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스위스 금융그룹)가 영국 증시에 대해 ‘중립(Neutral)’ 투자 의견을 재확인했다. 이는 시장 평균 수준의 수익률을 예상한다는 의미다. UBS는 “단기적으로 역풍이 거세지만 2026년 이후 완만한 회복 국면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5년 8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UBS의 수석 주식 전략가 매슈 길먼(Matthew Gilman)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2025년 영국 기업 이익이 3% 추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 2년 동안 누적 17% 하락한 데 이은 또 한 번의 역성장 전망이다. 그러나 2026년에는 5% 성장으로 ‘턴어라운드’가 시작되고, 2027년에는 그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단기적 불확실성이 크지만, 구조적 성장 동력과 정책 지원에 노출된 고품질 종목은 성과를 낼 것”1이라고 UBS는 강조했다.
글로벌 역풍 요인
UBS가 꼽은 단기 리스크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미국발 보호무역 관세로 인한 글로벌 성장 둔화 가능성이다. 둘째, 최근 파운드화 강세가 수출기업 이익을 잠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셋째, 원자재 가격 약세가 에너지·소재 업종의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 같은 요인은 유럽 전반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지만, UBS는 중기적으로는 오히려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이 형성될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글로벌 자금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어, 미국 기관투자자 자금 유입만으로도 주가 레벨업이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선호 섹터와 종목 특성
보고서는 기술·산업재·부동산 섹터를 최우선 선호했다. 기술 섹터는 구조적 디지털 수요와 정부의 첨단산업 지원정책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재는 공급망 재편과 인프라 투자 증가의 수혜가 기대된다. 부동산은 금리 정점 도달 이후 정책적 완화 국면에서 회복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됐다.
투자 기준으로는 ① 재무구조 건실성(높은 잉여현금흐름, 낮은 부채비율), ② 정책 수혜 테마와의 연결성, ③ 안정적 배당을 갖춘 종목이 우선시됐다. 길먼 전략가는 “지속 가능한 배당 정책이 투자심리를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TSE 100 지수 전망
UBS는 대표 지수인 FTSE 100에 대해 2026년 6월 상단 목표치 10,300포인트, 하단 시나리오 7,000포인트를 제시했다. 기준 배당수익률 3.6%을 감안하면 단기 총수익률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FTSE 100은 영국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로, 한국의 KOSPI200과 유사한 대표 지표다.
상단 시나리오를 뒷받침할 업사이드 촉매로는 ① 미국·영국 간 무역협상 진전, ② 미국 기관투자자의 영국 주식 비중 확대, ③ 원자재 가격 반등, ④ 파운드화 약세가 거론됐다. 반대로 글로벌 성장 급랭, 고착화된 인플레이션, 원자재 약세 지속, 파운드 초강세는 하단 위험요인으로 지목됐다.
용어 설명
Neutral(중립) 의견은 ‘매수(Buy)’와 ‘매도(Sell)’ 사이 등급으로, 해당 자산의 향후 수익률이 시장 평균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FTSE 100은 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 100 Index의 약자다. 런던증권거래소(LSE)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의 가중평균 지수로, 영국 경제 동향을 대표한다.
전문가 시각
국내 금융권 전문가는 “영국 증시는 배당 매력이 높아 방어적 포트폴리오에 적합하다”면서도 “통화 변동성 리스크를 반드시 헤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UBS 보고서 역시 환율 변동성을 핵심 변수로 지목해 통화 헤지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결국 투자자는 단기 혼조, 중기 회복이라는 투 트랙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섹터·종목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5년 추가 이익 감소가 ‘마지막 가격 조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UBS는 “지나친 비관 대신, 구조적 성장 테마에 노출된 고품질 종목에 대한 선별적 접근”을 권고한다. 이는 국내 투자자가 영국 주식을 편입할 때도 고려할 만한 시사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