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증시 개장 동향] 대만 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 주가가 18일 장 초반 1.8% 상승한 1,150대만달러(T$)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1,160T$)에 근접했다. 미 증시에 상장된 TSMC 미국예탁증권(ADR)도 직전 거래일 3.4% 상승 마감했다.
2025년 7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TSMC는 2025회계연도 2분기(4~6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7% 급증한 3,983억 대만달러(약 135억 3,000만 달러)를 기록해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한 깜짝 실적이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8.6% 증가한 9,337억 9,000만 대만달러를 기록했다. 매출 성장은 3나노·5나노·7나노 등 첨단 공정(advanced process) 기반 고부가가치 칩 수요 확대가 견인했다. 특히 고성능 컴퓨팅(HPC)·인공지능(AI)용 시스템온칩(SoC)이 호실적의 주춧돌이 됐다.
“AI와 고성능 컴퓨팅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 C.C. 웨이(Wei) TSMC 최고경영자(CEO)
웨이 CEO는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AI 관련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며, 반도체 미세공정 전환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올해 전체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를 지난 ‘중후반 20%’에서 약 30%(미 달러 기준)로 상향 조정했다.
3분기 가이던스도 긍정적이다. 회사는 3분기 매출을 318억~330억 달러 범위로 제시했다. 이는 월가 컨센서스 평균치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AI·데이터센터용 첨단 공정 가동률이 90% 이상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관세·환율 리스크 경고
다만 TSMC 경영진은 미국이 중국산 반도체 장비 및 부품에 부과할 수 있는 추가 관세(tariff)와 최근 달러 강세가 하반기 마진을 압박할 잠재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웨이 CEO는 “관세가 적용되면 AI 이외 일반용 칩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이날 아시아 반도체 동종업계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일본 어드반테스트(Advantest) 주가는 4% 넘게 급락했고, 도쿄일렉트론(Tokyo Electron)은 0.6% 하락했다. 한국 삼성전자 역시 0.2%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 해석 및 시장 전망
시장 참여자들은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2026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중국·유럽의 데이터센터 증설이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5G 통신·자율주행·사물인터넷(IoT) 등 신규 수요도 겹치기 때문이다. 투자은행들은 TSMC의 선단 공정(capacity) 점유율이 50% 이상으로 절대적 우위를 유지할 것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중심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달리, TSMC는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에 특화돼 있어 관세 정책 변화에 더 직접적으로 노출된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이후 통상정책 변동성이 커지면 단기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용어 풀이
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를 뜻하는 단위로, 숫자가 작을수록 전력 효율과 성능이 우수한 최첨단 공정을 의미한다.
파운드리(Foundry): 설계(IP)를 보유한 팹리스(Fabless) 업체로부터 주문을 받아 웨이퍼를 생산해 주는 위탁제조 방식이다.
TSMC는 3나노 공정을 상용화한 세계 유일 파운드리다. 애플, AMD, 엔비디아 등이 주요 고객사로 꼽힌다.
향후 회사는 대만 타이난, 일본 구마모토, 미국 애리조나 등지에 추가 투자를 단행해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에 나설 계획이다. 웨이 CEO는 “첨단 공정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만큼, 2026년까지 연간 25~30% 수준의 캐팩스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2분기 영업이익률은 52%로 전기 대비 3%포인트 향상됐다. 회사 측은 연구개발(R&D)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규모의 경제 효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투자 포인트
① AI·HPC 수요 → 선단 공정 독점적 지위 강화
② 연간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 30% 상향
③ 단기 리스크: 미국 관세·달러 강세
④ 글로벌 경쟁사 대비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지속
결론적으로, TSMC는 AI 슈퍼사이클과 첨단 공정 경쟁 우위를 등에 업고 중장기 성장 궤적을 공고히 하고 있다. 그러나 통상환경 불확실성을 감안한 분할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도 함께 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