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리히] 스위스 최대 은행 UBS가 올해 2분기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며 고객 거래가 급증한 덕분이다.
2025년 7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UBS의 주주 귀속 순이익은 2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UBS가 자체 취합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 20억 4,500만 달러를 넉넉히 넘어서는 수준이다.
투자은행 부문, ‘무역전쟁’ 변동성 수혜
투자은행(IB) 내 글로벌 마켓 부문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 급증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촉발된 시장 변동성이 거래 기회를 확대했고, 이에 따라 기관·헤지펀드의 파생상품·환율·채권 거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한편 글로벌 자산관리(GWM) 부문에서는 거래 기반 수익(transaction-based income)이 12% 증가했다. 이는 고액 자산가들이 매매 빈도를 늘리며 일회성 커미션이 확대된 데 따른 결과다.
“투자 심리 회복, 자본 투입 대기 상태”
UBS는 실적 발표문에서 “거시경제 전망에 대한 확신(conviction)이 커지고 있어 투자자와 기업의 자본 투입 의지가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파이프라인에 올라온 다수의 딜(deal)이 언제 실행될지는 아직 이르다”
며 일정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거래·트랜잭션 활동은 향후 분기에는 정상화(정상 범위로 회귀)될 것으로 은행 측은 내다봤다. 스위스 프랑 기준 글로벌 자산관리 및 스위스 본국 사업의 순이자 수익은 대체로 안정적일 것으로, 미 달러 기준으로는 저(低) 한 자릿수(1~3%) 증가를 예상했다.
크레디트스위스 통합 진행 상황
2023년 전격 인수한 크레디트스위스와의 통합도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다. UBS는 스위스 내 계좌의 3분의 1을 이미 이전(마이그레이션)했으며, 누적 비용 절감액은 91억 달러로 목표 총 절감액의 70%를 달성했다.
은행은 2025년까지의 자본 환원(capital return)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 중이며, 배당금을 두 자릿수 성장률로 확대하기 위해 계속 충당금을 쌓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규제 압박…CET1 추가 적립 논쟁
이번 실적 발표는 스위스 정부가 6월에 자국에 남은 ‘마지막 대형 은행’ UBS에 대해 엄격한 자본 규제를 예고한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해외 부문 리스크를 감안해 보통주자본비율(CET1) 요건을 대폭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UBS는 “극단적인 증가(extreme increase)”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약 240억 달러의 추가 CET1 자본을 적립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UBS는 문제 삼았다.
용어 풀이 및 해설
CET1은 Common Equity Tier 1의 약자로, 국제 은행자본 규제(Basel III)가 요구하는 가장 우량한 자기자본을 의미한다. 주식 및 이익잉여금처럼 손실 흡수력이 높은 자본만 포함되기 때문에, 비율이 높을수록 위기 대응력이 크다.
거래 기반 수익이란 고객이 주식·채권·외환 등을 사고팔 때 발생하는 일회성 커미션 및 마진을 말한다. 자산관리 사업에서 이 수익이 늘어난다는 것은 시장 변동성이 크거나 투자 심리가 강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전문가 시각
금융권 애널리스트들은 UBS가 통합 과정에서 비용 시너지를 조기에 실현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UBS는 2024년까지 순차적으로 통합 비용을 흡수한 뒤, 2026년부터는 마진 개선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스위스 정부의 자본 규제 강화가 현실화될 경우, 자본효율성(ROE) 저하와 주주환원 정책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UBS로서는 당분간 규제 당국과의 힘겨루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 본 기사는 원문(영어)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숫자·기관·발언 등 핵심 정보를 그대로 옮기는 데 초점을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