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가 프랑스 반도체 웨이퍼 전문업체 Soitec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하고, 12개월 목표주가를 80유로에서 26유로로 크게 낮췄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또 한 차례의 부진한 실적과 함께 회사의 장기 펀더멘털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관련 내용은 월요일(현지시각) 자 애널리스트 노트에 담겼다.
2025년 11월 2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UBS는 Soitec의 단기적인 경기 반등 가능성을 여전히 인정하면서도, 구조적 압력 징후가 누적되며 회복 경로에 대한 신뢰도가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UBS는 해당 노트에서 “또 하나의 기대에 못 미친 실적이 나온 뒤 투자의견을 조정한다”고 밝히며, 단순한 사이클 요인 외에 구조적 변화가 향후 퍼포먼스의 상단을 제약할 위험을 지목했다.
모바일 부문에선 Soitec이 지난 5년 동안 연평균성장률(CAGR)주1 -2%를 기록하며 경쟁사인 Qorvo와 Skyworks가 각각 +2% CAGR을 보인 것과 대비되는 지속적 언더퍼폼이 확인됐다고 UBS는 전했다. 여기에 다이 슈링크(die shrink)와 모듈 효율 개선이 겹치며 RF-SOI주2 성장세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GlobalWafers와의 10년 간 상호 라이선싱(cross-licensing) 계약이 2025년 7월 종료되는 점도 리스크다. Soitec의 Smart Cut주3 공정 없이도 SOI(Silicon-On-Insulator) 웨이퍼를 생산하려는 새로운 경쟁자 출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며, 이는 경영진 코멘트를 인용한 내용이라고 UBS는 밝혔다.
또한 회계연도 2Q26에는 실리콘 카바이드(SiC) 자산에 대해 4,100만 유로(€41m) 규모의 손상차손(impairment)이 인식됐다. UBS는 중국 단결정 SiC(mono-SiC) 업체들의 경쟁이 심화된 것이 촉발 요인이며, 이로 인해 장기 전망에 추가 하방 압력이 더해졌다고 지적했다.
UBS는 현 시점에서 SiC 관련 사업부문은 단기간 반등이 쉽지 않다고 판단했으며, 차세대 전원공급장치 및 데이터센터 적용 기회 역시 가까운 시일 내 가시화되기 어렵다는 경영진의 최근 발언과 맥을 같이한다고 전했다.
단기 측면에서 UBS는 여전히 FY27(회계연도 2027년)에 사이클 주도 반등이 가능하다고 보되, 현재 Soitec의 출하량이 최종 수요 대비 ‘상당히 낮은(substantially under-shipping)’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FY26 매출은 33.8% 감소한 뒤, 다음 해에 약 10%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부적으로 FY26 기준 모바일과 자동차/산업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33%, 6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UBS는 재고 정상화가 FY27로 갈수록 진행되며 일정 부분 사이클 버팀목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UBS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재산정은 구조적 요인이 전망에 가하는 압력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UBS는 터미널 EBIT 마진 가정을 20%에서 10%로 낮췄는데, 이는 2015~2027년 평균 마진 9%을 반영한 조정이다. 아울러 콘텐츠 증가 및 제품 채택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심화되며 중기 성장률 가정도 하향했다.
목표주가 대폭 인하는 이러한 마진 가정 변경과 EPS(주당순이익) 전망 하향의 결합 영향이라고 UBS는 밝혔다. 구체적으로 FY27 EPS는 59%, FY28 EPS는 45% 하향 조정됐다.
모형 가정도 크게 바뀌었다. UBS는 FY26 매출을 7억5,600만 유로에서 5억9,000만 유로로 낮췄고, FY27 매출은 8억6,900만 유로에서 6억4,900만 유로로 하향했다. 또한 FY25 총마진 가정은 하반기 가동률 저하를 반영해 31.7%→22.6%로 낮췄다.
UBS는 전반적으로 리스크-보상(risk-reward) 구도가 불리해졌다고 진단했다. 사이클 업사이드 가능성은 남아 있으나, 구조적 의문과 시장점유율 약화, 기술 축소(technology shrink) 효과, GlobalWafers와의 라이선싱 변화, SiC 부문 차질 등이 상방을 제한할 소지가 크다고 봤다.
용어 해설 및 맥락
주1) CAGR(Compound Annual Growth Rate): 특정 기간 동안의 연평균 성장률을 의미한다. 예컨대 5년 동안 매출이 연평균 얼마나 늘거나 줄었는지를 한 숫자로 요약해 비교를 용이하게 한다.
주2) RF-SOI: 무선주파수(RF) 회로에 최적화된 절연막 위 실리콘(SOI) 웨이퍼 기술이다. 스마트폰과 통신 모듈에서 신호 손실을 줄이고 성능을 높이는 데 쓰인다.
다이 슈링크(die shrink): 동일 기능을 더 작은 칩 면적에 구현하는 미세화로, 원가 절감과 전력 효율 향상에 유리하지만 웨이퍼 면적 수요를 줄여 공급업체의 매출 성장에 제약이 될 수 있다.
Smart Cut: Soitec의 핵심 웨이퍼 박리/접합 기술로, 얇고 균일한 SOI 층을 대량 생산하는 데 사용된다. 라이선싱 변화는 경쟁 지형에 구조적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
mono-SiC: 단결정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를 뜻한다. 전력반도체에 필수적이며, 중국 업체의 약진은 가격 경쟁 심화와 수익성 압박을 초래할 수 있다.
EBIT 마진: 이자·세전영업이익률로, 본업의 수익성 체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언더쉬핑(under-shipping): 최종 수요 대비 공급·출하가 낮은 상태를 말하며, 재고 조정 국면에서 흔히 발생한다.
전문가 관점에서의 시사점
이번 UBS의 하향 조정은 단기 사이클과 중장기 구조가 엇갈리는 국면에서, 구조적 변수의 비중이 커졌음을 시사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재고 정상화와 FY27 사이클 반등이 단기 촉매가 될 수 있으나, RF 콘텐츠 증가 속도, 라이선싱 종료 이후 경쟁 구도(2025년 7월 이후), SiC 가격·기술 경쟁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멀티플 리레이팅은 제한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분기별로 마진 트랙과 출하-수요 간 괴리 해소, RF-SOI 제품 믹스 개선의 가시성에 초점을 두는 접근이 합리적으로 판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