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티커: PSKY) 주가가 상장 엿새 만에 37% 급등하며 S&P500 지수 내 하루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월가에서는 이를 두고 ‘모멘텀에 열광하는 개인투자자(소위 모멘텀 군단)’의 대거 유입과 쇼트 스퀴즈가 겹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5년 8월 14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빌슨(Don Bilson) 고든해스켓 이벤트드리븐 리서치 헤드는 “파라마운트 글로벌과 스카이댄스 미디어 합병 후 남겨진 공개지분(퍼블릭 스텁)이 개인투자자들의 놀이터가 됐다”면서 “고작 엿새 만에 ‘고난도 거래꾼(goons)’이 주도권을 잡았다”고 지적했다.
“샤리 레드스톤, 데이비드 엘리슨, 그리고 옛 파라마운트 이사회는 이 같은 구조가 낳을 결과를 알면서도 남은 지분을 방치했다. 그 덕분에 지금 PSKY는 ‘공식 인증 밈 주식’이 됐다.” — 도널드 빌슨
UFC 7년 7.7억 달러 독점 중계권 계약이 불씨
주가 급등의 직접적 촉매는 8월 12일(현지시간) 발표된 UFC(얼티밋 파이팅 챔피언십) 미국 중계권 계약이다. 파라마운트는 TKO 그룹으로부터 향후 7년 동안(2026~2032) 총 77억 달러를 지급하고 미국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UFC 최고경영자 다나 화이트는 “백악관 남쪽 잔디밭(South Lawn)에서 케이지 파이트를 여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기대감을 부추겼다.
해당 발표 이후,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는 UFC 브랜드 결합 효과에 베팅하려는 ‘밈 투자’ 열풍이 번졌다. 동시에 공매도 세력이 큰 폭으로 포지션을 축소하면서 쇼트 스퀴즈 현상이 가속화됐다.
용어 해설: 모멘텀 군단·쇼트 스퀴즈
모멘텀 투자자(모멘텀 군단)란 단기간 급등·급락 종목을 추적해 흐름을 타고 진입·이탈하는 개인 또는 알고리즘 트레이더를 말한다. 이들은 펀더멘털보다는 가격 추세에 집중해 대량 주문을 넣기 때문에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다.
쇼트 스퀴즈는 공매도 잔고가 많은 종목에서 갑작스러운 상승세가 발생할 때,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헤지펀드 등이 주식을 되사며 추가 매수 압력을 만드는 현상이다. 이번 PSKY의 경우, 팩트셋 집계 기준 유통주식수(플로트)의 15%가 공매도 물량으로 잡혀 있어 스퀴즈 위험이 컸다.
유통주식 축소가 변동성 확대… “장난칠 여지 커졌다”
빌슨은 “합병이 마무리되면서 PSKY 유통주식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공급이 좁아진 시장에서 작은 수급 충격이 주가를 극단으로 몰고 간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유통량이 적을수록 매수세가 집중될 때 주가 변동폭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그는 “이런 환경은 모멘텀 트레이더에게 완벽한 놀이터”라며 “주가가 단기에 과열될수록 리스크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급등 뒤 숨 고르기… 14일 장 초반 -6% 조정
PSKY는 13일 37% 급등 후 14일 뉴욕 증시 장 초반 6%가량 하락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월가 트레이더들은 “밈 주식 특성상 가격 변동이 롤러코스터처럼 반복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시장 참여자들은 ▷UFC 중계권 계약이 장기적으로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할지 ▷밈 열풍이 단기에 그칠지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소매투자자 비중이 높아진 상황에서 리스크 프리미엄을 어떻게 평가할지가 향후 주가 향방의 관건으로 거론된다.
전문가 시각: “콘텐츠·스포츠 베팅의 양날의 검”
콘텐츠 산업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UFC는 Z세대를 비롯한 젊은 층의 충성도가 높아 스트리밍 가입자 유입에 순기능을 할 수 있다”면서도 “77억 달러 규모 투자금 대비 ROI(투자수익률)를 충족하려면 단순 중계 의존에서 나아가 부가 수익모델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밈 열풍에 기대 주가가 선반영될 경우, 실적이 이를 따라가지 못할 때 급락 리스크가 불거질 가능성도 지적됐다. 애널리스트들은 “단기 트레이딩 수요가 소진될 때를 대비해 펀더멘털 지표·현금흐름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론 및 전망
PSKY의 사례는 합병 후 잔여지분·콘텐츠 독점 계약·소셜 미디어 트렌드가 맞물리면 얼마나 빠르게 ‘밈 주식’으로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향후 2~3분기 실적 발표가 UFC 계약 효과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 모멘텀 매수세가 이탈하면서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여지가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단기 가격 탄력성에만 주목하기보다, UFC 콘텐츠가 스트리밍·광고·부가 사업으로 이어질지 여부를 냉철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