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계 글로벌 투자은행 UBS가 미국 식료품 체인 앨버트슨스(Albertsons, ACI)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Neutral)’에서 ‘매수(Buy)’로 상향하며 목표주가를 종전 22달러에서 27달러로 23% 끌어올렸다. 이는 22일 전일 종가 대비 약 35%의 상승 여력을 시사하는 수치다.
2025년 7월 22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UBS 담당 애널리스트 마크 카든(Mark Carden)은 “앨버트슨스가 최근 한 달간 7% 하락하며 주가가 숨 고르기 구간에 진입했으나, 주가 조정이 회사의 근본적 가치와 장기 성장 동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UBS의 상향 조정 배경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약국(Pharmacy) 고객과 일반 식료품 고객 간의 크로스 쇼핑(cross-shopping) 효과 그리고 디지털 판매 확대가 매출의 상단(Top-line) 확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둘째, 상품 소싱을 중앙화하고 자체 리테일 미디어(Retail Media)를 구축함으로써 영업이익률 및 총마진 개선이 기대된다. 셋째, 미국 서부 및 북동부 고소득·고밀도 지역에 집중된 점포 포트폴리오가 경쟁우위를 확보해 줄 것이라는 논리다.
“앨버트슨스는 이미 FY’25(2025 회계연도) 실적 가이던스를 보수적으로 제시했다. 그 위에서 동사가 주주환원 차원의 자사주 매입을 재개하고, 분기마다 ‘비트 앤드 레이즈(실적 상회 및 가이던스 상향)’를 일관되게 보여 준다면, 현재 할인된 밸류에이션이 빠르게 정상화될 것” — 마크 카든 UBS 애널리스트
카든 애널리스트는 특히 약국 부문에 주목했다. 앨버트슨스의 Pharmacy Vertical은 15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약국 고객은 비(非)약국 고객보다 평균 네 배 이상 매장을 방문하는 특성을 보인다. 카든은 “경쟁사들이 오프라인 점포를 추가로 폐쇄할 경우, 앨버트슨스가 얻을 잠재적 시장 점유율(M/S) 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점포·지역 특성도 호재로 꼽힌다. UBS에 따르면 앨버트슨스 매장은 경쟁사 대비 평균 가계소득이 높은 시장 및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에 집중돼 있어 가격 탄력성 방어가 용이하다. 아울러 자체 브랜드(Private Label) 상품 침투율을 현재 25~26%에서 30% 수준으로 끌어올릴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UBS는 “자체 브랜드 침투율이 100bp(1%p) 확대될 때마다 총마진이 약 10bp 개선될 것”이라고 계산했다.
용어 해설*— ‘크로스 쇼핑’은 소비자가 동일 소매업체에서 상이한 카테고리를 동시에 구매하는 행위를 뜻한다. 예컨대 약국 방문 고객이 식료품을 함께 담거나, 반대로 식료품 고객이 처방전을 챙기는 식이다. ‘침투율(Penetration)’은 전체 매출에서 특정 상품군(여기서는 자체 브랜드)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FY는 ‘Fiscal Year(회계연도)’의 약자다.
전문가 관점 및 전망
본 기자는 UBS 리포트가 강조한 리테일 미디어와 자체 브랜드 강화 전략에 주목한다. 최근 북미 대형 유통사가 광고 플랫폼 사업을 핵심 성장 축으로 격상시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광고 매출은 단순 수수료 이상의 높은 마진 사업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자체 브랜드 확대는 원가 절감뿐 아니라 고객 로열티 제고 효과도 있어 주가 프리미엄 재평가(리레이팅·Rerating)의 동인이 될 수 있다.
다만, 2025 회계연도 이전에 자사주 매입이 실제로 집행될지 여부, 그리고 경쟁사 크로거(KR)와의 합병 논의가 규제 당국 심사에서 어떤 결론을 맞이할지 등이 핵심 변수다.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UBS가 제시한 35% 목표 주가 상승분이 단기간에 실현되기보다는 단계적으로 반영될 여지도 존재한다.
결론적으로, 기관투자자가 요구하는 안정적 현금흐름·배당·자사주 매입 정책을 동시에 갖춘 ‘디펜시브(방어주) 속 성장주’ 포지셔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UBS의 매수 의견은 타당성이 높다. 그러나 규제·경쟁 환경과 이익률 개선 속도를 면밀히 추적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