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3분기 사상 최대 순이익에도 차익실현 매물로 하락…아시아 반도체주 혼조세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대만증권거래소 종목코드 2330)가 3분기 사상 최대 순이익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사상 최고가 부근에서 차익실현 매물에 밀리며 약세를 보였다. 같은 날 아시아 주요 반도체주들도 각국 증시에 따라 엇갈린 흐름을 나타냈다.

2025년 10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TSMC 주가는 이날 타이베이 증시에서 전일 대비 2% 내린 1,450대만달러(T$)에 마감했다. 이번 주 초 기록한 1,485T$의 역대 최고가와 비교하면 35T$ 낮은 수준이다. 뉴욕증시(NYSE) 상장 TSMC ADR도 전장 대비 1.6% 하락했다.

그러나 실적 자체는 역대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TSMC는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인공지능(AI) 수요가 지속적이고 강력하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2025년 매출 전망치도 소폭 상향 조정했다. 회사는 “AI 관련 대형 고객사의 지출 확대가 중국 매출 둔화를 상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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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는 NVIDIA(나스닥: NVDA), 애플(나스닥: AAPL) 등 주요 고객사의 데이터센터·AI 투자가 중국 시장 불확실성을 만회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투자은행(IB)들도 즉각 목표주가를 손질했다. 씨티그룹은 TSMC 목표주가를 1,600T$에서 1,800T$로 12.5% 상향했고, UBS도 뒤이어 목표가를 올렸다. 다만 도이체방크는 “과도한 AI 수요가 TSMC의 생산능력을 초과할 우려가 있으며, 이는 내년에 경쟁사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지적하며 신중론을 제시했다.

반도체 용어 설명*
*파운드리: 반도체 설계회사(팹리스)가 설계한 회로를 위탁받아 생산만 담당하는 공장 또는 회사를 뜻한다.
Sino-U.S. trade ructions: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시장 교란 상황을 일컫는 영문 표현이다.


아시아 반도체주 혼조세

대만발 호재에도 불구하고, 미·중 기술패권 갈등 경계감이 시장 전반의 위험회피 성향을 자극했다. 일본 도쿄증시에서는 NVIDIA 납품업체인 어드밴테스트(6857)가 3.3% 하락했고,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6723)는 2%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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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장에서 중국 최대 파운드리인 SMIC(0981)는 5% 넘게 급락했고, 화훙반도체(1347)도 3.4% 하락했다. 상하이증시의 AI 칩 설계사 캠브리콘 테크놀로지스(688256)는 1.6% 내렸다.

반면 한국에서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각각 0.5%, 3.1% 상승하며 장중·종가 기준 모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두 회사는 전주 오픈AI와의 칩 공급·데이터센터 구축 협약 소식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 평가 및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TSMC의 실적은 AI라는 장기 성장 모멘텀이 여전히 견조함을 확인시켜 준다”면서도,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했던 만큼 단기 차익실현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한 미·중 무역 갈등 심화 시 중국 수요 둔화가 현실화될 경우, 동남아·미국 등 지역 다변화 전략이 TSMC 및 아시아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과제로 부상할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아울러 수요가 공급능력을 초과할 가능성이 지적되면서, 삼성전자·인텔 등 경쟁사의 첨단 공정 수주 기회 확대 여부도 내년 반도체업계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거론된다.

결론적으로, 이번 TSMC 실적은 AI 호황의 실체를 재확인시켰지만, 주가·밸류에이션 부담과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이면도 동시에 드러냈다. 투자자들은 실적 파워정책·무역 리스크를 함께 점검하며 종목별 차별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