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타이완 반도체 제조(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 TSMC) 이사회가 10억 달러 규모의 자본을 계열사에 투입하고,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의결했다.
2025년 8월 12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TSMC 이사회는 미국 델라웨어주에 설립된 전액 출자 자회사 TSMC Global Ltd.에 최대 100억 달러를 증자하기로 했다. 이는 외환 헤지 비용을 절감해 재무 효율성을 높이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또한 이사회는 대만 국내 시장에서 무담보 회사채를 최대 6천억 대만달러(NT$60 billion, 약 19억 달러) 한도로 여러 차수로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조달 자금은 생산능력 확대(capacity expansion)와 친환경 프로젝트(green initiatives)에 투입될 예정이다.
주요 재무 조치 및 배당 정책
TSMC는
2025 회계연도 2분기
에 대해 보통주 1주당 5대만달러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 이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일관된 배당 정책을 유지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아울러 이사회는 총 207억 달러에 달하는 자본 지출(capital appropriations) 계획을 승인했다. 주요 항목은 다음과 같다.
- 3나노 및 2나노 등 차세대 공정(advanced technology capacity) 투자
- 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 라인 증설
- 22나노·28나노 등 성숙·특화 공정(mature and specialty technology) 강화
- 신규 팹(fab) 건설 및 기존 팹 설비 시스템 설치
용어 해설 및 산업적 의미
자본 투입(capital injection)은 모기업이 자회사에 현금을 직접 제공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환 리스크를 완화하는 조치다. 특히 글로벌 통화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달러 기반 투자·영업 비중이 큰 반도체 업체는 환 헤지(hedging)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이번 결정은 헤지 비용을 최소화함으로써 영업이익률 방어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무담보 회사채(unsecured corporate bond) 발행은 담보 없이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만큼 높은 신용도(creditworthiness)를 방증한다. TSMC의 경우 AA-급 신용등급(S&P)을 확보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TSMC가 제시한 그린 이니셔티브에는 재생에너지 구매, 에너지 효율 설비 도입,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 등이 포함된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갈수록 강조되는 ESG 경영 트렌드에 따른 조치이기도 하다.
시장 및 투자자 영향
대만 증권시장에서 TSMC는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현지 국채 수익률과 반도체 업황 지수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규모 투자·배당 소식은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을 높일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 공정 지배력 확대와 친환경 이미지 강화로 프리미엄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애플, AMD,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의 첨단 공정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2나노 양산을 위한 선제 투자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도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한다. 또한 2025년 이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AI 반도체 수요를 고려하면, 이번 자본 지출은 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전략적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중 기술 갈등 및 미국의 CHIPS and Science Act에 따른 해외 공장 건설 비용 증가, 공급망 재편 비용 등을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TSMC가 해외 공장과 대만 본토 공장 간 자본 배분을 어떻게 조정할지 주목된다.
전문가 코멘트
“TSMC가 단순히 규모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환 리스크·친환경·첨단 공정이라는 세 가지 축을 통합 관리하려 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동사의 고객 다변화 전략과 맞물려, 향후 수익성과 밸류에이션 모두 긍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 대만 소재 반도체 애널리스트 A 씨
이처럼 TSMC는 대규모 투자·배당·친환경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의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향후 회사채 발행 수요, 환율 흐름, 차세대 공정 수율 등이 주가 및 투자심리에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