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guard Russell 1000 Value ETF(VONV)에 주간 기준 4억 1,850만 달러 규모의 대규모 자금이 순유입되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해당 ETF는 미국 대형 가치주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지난주 대비 발행 유닛(unit) 수가 3.3% 증가해 1억 4,750만 3,299개에서 1억 5,240만 3,299개로 늘어났다.
2025년 8월 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유입 규모는 최근 몇 달간 거래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관측된 흐름 중 가장 두드러진 사례 중 하나로 평가된다. 특히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 개선과 맞물려 가치주에 대한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TF Channel 데이터에 따르면, VONV의 대표 편입 종목인 블랙록(BLK) 주가는 당일 약 0.9% 상승했고,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TMO)은 0.2% 하락, 프로그레시브(PGR)는 0.8% 상승했다. 이는 ETF 유입이 개별 종목에도 단기적 유동성을 제공했음을 시사한다.
차트가 보여주듯 52주 최저가는 71.684달러, 52주 최고가는 87.97달러이며, 현재가는 85.88달러로 200일 이동평균선을 상회하고 있다. 200일 이동평균선(Main Moving Average)은 중·장기 추세를 가늠하는 핵심 기술적 지표로, 가격이 이를 상회할 경우 상승 추세가 유지되고 있음을 뜻한다.
“ETF의 유닛 증가는 실제로 기초자산 매수로 이어지기 때문에, 단순한 패시브 자금 이동이더라도 개별 종목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TF 메커니즘 상 1유닛(Un-it)은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펀드 지분 증서를 의미한다. ETF 운용사가 창출(create) 또는 소각(redeem) 과정을 통해 유닛 수를 조정하면, 그만큼 기초자산 매매가 발생해 시장 유동성을 촉진한다.
ETFs란? ETF(Exchange Traded Fund)는 주식처럼 거래되면서도 여러 자산을 묶어 분산투자 효과를 제공하는 금융상품이다. 투자자가 ETF를 매수하면, 실질적으로는 ETF가 보유한 전 종목 바스켓에 대한 간접 지분을 취득하는 셈이다. 이번처럼 유닛 수가 급증하면 운용사는 새로 발행된 유닛에 상응하는 주식을 장내에서 사들여야 하므로, 유입 규모가 클수록 수급 왜곡이 단기에 발생할 수 있다.
블랙록·써모 피셔·프로그레시브 각각은 금융·헬스케어·보험 업종 대표 종목으로, 지수 내 비중이 높다. 따라서 대규모 자금 유입은 이들 섹터 전반의 밸류에이션에도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한다. 특히 블랙록은 자산운용 업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해당 종목 수급 변화를 통해 글로벌 리스크 선호도까지 가늠할 수 있다는 평가다.
시장 전문가들은 장기 금리 안정과 경기 연착륙 기대가 맞물리면서 가치주 인기가 재부상했다고 해석한다. 성장주를 대표하는 나스닥 종합지수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사이,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된 대형 가치주 위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VONV는 1000개가 넘는 종목을 편입해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을 완화시키는 구조적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매력 요소로 꼽힌다.
기자의 시각으로 볼 때, 이번 유입은 단기적 기술적 반등을 넘어 패시브 자금의 섹터 로테이션이 본격화됐음을 시사한다. 다만 85달러 중반대 가격이 52주 고점(87.97달러)에 근접해 있는 만큼, 추가 상승에는 실적 모멘텀과 매크로 환경 안정이라는 두 가지 조건이 병행돼야 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200일 이동평균선과 유입 규모를 동시에 모니터링하며, 포트폴리오 내 가치·성장 비중 재조정 시점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ETF 편입 비중이 높은 대형주일수록 시장 전체 방향성에 대한 민감도가 크므로, 재료 노출 여부와 함께 종목별 리스크 관리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이번 사례는 ETF가 시장 유동성의 중추적 채널로 자리 잡았음을 재확인시켜 준다. 단순 지수 추종 상품이라도 대규모 자금이 이동하면, 해당 섹터에 판도 변화를 촉발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향후 Fed 통화정책 방향과 기업 실적 시즌이 맞물려 ETF 흐름이 어떻게 재편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