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 패셀 서비스(UPS)(United Parcel Service)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감소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중국발 저가 화물에 적용된 새로운 ‘디 미니미스(de minimis)’ 관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수요 위축을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2025년 7월 29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UPS는 6월 30일로 마감된 2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1.55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1.79달러에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매출도 함께 감소했으나, 구체적인 총매출 규모는 이날 자료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디 미니미스’ 관세란 무엇인가
디 미니미스 관세는 ‘소액·경미’(라틴어 ‘de minimis’∙사소한 것)의 의미를 담고 있다. 미국 세관은 일정 금액 이하(현재 800달러)로 해외에서 배송되는 물품에 대해 관세를 면제해 왔다. 그러나 최근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중국발 저가 화물에 대해 특정 품목·가격대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업계에서는 “낮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타격을 받는 동시에, 물류사도 배송 물량 감소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UPS 역시 이러한 환경 변화를 실적 악화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추가 비용을 우려해 중국 판매자 대신 미국 내 또는 다른 국가 판매자로 눈길을 돌리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 리스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우며 다수의 무역협정을 재협상하거나 관세를 부과해 왔다. UPS는 “관세·비관세 장벽의 확대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 모두가 보복 관세를 주고받는 상황에서 국경 간 전자상거래의 성장세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경고했다.
“무역정책의 예측 불가능성이 고객 기업의 운송 계획을 지연시키고 있으며, 이는 곧 물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 UPS 재무담당 임원
UPS는 대형 고객사를 중심으로 예약 물량 감소 및 운임 조정 압박을 동시에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 세부 분석·전망
UPS는 이번 분기 주당 1.55달러의 조정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와 가까웠으나, 전년 대비 13.4% 하락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항공·지상 운송 네트워크의 고정비가 높은 UPS 구조상, 물량이 줄어들면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물동량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지속적인 환율 변동과 관세 분쟁이 해소되지 않는 한, UPS의 단기 실적 모멘텀이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시장·투자자 반응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UPS의 실적 감소는 예상됐던 범위”라면서도, “일부 투자자는 온라인 소비 성수기인 연말 준비가 탄력적으로 진행되는지 여부를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동시에 경쟁사인 페덱스(FedEx)와 DHL 역시 유사한 관세·무역 리스크에 노출돼 있어, 업계 전반이 ‘상황 관망 모드’에 들어갔다고 평가된다.
주가 반응 측면에서는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장전거래에서 일부 투자자가 실적 발표 후 물량을 정리하며 주가가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법·제도 변화가 업계에 미칠 파장
무역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정부 규제·관세 정책 변화에 대한 민첩한 대응이 필수다. UPS뿐 아니라 글로벌 물류기업 전반이 공급망 재편 전략을 가속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합리화와 원산지 규칙 간소화 등이 동반돼야만 물류비 절감 효과가 실질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친환경 배송 솔루션, 무인 배송 드론, 자율주행 배송 트럭 등도 비용 효율성 개선과 위험 분산을 위한 핵심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UPS는 이미 전기차·수소연료 배달 차량을 일부 노선에 적용하고 있으나, 대규모 전환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 진단 및 기자 관전평
물류업계는 매크로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 관세·정치 리스크가 촘촘히 얽히면, 실적 방향성을 단기간에 반전시키기 어렵다. 핵심 변수는 두 가지다. 첫째,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협상 테이블에서 관세 완화 혹은 협력 확대와 같은 가시적 진전이 나올지다. 둘째, 소비자 심리가 금리·물가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재차 회복할 수 있을지다.
현재 UPS는 ‘비용 관리’와 ‘고부가가치 물류 서비스 확장’에 무게를 두는 전략을 채택했다. 그러나 시장은 ‘구조적 성장 둔화’ 우려 속에 실행 속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본 기자는 “단기적으로는 실적 변동성이 이어지겠지만,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기술 투자 역량이 장기 가치를 지탱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결국 UPS가 다시 성장 궤도에 진입하려면, 무역정책 리스크의 완화와 더불어 제품·서비스 다각화가 병행돼야 한다. 관세 변수가 고착화된다면, UPS 또한 물류 거점 재배치와 서비스 구조 혁신으로 ‘포스트 글로벌라이제이션’ 시대에 적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