한다. 현재 Waymo와 크루즈(Cruise), 테슬라 등 선두 업체가 주행 데이터 축적을 통해 알고리즘 안전도를 끌어올리는 상황이다.
■ 기자 관전포인트
첫째, 뉴욕시는 교통신호 밀집도·보행자 흐름·공사 구간이 많아 ‘최악의 주행 환경’으로 불린다. Waymo가 이 무대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면, 기술 상업화 시점이 예정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둘째, 뉴욕시의 규제 프레임워크가 타 도시로 확산될 경우, 미국 전역의 자율주행 법·제도 표준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이는 투자·M&A 및 관련 인프라(차세대 통신·정밀지도) 시장에 직·간접 파급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 향후 일정 및 과제
Waymo는 안전 요원 데이터 피드백과 차량 센서 로그를 분석해 ▲돌발 보행자 개입 빈도 ▲신호 무시 차량 대응 시간 ▲우천·야간 환경 인지 정확도 등 50여 개 항목에서 기준치를 충족해야 한다. 기준치를 달성하면 무인(안전요원 미탑승) 주행 허가를 신청할 수 있으나, 뉴욕주 의회의 추가 입법 절차가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 주석
*1 SAE 자율주행 분류: 0단계(수동)~5단계(완전 자율). 4단계는 특정 조건에서 운전자 개입이 불필요한 수준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