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환불을 목적으로 반품되는 소매 품목 중 거의 10분의 1 가량이 사기로 분류된다고 UPS 소유의 리버스 로지스틱스(reverse logistics) 회사가 밝혔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소매업체들이 직면한 $76.5억 달러(약 765억 달러로 표기된 문제) 규모의 손실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2025년 12월 18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UPS가 소유한 박스가 필요 없는 반품 처리 전문업체인 Happy Returns는 이번 연말 시즌에 자사의 AI 사기 탐지 도구인 Return Vision을 일부 고객사와 함께 시험 운영하고 있다. 시험에 참여하는 의류 업체로는 에버레인(Everlane), 리볼브(Revolve), 언더아머(Under Armour) 등이 포함된다.
Happy Returns의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소비(David Sobie)는 로이터와의 현장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해당 회사는 로스앤젤레스 인근 허브를 중심으로 운영하며, 소비자들이 반품을 위해 들르는 현장 지점과 중앙 처리 허브를 잇는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
반품 사기(return fraud)는 소비자가 환불을 신청한 뒤 실제로는 가치가 낮은 다른 물건, 예컨대 싸구려 모조품 등을 되돌려 보내어 재판매가 불가능하게 하고 환불을 받는 수법을 말한다. Happy Returns는 이런 사기 행위를 AI로 선별한 뒤 사람의 최종 심사를 통해 환불을 보류하거나 거부하는 절차를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구조와 이용 방식
Happy Returns는 박스와 송장 없이 반품을 처리하는 서비스를 전문으로 한다. 소비자는 울타뷰티(Ulta Beauty), 스테이플스(Staples), 또는 UPS 매장 등 전국 약 8,000여 개의 이른바 ‘반품 바(returns bars)’에 원치 않는 상품을 들고가면, 해당 지점의 직원이 상품을 스캔하고 봉투에 담아 라벨링한 뒤 대형 박스에 합류시켜 매일 처리 허브로 운송한다. 이 과정은 소매업체에 시간과 비용을 절감해주며, 소비자와 사기범 모두에게 간편하고 즉시 환불이 가능한 점 때문에 매력적이다.
Return Vision의 시험 운영은 11월 초에 시작되었고, 소비는 추가 소매업체들이 이번 연말 반품 물량이 집중되는 시기에 도구를 도입해 시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영향과 사례
에버레인의 물류 및 이행 담당 이사인 짐 그린(Jim Green)은 반품이 이미 수익성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반품과 관련된 운송비, 재판매를 위한 상품 정비 비용, 재입고 비용 등이 누적된다고 말했다. 그는 에버레인의 미국 내 온라인 반품 가운데 85%가 Happy Returns의 대면 반납 및 통합 네트워크로 처리된다고 밝혔으며,
“실제 물건을 돌려받지 못하는 것은 이중의 타격이다. 우리만 해도 연간 수십만 달러의 손실”
이라고 설명했다.
언더아머 측은 언급을 거부했고, 리볼브는 응답하지 않았다.
Happy Returns와 전국소매연맹(NRF, National Retail Federation)이 공동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2025년에는 약 $849.9억 달러어치의 소매 상품이 반품될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전체 매출의 약 15.8%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약 9%가 사기성 반품으로 추정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참고로 $76.5억 달러라는 수치는 이 9% 추정치와 연관된 손실 규모와 일치한다.
경쟁사 동향
UPS의 경쟁사인 아마존(Amazon.com)과 페덱스(FedEx)도 박스 없는 반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 우정국(USPS)도 점진적으로 서비스를 도입 중이다. 아마존은 자사 반품 서비스에서도 잠재적 위험 반품을 식별하기 위해 자동화 도구와 물리적 검사를 활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페덱스는 즉각적인 논평을 제공하지 않았다.
다수의 대형 컨설팅 회사들이 경영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생성형 AI(generative AI)가 궁극적으로 비즈니스를 변혁할 것이라고 믿지만 도입 속도에 대해서는 재검토하고 있다고 최근 로이터는 보도했다. Happy Returns/NRF 설문 응답 소매업자 중 85%는 사기를 식별·대응하기 위해 AI 또는 머신러닝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 결과는 혼재되어 있다고 답했다.
도구의 한계
Happy Returns 경영진은 자사의 AI 프로그램이 잘못된 물품이 반품되는 경우를 식별하는 데만 도움을 준다고 명확히 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착용하거나 손상시킨 물건을 반품하는 이른바 wardrobing(착용 후 반품)과 같은 문제는 해당 도구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작동 방식(How it Works)
회사는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반품을 시작하는 순간 Return Vision이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도구는 다음과 같은 항목을 플래그한다: 배송 전이나 배송 직후에 시작된 반품, 다수의 연계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는 고객의 반품, 이전에 의심스러운 활동에 연루된 개인의 반품 등.
