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가 스위스 반도체 장비 부품사 코멧(Comet)의 투자등급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종전 CHF199에서 CHF252로 상향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정은 반도체 장비(웨이퍼 팹 장비) 수요에 대한 기대가 유의미하게 강화되면서, 그에 따른 코멧의 매출 및 수익성 개선 전망이 대폭 상향된 데에 근거한다. 해당 평가는 월요일자로 작성된 UBS 애널리스트 노트를 바탕으로 한다.
2025년 12월 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등급 상향의 핵심 배경은 UBS 글로벌 반도체 팀의 최신 전망치 상향이다. UBS는 웨이퍼 팹 장비(WFE) 지출이 2025년 $1140억, 2026년 $1390억, 2027년 $1480억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7%, 22%, 6% 증가에 해당한다. UBS는 이러한 지출 수준을 통해 코멧의 핵심 사업 부문이 유기적 매출 성장과 수익성 레버리지를 동시에 누릴 것으로 내다봤다.
UBS 보고서는 이 같은 투자 사이클을
“과거에 볼 수 없었던(unseen in the past) 수준”
으로 표현했다. 이로 인해 반도체에 특화된 코멧의 플라즈마 제어 기술(Plasma Control Technologies, PCT) 부문 수요가 구조적으로 지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PCT는 역사적으로 WFE 지출 추이와 코멧의 유기적 매출 성과 간 상관관계가 높았던 부문으로, 장비 지출 확대는 PCT의 주문·매출 흐름을 직접적으로 견인하는 경향이 있다.
브로커리지 설명에 따르면, PCT 부문은 그룹 매출의 47%, EBITDA의 81%를 평균적으로 기여해 왔다. 즉, 반도체 사이클의 강도가 코멧 전체 실적 경로에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의미다. 핵심 사업의 마진 및 성장 기여도가 압도적이기 때문에, 반도체 수요 시황은 코멧의 가치평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UBS는 이번 상향 전망에서 2025~2029 회계연도(FY25~FY29) 동안 PCT 부문의 유기적 매출 연평균성장률(CAGR)을 약 19%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10년간 약 10% 수준의 CAGR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높아진 수치다. 고객 산업의 설비투자 확장과 더불어 PCT의 솔루션 채택률이 높아지면서 성장 탄력이 커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개선 폭이 크다. UBS는 그룹 EBITDA 마진이 FY25의 11.5%에서 FY29에는 23.6%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규모의 경제가 만들어 내는 운영 레버리지와 함께, 상대적으로 고마진인 반도체 부문의 매출 비중 상승이 결합된 결과로 해석된다. 매출 믹스 개선이 코멧의 이익률 구조를 단계적으로 끌어올리는 구도다.
그룹 차원의 성장도 가속한다. UBS는 FY25~FY29 구간 코멧의 유기적 매출 CAGR을 16%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그룹 매출이 FY25의 CHF4억6400만에서 FY29에는 CHF8억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률과 마진율이 동시에 개선되는 ‘퀄리티 성장’ 시나리오가 전개될 경우, 현금창출력과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여지가 커진다는 분석이다.
한편 현재 주가 수준은 이러한 성장 전망과 정합적이지 않다고 UBS는 지적했다. 리버스 DCF(reverse-DCF) 분석 결과, 시장 가격에는 실질적으로 더 낮은 기대치가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다.
현 주가가 내포하는 성장 가정이 UBS의 상향된 추정에 비해 보수적으로 치우쳐 있다는 해석
이 제시됐다.
UBS는 장기 매출 증가율 2.5%와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7.9% 가정을 유지한 개정 DCF 평가를 통해 새로운 목표주가 CHF252를 산출했다. 장기 성장률과 할인율 가정은 보수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중기(2025~2029년) 성장 프로파일의 개선을 반영해 적정가치를 상향했다는 설명이다.
수요 측 단서도 명확하다. UBS는 코멧 PCT 사업의 주요 고객으로 지목된 램리서치(Lam Research) 및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pplied Materials)의 시스템 매출 전망치가 최근 크게 상향된 점을 언급했다. 이는 코멧의 부품·모듈 수요에 대한 외생적 확인으로, 반도체 장비 생태계 전반의 업사이클 기대를 보강하는 요소로 평가됐다.
밸류에이션 지표로는 내년 기준 EV/EBIT 멀티플 18.3배가 제시됐다. 이는 코멧의 장기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이번 상향 트리거가 전제한 재무 퍼포먼스 강화를 반영한 결과라고 UBS는 설명했다. 즉, 시장이 이미 일정 부분 개선을 가격에 반영했으나, 리버스 DCF로 본 내재 가정은 여전히 보수적이라는 게 요지다.
핵심 용어·개념 해설
웨이퍼 팹 장비(WFE)란 반도체 칩 생산 공정에 투입되는 전공정 장비에 대한 설비투자 지출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WFE 지출의 사이클은 반도체 수요·공급 조정과 함께 움직이며, 장비·부품 공급사의 주문·매출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PCT(Plasma Control Technologies)는 플라즈마 공정에서 정밀 전력·임피던스·주파수 제어 등을 통해 공정 안정성과 효율을 높이는 기술·솔루션을 말한다. 코멧의 PCT는 반도체 식각·증착 등 주요 공정 장비의 핵심 구성 요소로 활용된다. 고부가가치 특성상 매출 대비 이익 기여도가 큰 편이다.
EBITDA 및 마진은 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영업이익과 그 비율을 뜻한다. 매출이 증가할 때 고정비가 빠르게 늘지 않으면 운영 레버리지가 발생해 마진이 개선될 수 있다. 보고서는 매출 믹스가 고마진 부문으로 이동하는 점도 마진 상승의 동력으로 지목했다.
CAGR은 특정 기간의 연평균 복합성장률로, 구간 전체의 성장 속도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DCF(현금흐름할인)는 기업이 창출할 미래 현금흐름을 WACC(가중평균자본비용)로 할인해 이론적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리버스 DCF는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시장이 내재적으로 가정한 성장률·마진을 역산해, 가격에 반영된 기대치의 높낮이를 파악하는 접근법이다.
종합 평가와 시사점
UBS의 이번 ‘매수’ 등급 및 목표가 CHF252는 반도체 장비 투자 사이클 재가속과 코멧 PCT의 성장·수익성 레버리지를 동시 반영한 결과다. FY25~FY29 구간의 매출 및 마진 개선 경로가 구체적 수치로 제시되었고, 주요 고객사의 시스템 매출 상향은 수요 측 검증을 제공한다. 반면 리버스 DCF가 시사하는 내재 기대치는 아직 보수적이라는 평가로, 추정치 상향 여지 대비 주가 괴리가 남아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요약하면, 코멧의 실적 민감도가 높은 반도체 장비 업사이클의 강도·지속성이 향후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핵심 변수로 제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