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데이터센터 냉각(Data-Center Cooling) 시장이 2030년까지 약 400억 달러(약 54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은행 애널리스트들은 특히 액침 냉각(liquid cooling) 수요가 급증해 전체 성장세를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5년 11월 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UBS 애널리스트 아나벨 윌더(Annabel Willder)와 빅토리아 칼브(Victoria Kalb)는 최신 보고서에서 “AI 확산은 전력망에 가해지는 부담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효율적인 냉각 솔루션이 데이터센터 운용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아마존(Amazon)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모델 학습·추론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규모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들 기업은 전력ㆍ수자원 사용량을 낮추기 위해 액체 기반 냉각과 자연 공랭 기술을 적극 도입 중이다.
전통적으로 데이터센터는 공랭식(air cooling) 방식을 사용한다. 이는 고출력 서버 랙 사이로 차가운 공기를 순환시키기 위해 대형 팬과 공조 시스템을 가동하는 방식으로,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 반면 액침 냉각은 서버 내부의 CPUㆍGPU에 직접 냉각액을 접촉시켜 열을 제거하며, 동일 성능 대비 전력 소모가 낮다는 장점이 있다.
UBS 보고서: “액침 냉각 채택 확대는 점점 더 강력해지는 칩 운용의 사실상 필수 요건이며, 가뭄과 수자원 스트레스에 대한 규제 압박도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UBS는 액침 냉각 시장이 2023~2030년 연평균 45%의 고성장을 기록해 “차세대 데이터센터의 대세 냉각 방식“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차세대(Advanced) 데이터센터의 경우 고성능 칩 사용이 확대되면서 액체 냉각이 필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기존 레거시 데이터센터 역시 운영 리스크 저감 및 인허가 문제 완화를 위해 액침 냉각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수혜 기업으로는 엔비쿨(Envicool), 버티브(Vertiv), 델타 일렉트로닉스(Delta Electronics), 트레인 테크놀로지스(Trane Technologies),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 게이츠 코퍼레이션(Gates Corporation) 등이 꼽혔다. 보고서는 “액체 냉각 솔루션 및 물 사용량 절감 기술을 보유한 기업 대부분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어 해설※
• 액침 냉각(Liquid Cooling) — 냉각수가 아닌 절연 특성을 지닌 특수 냉각액 또는 물을 서버 칩에 직접 순환‧분무해 열을 제거하는 기술이다. 기존 공랭식 대비 전력 효율이 높으며, AI 연산용 고출력 GPU의 열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 공랭식(Air Cooling) — 팬과 공조 장치를 통해 냉기가 포함된 공기를 서버 랙에 불어넣어 열을 식히는 방식이다. 구조가 단순하지만 열전도율 한계로 인해 고밀도·고열 칩 탑재 시 효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기자 해설 및 전망
최근 AI 모델 학습에 필수적인 GPU 대수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은 전 세계 전력 소비의 3%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에너지 효율(Efficiency)은 비용 절감뿐 아니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도 직결된다. 액침 냉각은 전력 소모를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어, 탄소 배출 저감 목표를 가진 투자자에게도 매력적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반도체 업체들이 발열을 최소화한 칩 아키텍처를 개발하면서, 냉각 솔루션 기업들과의 협업이 더욱 긴밀해질 전망이다. 치킨-앤-에그 관계에 있는 칩 설계ㆍ냉각 기술의 병행 발전 속도가 곧 AI 인프라 성능 한계를 결정할 것이란 평가도 있다.
국내 시장 역시 네이버, 카카오, 삼성 SDS 등 클라우드 사업자가 액체 냉각 도입을 검토·실증 중이며, 관련 부품·소재 업체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재료 안정성·폐냉각액 처리·표준화와 같은 과제가 남아 있어, 규제와 인증 체계를 선도적으로 마련하는 국가가 글로벌 표준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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