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7월 CTA 주식 노출 세 배 이상 확대에 ‘과열’ 경고

UBS가 7월 한 달 동안 CTA(Commodity Trading Advisor) 전략 자금의 주식 익스포저가 세 배 넘게 급증했다며 시장 과열 가능성을 공식 경고했다.

2025년 8월 4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CTA들이 사실상 최대 매수(맥시멈 롱) 포지션에 근접했는데, 이는 현 시점에서 주가가 고점(톱피시·toppish) 양상을 보이는 것과 맞물리며 하방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UBS의 니콜라 르루(Nicolas Le Roux) 전략가가 이끄는 팀은 “CTA가 더 이상 살 여력이 없는 상태에서 결국 익스포저 축소에 나설 수밖에 없지만, 그 과정은 점진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UBS는 향후 2주 동안 최대 100억~200억 달러 규모의 순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을 제시하며, 저조한 실현 변동성과 우호적인 기저효과가 청산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CTA란 무엇인가?

CTA는 주로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을 활용해 추세를 따르는 시스템 매매를 수행하는 전문 운용사(Managed Futures)를 지칭한다. 이들은 통상 자산 가격이 일정 방향으로 흐르면 자동으로 포지션을 확대하고, 반대로 추세가 꺾이면 빠르게 청산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때문에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키거나 단기 추세를 강화하는 주체로 꼽힌다.

UBS 자료에 따르면, 현재 CTA의 주식 비중은 최근 30년 분포의 92번째 백분위수에 위치해 있다. UBS는 만약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경우 최대 800억~900억 달러의 순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반대로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에도 추가 유입 규모는 300억~350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UBS는 “역사적 평균과 비교하면 이번 수치는 여전히 크지 않다”며 시스템 자금 흐름 자체는 과거보다는 억제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CTA들은 주식, 크레딧, 귀금속에는 강세 기조를, 국채·달러·농산물에는 약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 UBS 보고서

주식 외 자산군으로 번지는 포지션 조정

UBS는 CTA들이 크레딧(회사채) 시장에서도 변동성이 낮은 환경을 활용해 ‘캐리(금리 차)를 수취’하는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프레드가 2007년 저점에 근접했음에도 위험을 감내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프리미엄 축소에 따른 리스크가 가시화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외환시장에서는 7월 들어 미 달러화가 반등하면서 CTA들이 보유 중이던 달러 숏(매도) 포지션 중 약 500억~600억 달러를 환매수(커버)했다. 이는 당초 달러 익스포저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UBS는 “8월 말까지 CTA들의 달러 포지션이 중립적으로 수렴할 것”으로 예상했다.

CTA 포지션 차트

원자재: 금속·에너지 롱 vs 농산물 숏

원자재 부문에서 CTA들은 금속·에너지에 대해 과도하게 롱 포지션을, 농산물에는 대규모 숏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UBS는 양쪽 자산군 모두에서 단기적 차익 실현이 예상되며, 특히 구리 포지션에서 “대규모 회전(massive rotation)”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UBS의 현재 모델 신호는 주식·크레딧·귀금속에는 긍정적(롱) 시그널을, 국채·달러·농산물에는 부정적(숏) 시그널을 나타낸다. 이는 전통적 경기 사이클과 달리 경기 불확실성정책 변화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구간에서 CTA의 모멘텀 추종 성격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 시각: ‘마켓 브레이커’로서 CTA 경계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은 CTA가 방대한 규모의 레버리지와 알고리즘을 통해 시장 흐름을 ‘증폭 또는 전복’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변동성이 낮은 상황에서 포지션이 한 방향으로 쏠릴 때 되돌림(리버설) 과정에서의 충격이 예측 불가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일각에서는 다가올 재료(기업 실적, 연준 회의 등)에 따라 CTA가 매도 트리거를 촉발할 경우 현·선물 동시 급락이 연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다.

한 증권사의 파생상품 전문가는 “CTA가 위험자산 익스포저를 급격히 줄일 때 나타나는 ‘묻지마 매도’는 일반 투자자에게도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며 “변동성 지표(VIX)와 거래량 급증을 조기 경고 신호로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Investing.com | 자료: UBS, 시장 데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