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I 컴포지츠, 챕터 11 파산보호 신청에 주가 16.5% 폭락

TPI 컴포지츠(TPI Composites Inc.)의 주가가 16.5% 급락했다. 이는 풍력 터빈 블레이드 제조사인 회사가 미국 연방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하며 대대적인 재무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2025년 8월 1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회사와 미국 내 자회사들은 텍사스 남부 연방파산법원에 자발적 파산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는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채무 구조를 재편해 장기적인 생존 기반을 마련하려는 조치다.

풍력 터빈 블레이드

TPI는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Oaktree Capital Management)가 운용하는 펀드를 포함한 선순위 담보 대주단과 최대 8,250만 달러 규모의 DIP(Debtor-in-Possession) 자금조달 계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중 2,750만 달러는 신규 자금으로서 일상적인 운영비를 충당하며, 5,500만 달러는 기존 선순위 대출을 롤업하는 형태로 전환된다. 회사는 또한 별도 현금 담보(collateral)의 합의된 사용을 통해 약 5,000만 달러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지만 업계 전반의 압박으로 인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재무적 과제가 생겼다”라고 빌 시웩(Bill Siwek) 최고경영자(CEO)는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여러 대안을 검토했으며, 챕터 11 절차가 회사의 성공적인 미래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회사는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대차대조표를 ‘적정 규모’로 조정하고 현 경제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재조정 계획(reorganization plan)에 합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파산 신청 이후에도 공장 가동, 고객 서비스, 연구개발 등 핵심 사업은 정상적으로 유지될 예정이며, 구조조정 과정으로 인한 가시적 운영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TPI 본사 전경

TPI는 직원 임금·급여·복리후생을 포함한 운영비 지급을 허가받기 위해 법원에 통상적인 모션을 제출했다. 또한 파산 신청 이후 제공되는 상품 및 서비스 대금에 대해서는 주요 이해관계자와 공급업체들에게 기존 계약을 계속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했다.

[용어 설명]
미국 챕터 11은 기업이 파산 보호를 신청해 법원의 감독 아래 채무 상환 일시 중단·채무 구조조정·영업 지속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DIP 금융은 파산 절차 진행 중인 기업(Debtor)이 자산을 담보로 신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며, 일반 대출보다 우선 변제권이 높아 투자자에게는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기업은 단기 운영자금을 확보하면서도 기존 채권자들과의 협상 시간을 벌 수 있다.

풍력 발전 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공급망 차질·프로젝트 지연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마진이 급격히 악화돼 왔다. 특히 대형 터빈 블레이드 제조사는 설비투자 부담과 기술 개발 비용이 막대해 운전자본 부족에 취약하다. 전문가들은 “친환경 에너지 전환 가속화라는 장기 성장 동력은 유효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업계 재편 및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한다.

주가 영향: 이번 공시 직후 나스닥 시장에서 TPI 컴포지츠 주가는 16.5% 하락하며 52주 신저가 부근으로 밀렸다. 투자자들은 주식 희석(dilution) 가능성과 법정 비용 증가, 불확실한 매출 회복 시점 등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향후 일정으로 회사는 법원 승인 절차와 이해관계자 협상을 병행하며, 재무 구조조정 로드맵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파산법원 허가 여부·신규 투자자 유치 가능성·글로벌 풍력 시장 회복 속도 등을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