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quis Banking Group, 2025년 상반기 실적 발표
영국의 특화 소매금융사 Vanquis Banking Group PLC(런던증권거래소: VANQ)가 2025년 상반기에 두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전환 작업의 가시적 성과를 입증했다. 발표 직후 주가는 장 초반에만 9.9%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2025년 8월 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Vanquis는 6월 30일로 마감된 6개월 동안 법인세 차감 전 이익(Pre-Tax Profit) 620만 파운드(약 105억 원)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4,610만 파운드 적자에서 극적으로 반등했다. 이는 지난해 초부터 추진해 온 비용 절감, 신용 심사 강화, 기술 플랫폼 개선 등 포괄적 전환(Transformation) 프로그램이 효과를 발휘했음을 시사한다.
같은 기간 Vanquis의 유형자본수익률(Return on Tangible Equity)은 3.1%로 개선됐고, 총 고객이자수익 잔고(Gross Customer Interest-Earning Balances)는 전년 대비 7% 증가한 24억 6000만 파운드로 집계됐다. 여기서 이자수익 잔고란 ※은행이 고객에게 대출해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총 채권 규모를 의미한다.
경영진 발언 및 비용 구조 개선
“우리는 견조한 신용 품질과 엄격한 비용 통제를 바탕으로, 전략적 변혁 계획을 확실히 이행하고 있다.” — Ian McLaughlin, Vanquis 최고경영자(CEO)
McLaughlin CEO는 핵심 디지털 플랫폼인 Gateway 프로젝트가 일정에 맞춰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Gateway는 대출·카드·저축 상품을 하나의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으로 통합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데이터 기반 리스크 평가를 고도화하는 기술 프로그램이다.
상반기 법인세·감가상각 전 비용 대비 수익 비율(Cost-Income Ratio)은 62.5%로 전년 대비 5.3%p 개선됐다. 총 1500만 파운드의 전환 비용 절감 효과와 민원 관련 비용(Complaint Costs)이 36% 줄어든 점이 주효했다. 영국 은행권 평균(약 60%대 중반)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Vanquis의 과거 70%대를 고려하면 의미 있는 하락으로 평가된다.
규제 리스크 완화와 안정적 자본 비율
최근 영국 대법원의 자동차 금융 디스크레셔너리 커미션 사건Johnson 판결과 관련해, Vanquis는 해당 수수료 체계에 참여하지 않았음을 명확히 밝혔다. 회사 측은 “당사의 커미션 공시는 Johnson 사건에서 문제로 지적된 불공정 관행보다 훨씬 투명했다”고 강조했다.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은 366%로 규제 기준(100%)을 크게 상회했고, 보통주자본비율(Common Equity Tier 1, CET1)도 18.5%를 기록해 영국 금융감독청(FCA)의 권고 한도(11~13% 수준)를 넉넉히 웃돌았다. CET1은 은행이 가장 손쉽게 손실 흡수에 쓸 수 있는 자본 비율로, 높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우수함을 의미한다.
금융 용어 해설전문가 시각
Coverage Ratio(유동성 커버리지 비율): 30일간 순현금유출액 대비 고품질 유동자산 비율로, 100% 이상이면 단기간 유동성 위기에 버틸 수 있음을 뜻한다.
Tier 1 Capital Ratio(보통주자본비율): 위험가중자산 대비 보통주자본 비율로,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바젤Ⅲ 규제의 핵심 지표다. 글로벌 대형은행 평균이 14~15% 수준임을 감안하면 Vanquis의 18.5%는 상당히 높은 수치다.
이러한 지표 개선은 Vanquis가 비우량 신용자(서브프라임) 중심의 신용카드·소액대출 사업을 영위하면서도 리스크 관리 체계를 한층 고도화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Gateway 도입으로 고객 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 기반 여신 심사 기능이 강화돼 연체율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시장 평가와 향후 전망
주가가 하루 만에 10% 가까이 급등한 것은 기관투자자들이 Vanquis의 중장기 실적 회복 가능성을 재평가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단, CEO가 언급했듯 비용 구조가 안정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추가적인 시스템 투자와 규제 이슈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다. 향후 Gateway 완전 구축 시점인 2026년 말까지 디지털 전환 투자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금리 환경이 여전히 고금리 국면에 머무르는 가운데, 취약 차주(고위험 고객)의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잠재적 리스크다. 반면 고금리는 카드·대출금리 마진을 높여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Vanquis의 리스크 관리 능력과 자본 완충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함을 보여준다.
전문가 의견
시장 컨설턴트들은 “Vanquis의 3.1% Tangible Equity 수익률은 아직 영국 주요 시중은행(10% 이상) 평균에 못 미치지만, 두 분기 연속 흑자로 추세 반전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평가한다. 또한 LCR·CET1이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는 점에서 추가 충당금 설정이나 배당 재개 여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소매금융 특성상 규제 변화와 소비자 보호 이슈에 상시 노출돼 있어 불확실성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공존한다.
향후 실적은 4분기에 예정된 연체율 공시와 Gateway 1단계 완료 여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 리스크 모델과 오픈뱅킹 데이터를 활용한 고객별 한도 조정이 예정돼 있어, 해당 기능이 본격 가동되면 대손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종합적으로 볼 때 Vanquis Banking Group은 재무·규제 측면에서 우호적 지위를 확보했으나, 전환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는 시장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불가피하다. 투자자들은 비용 효율화 속도와 디지털 플랫폼 성과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