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단기 자금조달 비용이 연말까지 높은 변동성을 보이겠지만, 2019년 9월과 같은 ‘혼란(disorderly)’ 국면으로까지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2025년 9월 25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9월 중순 미국 초단기(오버나이트) 자금조달 금리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목표 범위를 상회해 9월 15일 최고 4.51%까지 급등했다가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3분기 말에는 법인세 납부일(corporate tax days)과 국채1 이자·원금 결제(coupon settlements)가 집중되면서 ▲은행 지급준비금 감소 ▲레포(repo) 시장 유동성 경색 가능성 등이 제기돼 시장 참여자들이 2019년 9월 급등 사태를 연상했다. 당시 레포 금리는 대규모 세금 납부와 국채 결제로 은행 지급준비금이 빠르게 줄어들자 단숨에 폭등했고, 연준은 유동성 투입(temporary repo operations)을 통해 시장 안정을 시도해야 했다.
■ 이번에는 다른 두 가지 안전판 ― SRF와 충분한 준비금
UBS 측은 “
일중 가격 변동폭 확장과 스프레드 확대는 계절적·구조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며, 2019년형 위기와 성격이 다르다
”고 평가했다. 특히 2021년 도입된 상설 레포제도(Standing Repo Facility·SRF)가 시장이 필요로 할 때 담보(Treasuries)만 제공하면 즉시 달러 현금을 빌릴 수 있는 ‘백스톱(backstop)’ 역할을 한다는 점, 그리고 현재 은행 지급준비금이 3조 달러 이상으로 2019년 당시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SRF 이용 현황도 안정성을 뒷받침한다. UBS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최근 SRF 활용 규모는 경미한 수준에 그쳐 “연준의 대규모 개입 없이도 시장이 여전히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 대차대조표 축소(QT)와 T-빌 발행 급증이 남은 변수
다만 UBS는 2023~2024년 들어 미국 재무부의 T-빌(U.S. Treasury bill) 발행이 급증했고, 연준 역시 ‘양적긴축(Quantitative Tightening·QT)’으로 불리는 대차대조표 축소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주의 변수로 지목했다. 두 요인은 지급준비금 레벨을 지속적으로 시험할 것이며, 시장은 2025년 말까지 ‘준비금이 과연 충분한가’라는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UBS는 연준이 2조5,000억~2조7,000억 달러의 ‘준비금 바닥(reserve floor)’을 유지할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3조 달러인 준비금이 임계값 아래로 내려갈 시기는 2026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 용어 해설
1레포(Repo, Repurchase Agreement)란 자금을 빌리는 측이 미국 국채 등 우량 담보를 맡기고 초단기로 현금을 차입한 뒤 만기에 동일 담보를 재매입(Repurchase)하는 구조를 말한다. 소위 ‘파킹(parking) 자금’의 주된 운용처이며, 글로벌 금융시스템에서 가장 기본적인 단기 유동성 공급 시장으로 꼽힌다.
양적긴축(QT)은 중앙은행이 보유 중이던 국채·MBS(주택저당증권) 만기를 재투자하지 않거나 시장에 매각함으로써 대차대조표 규모를 축소하는 작업이다. 양적완화(QE)의 정반대 정책으로, 은행 준비금을 흡수해 시중 유동성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 전망 및 시사점
시장 참가자들은 월말·분기말·세금결제 등 계절성 요인이 결합할 때마다 단기금리가 일시 급등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UBS 보고서는 SRF라는 완충장치와 2019년 대비 충분한 지급준비금이 있어 ‘무질서한 혼란’으로 비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다만 양적긴축이 계속되면 준비금이 꾸준히 감소할 수밖에 없다. ‘2.5조~2.7조 달러’라는 바닥이 실제로 유효한지, 혹은 그보다 높은 수준이 필요할지는 2026년 이전 시장이 직면할 가장 중요한 테스트 요인이 될 전망이다.
결국 연준이 어디에서 QT를 멈출지, 그리고 재무부가 어느 속도로 단기 국채를 발행할지가 미국 단기금리 및 글로벌 달러 유동성의 중장기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