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유럽 화학업체 2곳 등급 하향…회복 불투명·에틸렌 카르텔 소송 리스크 지적

스위스 투자은행 UBS가 유럽 화학업체 2곳의 투자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UBS는 구조적(구조적 공급과잉·포트폴리오 취약성) 및 법적 리스크가 단기~중기 전망을 흐리게 한다고 판단했다.

2025년 12월 1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UBS는 독일의 랑세스(Lanxess)를 중립(Neutral)→매도(Sell)으로 하향 조정했다. UBS의 분석팀은 Christian Bell을 포함한 애널리스트들이 이끌고 있으며, 랑세스의 판매량(volume)이 2019년 이래 약 17% 감소해 동종 업체들의 4~6% 감소를 훨씬 상회한다고 지적했다. UBS는 이 같은 감소가 사이클적 약세 뿐만 아니라 포트폴리오 구성에 따른 장기적 문제를 반영한다고 본다.

UBS는 랑세스의 포트폴리오가 상대적으로 업스트림(intermediates·중간재) 쪽 노출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부문은 아시아 경쟁에 취약해 유기적 매출 성장률이 연평균 약 2.5%2028년까지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 결과 UBS는 랑세스의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성장률을 연평균 약 7%로 예상했다. 다만 이 수치는 현재의 낮은 기저(base)에서의 성장으로,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 전환율은 업종 평균을 밑돌 것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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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들은 현재 주가 수준에 반영된 밸류에이션이 향후 수익성 회복을 전제로 하고 있으나, 계속되는 마진(수익률) 압박과 낮은 가동률(capacity utilisation), 물량 안정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돼 그 회복이

“unlikely to materialise(실질화될 가능성이 낮다)”

고 결론 내렸다. UBS는 랑세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23 → €14로 하향했다.


한편 스위스의 클라리안(Clariant)은 UBS로부터 매수(Buy)→중립(Neutral)으로 등급이 낮아졌다. UBS는 클라리안이 스페셜티(specialty) 화학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실행력을 보였고 원가통제와 가격결정력(pricing power)을 통해 동종업체 대비 꾸준한 개선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UBS는 클라리안의 EBITDA 마진이 2028년경 약 19%에 이를 것으로 보지만, 이는 기업이 제시한 목표보다 1년 늦은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UBS는 증가하는 소송(리티게이션) 부담을 하향의 핵심 이유로 제시했다. 보도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10월까지 다수의 에틸렌(ethylene) 카르텔 관련 손해배상 청구가 제기되었고, 총 청구액은 €74억(€7.4bn)에 달한다. 이 소송들은 여러 피고를 상대로 제기되었으며 그 중에는 클라리안도 포함되어 있다. UBS는 클라리안이 청구금액을 균등 분담하게 될 경우 시가총액과 유동성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고, 이는 시점과 결과가 불확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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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ificant tail risk(중대한 꼬리 리스크)”

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UBS는 클라리안의 목표주가를 CHF13 → CHF7로 낮추며, 현재 주식이 보다 균형 잡힌 위험·보상(risk-reward) 프로필을 제공한다고 결론지었다.


용어 설명 및 배경
• EBITDA: 기업의 영업성과를 보기 위해 이자·세금·감가상각비를 차감하기 전의 이익 지표로, 현금흐름 창출능력과 영업수익성을 파악하는 데 사용된다.
•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 전환율: 회계상 이익 대비 실제 현금 창출 비율로, 투자·부채 상환·배당 가능성을 가늠한다.
• 업스트림(intermediates): 기초 원료와 최종 제품 사이에 위치하는 중간재를 의미하며, 경쟁 심화 시 가격과 물량 측면에서 민감해진다. 아시아 지역의 저비용 공장이 경쟁을 심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 가동률(capacity utilisation): 생산설비의 활용도. 낮은 가동률은 고정비 부담을 증가시켜 마진 압박을 초래한다.
• 에틸렌 카르텔(claims): 에틸렌 관련 기업들 간의 가격 담합 또는 시장분할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의미한다. 다수의 청구가 병합될 경우 개별 기업의 재무적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분석적 접근)
이번 UBS의 등급·목표가 하향은 해당 기업들의 주가에 단기적 하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 목표주가가 각각 랑세스 €14, 클라리안 CHF7로 조정된 점은 투자자에게 현재 주가가 내재된 리스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클라리안의 경우 팔릴 수 있는 소송 청구액 총액이 €7.4bn에 달하고, 개별 기업에 돌아갈 비용이 시가총액 대비 큰 비중일 경우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산 매각, 증자, 배당 축소 등 자본정책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

전문가 관점에서 단기적 시나리오를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완화 시나리오에서는 물량 및 마진 개선, 소송의 합의금 규모가 예상보다 작게 결정되는 경우로 주가가 점진적 회복을 보일 수 있다. 둘째, 기준 시나리오에서는 대체로 UBS가 가정한 수준의 개선과 소송 결과가 혼재해 실적 개선은 제한적이며 주가는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 셋째, 악화 시나리오에서는 소송 비용이 크고 재무적 부담이 확대돼 신용비용 상승, 투자 축소, 전략적 재편이 가속화될 수 있다. 이 가운데 확률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는 기준~완화 사이로 판단되나, 클라리안의 소송 불확실성은 투자자들이 추가 리스크를 요구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관찰 포인트
향후 주목해야 할 지표는 ▲판매량(Volume) 추이 ▲가동률(capacity utilisation) 변화 ▲EBITDA 마진 및 자유현금흐름 전환율 ▲기업의 유동성 확보 계획(현금·신용한도 등) ▲에틸렌 카르텔 소송의 법원 일정·합의 진전이다. 특히 소송은 시점과 배상액 모두 불확실해 분기별 재무공시와 법적 진행 상황을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결론
UBS의 이번 하향은 유럽 화학업종 내에서 구조적 경쟁 심화와 법적 리스크가 결합할 경우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재확인시킨다. 투자자들은 단기적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펀더멘털(판매량·마진·현금흐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특히 클라리안의 소송 관련 불확실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