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유비에스)가 유로존 주식시장에 대해 ‘중립(Neutral)’ 의견을 유지했다. 스위스계 글로벌 투자은행인 UBS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면서도, 기업 실적이 2026년부터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중장기적 전망을 내놓았다.
2025년 8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UBS는 최근 유로존 기업 이익 성장률(EPS)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2025년 EPS 성장률을 기존 ‘0%’에서 ‘–3%’로 낮춰 전년 대비 3% 역성장을 예상했다. 이는 2분기 실적 시즌이 예상보다 부진했고, 환율 등 외부 환경이 불리하게 작용한 데 따른 결과다.
UBS 애널리스트들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를 상회한 기업 비중이 과거보다 현저히 줄어드는 등, 전반적으로 차가운 실적 시즌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UBS는 하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2026년에는 EPS가 5% 반등하고, 2027년 이후에는 현재 컨센서스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세가 가속화될 가능성을 점쳤다.
1. 실적 부진이 가져온 지수 부진
유럽 대표지수 Stoxx 600은 2024년 중반 이후 5%의 가격 상승에 그치며, 같은 기간 미국 및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증시에 비해 15%포인트 이상 뒤처졌다. UBS는 “빈약한 실적 모멘텀이 지수 정체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Stoxx 600은 유럽 17개국 600개 대형·중형주를 포괄하는 광역 지수로, 시장 전반의 체감 온도를 보여준다. 한편 Euro Stoxx 50은 유로화를 사용하는 11개국 50개 대표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다. 국내 투자자에게는 ‘유로존의 코스피200’ 정도로 이해하면 쉽다.
2. 완화되고 있는 역풍(Headwind)
UBS는 부정적 요인 중 일부가 해소 단계에 들어섰다고 봤다. 특히 최근 타결된 미·EU, 미·일 무역 합의는 기업 투자 심리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했다. 무역 분쟁 완화는 공급망 안정성을 높여 설비투자와 고용, 연구개발비 증액 등 선순환을 유도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아울러 유로존 주식의 예상 배당수익률 3.3%도 투자 매력을 보강하는 요소로 지목됐다. 배당수익률은 ‘주당 배당금 ÷ 주가’로 산정되며, 채권·예금 금리 대비 상대적 수익률 척도로 활용된다.
3. 중·장기 구조적 성장 동력
UBS는 ① 독일 인프라 투자 확대, ② EU 국방비 증액, ③ 기업 자금조달·혁신 촉진을 위한 제도 개혁을 2026년 이후 유로존 증시의 핵심 동력으로 꼽았다. 특히 독일 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경기부양책은 유럽 전체 기계·건설·에너지 산업에 직접적인 수혜를 줄 것으로 관측된다.
국방비 증액 역시 방산·우주항공·사이버보안 등 특화 산업의 ‘실적 파이’를 키울 전망이다. EU 집행위원회가 추진 중인 ‘자본시장연합(CMU) 2.0’ 계획도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자금 접근성을 높여 혁신 생태계 확장에 기여할 것으로 UBS는 판단했다.
4. 단기 전략: 선택과 집중
UBS는 “단기적으로는 대형 우량주(High Quality) 비중 확대와 함께 산업재·IT·부동산 섹터 내 선별적 매수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거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방어적 성향을 유지하되, 구조적 성장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에 ‘선도투자’하라는 조언이다.
또한 12개월 후 Euro Stoxx 50 목표치를 5,500포인트(2025년 말), 2026년 중순 5,600포인트로 설정했다. 이는 현 수준 대비 ‘완만한 상승’을 의미한다. UBS는 “급격한 랠리보다는 완만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5. 용어 해설 및 투자 포인트
컨센서스(Consensus)는 증권사와 리서치 기관이 제시한 실적·목표주가 예측치의 평균값이다.
배당수익률은 은행 예·적금 금리와 비교해 주식투자의 현금흐름 가치를 가늠할 때 활용한다.
EPS(Earnings per Share)는 주당순이익으로, 기업의 수익성을 대표하는 핵심 지표다.
투자 관점에서 유로존 시장은 ‘싼 밸류에이션 대비 성장 모멘텀 회복’이라는 리버전(Reversion) 스토리가 유효하다. 다만 거시 리스크(물가·통화정책·지정학) 변수가 상존하므로 중립 이상의 고수익률을 기대하려면 종목·업종별 세밀한 선별이 필수다.
6. 전문가 시각
다수 시장 전문가는 UBS 전망에 대해 “‘느리지만 꾸준한 회복’ 시나리오가 현실적”이라는 평을 내놓는다. 일각에서는 미국·일본 등 주요국의 선제적 금리인하 여부가 유럽 주식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종합하면, UBS의 ‘중립’ 스탠스는 현 시점 유로존 주식의 가격 대비 리스크 균형을 반영한 결과다. 2026년 이후 실적 턴어라운드가 실제로 가시화된다면 ‘유럽 디스카운트’ 해소와 함께 글로벌 자금 유입이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는 △거시 변수 관찰 △섹터 로테이션 전략 △배당·주주환원 정책 등을 종합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