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AI 도입률 낮아…최근 생산성 상승을 AI로 보기 어렵다”

미국의 생산성 증가가 인공지능(AI) 도입으로 인한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스위스계 투자은행인 UBS는 현재의 AI 채택 수준으로는 이러한 생산성 상승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2026년 2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UB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아렌드 캅테인(Arend Kapteyn)은 투자자들에게 보낸 노트에서 “사람들이 AI를 생각할 때 떠올리는 종류의 생산성 향상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캅테인은 해당 노트에서 최근의 산출량(output) 성장은 기술 관련 설비투자(tech capex)상위 20% 소득층의 자산효과(wealth effect)에 따른 소비에 의해 주로 뒷받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성장 패턴이 산업 전반에 걸친 AI의 보편적 도입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것은 사람들이 AI를 생각할 때 떠올리는 유형의 생산성이 아니다.”

UBS는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의 한 지부인 Kansas City Fed의 연구 결과도 인용하며, “산업 간 AI 도입 비중의 변동으로 설명할 수 있는 생산성 기여도의 증가는 겨우 2%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는 AI가 현재까지 전체 생산성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근거로 제시됐다.

또한 UBS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기업 대상 AI 도입 실태조사 결과도 같은 결론을 뒷받침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단지 17%만이 현재 AI를 대규모로 구현(implementing AI at scale)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는 지난해 3월의 14%에서 소폭 증가한 수치다. 보다 자율적이고 주도적 기능을 수행하는 이른바 Agentic AI의 도입 비율은 더 낮아 5%에 불과했다.

UBS는 기업들이 미래의 전사적 도입 일정(rollout timelines)을 더 빠르게 전망하는 경향이 있으나, 응답자들이 실제 구현 속도를 지속적으로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장애물로는 여전히 투자 대비 명확한 수익성(ROI)의 불확실성이 꼽혔고, 이어 규제·컴플라이언스 우려사내 전문인력 부족이 뒤를 이었다.

UBS는 “기업의 80% 이상이 아직 AI를 생산 공정에 통합하지 않았고, 설비투자(capex) 비용도 크지 않으며, 채용 행태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포착되지 않는다”면서, 이러한 현실을 근거로 “생산성 증가를 AI의 구현 증거로 해석하는 것은 개연성이 낮다(implausible)“고 결론지었다. 은행은 의미 있는 AI 기반의 생산성 향상은 장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나 “현재 우리는 여전히 ‘어떻게 할지 알아가는 단계(figuring it out phase)’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용어 설명

1) 설비투자(capex) : 기업이 생산능력 확대나 유지 관리를 위해 지출하는 자본적 지출을 의미한다. 하드웨어,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등 AI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초기 비용은 이 범주에 속한다.

2) 자산효과(wealth effect) : 주식시장 등 자산가치 상승이 고소득층의 소득감정에 영향을 주어 소비를 증가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UBS는 최근 생산성 증가의 한 축으로 상위 20% 소득층의 소비 증가를 지목했다.

3) Agentic AI :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행동을 계획·실행하는 능력을 갖춘 AI를 가리킨다. 단순한 도구형 AI와 달리 의사결정 주체로서 일부 자동화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UBS 조사에서 이 유형의 도입률은 5%에 불과했다.


분석 및 향후 영향

UBS의 분석은 AI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현실에서는 아직 제한적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기업의 대다수가 AI를 생산 공정에 통합하지 못한 상태에서, 단기간에 전반적인 노동 생산성이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치긴 어렵다. 산업별로 일부 선도 기업이 생산성 개선을 경험할 가능성은 있지만, 그 효과가 전체 경제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설비투자, 인력 재교육(re-skilling), 규제 정비가 병행되어야 한다.

단기적 관점에서의 시장 영향은 다음과 같이 예상된다. 첫째, 기술주와 AI 관련 장비·클라우드 인프라 공급 업체는 기대치 기반의 투자로 인해 단기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 특히 설비투자 확대가 실제로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관련 고성장 섹터의 실적 개선 신호가 제한적일 수 있다. 둘째, 노동시장에서는 대규모 구조적 변화보다는 특정 고숙련 직군에 대한 수요 증가와 중간 스킬 직군의 재교육 필요성이 두드러질 것이다. 셋째, 정책당국과 규제기관은 AI의 안전성·책임성·데이터 보호 문제를 중심으로 규제 체계를 정비하려 할 것이며, 이는 도입 속도와 비용에 직접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AI 도입률이 현재의 수준(17%의 대규모 구현·5%의 Agentic AI 도입)에서 점차 상승할 경우, 효율성 향상, 자동화 기반의 비용 절감, 새로운 제품·서비스 창출을 통해 생산성 제고가 본격화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시점과 속도는 기업의 자본배분 결정, 규제 환경, 노동시장 적응력 등에 크게 좌우될 것이다.


결론

UBS의 평가에 따르면, 현재 관찰되는 생산성 증가는 AI의 광범위한 도입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설비투자와 일부 상위 소득층의 소비가 주요 동인이며, AI의 전면적 확산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기업들이 ROI 불확실성, 규제·컴플라이언스 문제, 내부 전문 인력 부족이라는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AI가 생산성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향후 투자자와 정책 담당자는 AI 도입의 질적 전환(스케일업), 설비투자 및 인력 재교육의 진전, 그리고 규제 프레임워크의 명확화 여부를 면밀히 관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