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도 기반 임상단계 제약사인 Vyome Holdings(나스닥: HIND)가 8월 15일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 위치한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개장 종(ringing the opening bell)을 울리며 화려한 상장 데뷔를 알렸다. 이날 행사는 인도 독립기념일을 기념해 마련됐으며, 회사는 리셰이프 라이프사이언스(ReShape Lifesciences)와의 역합병(reverse merger)을 거쳐 신주 발행 없이 직접 상장되는 길을 택했다.
2025년 8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Vyome의 주가는 첫 거래일 종가 기준 13.15달러로 전일 대비 16%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 측은
“누구나 이제 전 세계 어디에서든 우리 여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는 크리슈나 굽타(Krishna Gupta) 회장의 발언처럼 글로벌 투자자 저변 확대에 의미를 두고 있다.
Vyome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1,000억 달러(약 134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면역·염증성 질환(immuno-inflammatory) 치료제 시장을 주력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 범주는 아토피, 건선, 류머티즘 관절염 등 면역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성 염증 질환을 아우르며, 최근 글로벌 제약사가 경쟁적으로 진입 중인 고성장 분야다.
역합병(reverse merger)은 기존 비상장 기업이 상장 폐쇄 위험이 없고 재무상태가 깔끔한 ‘공시 목적용 셸 기업(public shell)’을 인수하거나 합병해 빠르게 증시에 입성하는 방법이다. 굽타 회장은 이에 대해 “전통적 IPO보다 더 쉽고 효율적인 경로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버드 의대 부교수이자 공동 창업자인 실라디티야 센굽타(Shiladitya Sengupta)는 “미국과 인도 양국에 걸친 매우 깊은 혁신 파이프라인”을 회사의 최대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임상 단계 자산마다 향후 12~24개월 내 가치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구·개발(R&D)은 미국 보스턴 연구소와 인도 방갈로르 연구소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 미·인도 기술 협력의 전략적 가치
굽타 회장은 최근 미국·인도 간 무역 관세 분쟁과 러시아산 석유 수입 문제로 양국 관계가 냉각됐다는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양국이 혁신 분야에서 친구이자 협력자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이것이 시대를 규정할 파트너십”
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인도 태생 STEM 인재의 취업 비자 요건을 완화하고 있으며, 인도 정부 역시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으로 글로벌 바이오 인프라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 시너지 덕분에 Vyome은 신약 개발 속도와 비용 측면에서 양국의 장점을 모두 흡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개장 종(ringing the bell) 문화 설명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는 ‘개장 종’ 행사라는 전통이 있다. 새로 상장하는 기업 경영진이 무대에 올라 대형 버튼을 눌러 종을 울리면, 거래 시스템이 정식으로 개장된다는 의미가 방송된다. 이는 브랜드 노출 효과가 크기 때문에 스타트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상징적 이벤트로 여겨진다.
■ 면역·염증 치료제 시장이란?
면역·염증성 질환은 면역 체계의 과잉 반응이나 비정상적 신호 전달로 조직이 손상되고 만성 염증이 이어지는 질환군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건선, 크론병, 강직성 척추염 등이 포함된다. 최근에는 체내 특정 면역 단백질을 표적하는 모노클로널 항체 치료제와 JAK 억제제가 각광받고 있으며, 시장 규모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한다.
Vyome은 피부분야(dermatology)에서 출발해 전신 염증성 질환으로 적응증을 확장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임상 데이터가 축적되는 대로 기술 이전(Licensing-out)이나 공동개발(JV) 등 다양한 사업화 옵션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전문가 시각
바이오 벤처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역합병을 통한 상장은 공모가 변동성은 낮추지만 유동성 확보가 과제”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상장 첫날 주가가 16% 하락했지만 시가총액이 여전히 4억 달러를 웃돈다. 이는 초기 임상 단계 기업치고는 높은 밸류에이션이어서 향후 데이터 공개가 주가 변동성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인베스팅닷컴은 “향후 2년 내 임상 2상(Phase II) 결과 발표가 최대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성과가 긍정적으로 입증된다면, 다양한 글로벌 제약사와의 전략적 제휴 가능성도 열려 있다.
■ 결론
Vyome Holdings는 미국과 인도를 잇는 R&D 네트워크, 그리고 역합병으로 확보한 자본 시장 접근성을 무기로 1,000억 달러 규모 면역·염증 치료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양국 간 외교·통상 환경이 다소 유동적이지만, 회사 측은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협력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는 확고한 신념을 드러냈다. 투자자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발표될 임상 중간 데이터와 자금 조달 계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