반품 바의 직원들은 불필요한 물건을 Happy Returns 시스템에 스캔할 때 반품되어야 할 품목의 사진을 볼 수 있어 명백한 불일치는 거부할 수 있다. CEO 소비는 “때로는 인간이 반품된 물품과 구매된 물품 간의 미세한 차이를 항상 포착하지 못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반품들이 캘리포니아, 펜실베이니아, 미시시피의 Happy Returns 허브에 도착하면, 인간 감사관들이 플래그된 패키지를 개봉해 사진을 촬영한다. 이 사진은 AI 도구에 다시 입력되어 반품에서 기대되는 상품의 이미지 및 기타 정보와 비교된다. 이후 인간 팀이 AI의 평가를 검토하고 최종 판단을 내린다.
그린은 “만약 $300 짜리 부츠를 반품하러 와서 더럽고 낡은 운동화를 들고 나온다면 그 즉시 적발되어야 한다. Return Vision은 눈에 띄지 않는 사례들에 추가적인 보호층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Happy Returns 네트워크에서 도구가 고확률 사기로 분류하는 반품은 1% 미만이며, 그 중 약 10%만이 최종적으로 사기로 확인된다고 회사는 밝혔다. 각 사기의 평균 가치는 약 $261이다.
Happy Returns의 최고운영책임자(COO) 후안 에르난데즈-캄포스(Juan Hernandez-Campos)는 사기범들이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어 이 도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쁜 행위자들은 적응한다. 우리도 적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용어 설명
리버스 로지스틱스(reverse logistics): 소비자에게서 판매자 쪽으로 물품이 되돌아오는 흐름을 관리하는 물류 활동으로, 반품 수거, 검사, 재포장, 재판매 또는 폐기까지의 전체 과정을 포함한다. 이 과정은 통상 판매(순방향) 물류와는 다른 비용 구조와 운영 복잡성을 수반한다.
박스리스(boxless) 반품 서비스: 소비자가 판매자가 제공한 원래의 포장(박스, 송장)을 준비하지 않고도 물품을 반품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이다. 매장에서 스캔·포장·집계 과정을 거쳐 중앙 허브로 운송되므로 소비자는 별도의 포장이나 라벨링 작업을 할 필요가 없다.
워드로빙(wardrobing): 의류 등 상품을 구매한 뒤 일시적으로 착용하거나 사용한 뒤 반품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는 제품의 가치 손상으로 이어져 소매업체에 비용 부담을 준다. 현재 AI 도구는 이러한 유형의 반품을 판별하는 데 한계가 있다.
경제적·업계적 시사점
본 기사에 제시된 수치들을 종합하면, 2025년 기준으로 반품 총액 약 $849.9억 달러의 약 9%인 $76.5억 달러가 사기성 반품으로 추정된다. 이는 소매업체의 마진을 압박하며, 반품 처리 비용(운송, 검사, 재포장, 재고관리)과 결합해 연간 막대한 비용을 초래한다. AI 기반의 사기 탐지 기술은 이러한 비용의 일부를 직접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예컨대, 만약 AI 도구가 현재보다 더 높은 비율로 사기 반품을 식별해 환불을 보류하거나 거부할 수 있다면, 소매업체들의 총 손실은 수억~수십억 달러 규모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다만 현재 회사가 밝힌 바와 같이 실제로 도구가 플래그하는 사례는 전체 반품의 1% 미만이며, 플래그된 항목의 약 10%만이 최종적으로 사기로 판정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탐지 정확도 향상과 오탐(false positive) 감소를 병행하는 기술 개선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AI의 도입이 반품 프로세스의 자동화를 촉진해 운영 효율을 개선하고, 반품 관련 인건비와 처리 시간 단축을 가져올 수 있다. 반면, 소비자 경험 측면에서는 과도한 자동화에 따른 오심(誤審)으로 정당한 반품이 지연되거나 거부될 경우 브랜드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기술 도입 시 인간 심사와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점이 부각된다.
결론
연말 반품 물량이 집중되는 시기에 Happy Returns의 Return Vision 같은 AI 기반 사기 탐지 기술은 소매업체의 손실을 완화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다만 현재 공개된 수치와 운영 방식은 이 기술이 제한적으로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기술 정확도 개선, 인간 감사와의 협업 강화, 워드로빙 등 비가시적 손실 대응 방안의 보완이 병행될 때 실질적인 비용 절감과 고객 신뢰 유지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