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G, 인포미디어 6억5,100만 호주달러에 인수 제안…주가 30% 급등

【시드니= Investing.com】 호주 자동차 애프터마켓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인포미디어(Infomedia Ltd, ASX:IFM)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TPG(NASDAQ:TPG)의 인수 제안을 수용했다고 6일 밝혔다. 제안 규모는 6억5,100만 호주달러(미화 약 4억2,160만 달러)로, 발표 직후 인포미디어 주가는 장중 한때 29% 급등하며 11개월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2025년 8월 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TPG는 주당 1.72호주달러의 전액 현금매수를 제시했다. 이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30% 이상 높은 가격이다. 이번 거래는 ‘스킴 오브 어레인지먼트(Scheme of Arrangement)’ 형태로 진행되며, 주당 최대 4.9호주센트의 완전 프랭크드(fully-franked) 배당도 포함된다.

‘스킴 오브 어레인지먼트’는 호주·영국 등에서 자주 활용되는 법원 승인 기반의 기업 인수·합병 구조다. 일반 공개매수(TOB)와 달리, 주주총회 특별결의(75% 이상 찬성)와 법원 승인을 동시에 받아야 해 성공 시 거래확정성이 높다. 반면 절차가 복잡하고, 규제기관의 엄격한 심사를 거친다는 특징이 있다.

완전 프랭크드 배당은 기업이 이미 법인세(호주 기준 30%)를 전액 납부했음을 의미한다. 주주는 배당소득세를 추가 납부하지 않거나, 프랭킹 크레딧(franking credit)을 통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어 실질 현금 유입이 증가한다. 이에 따라 배당 포함 총실현가치는 주당 1.769호주달러 수준으로 평가된다.


Infomedia share price chart

시드니 증권거래소(ASX)에서 인포미디어 주가는 이날 01:10 GMT(호주 동부표준시 11:10) 기준 29% 오른 1.695호주달러를 기록해 2024년 9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회복했다. 거래대금도 평소 대비 다섯 배 이상 급증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단숨에 집중됐다.

Infomedia 이사회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영 환경에서 주주에게 ‘가치 확정성(certainty of value)’을 제공한다”는 이유로 만장일치로 이번 거래를 추천했다.

TPG는 북미·유럽·아시아에서 1,000억 달러 이상을 운용하는 세계적 사모펀드다. 최근 디지털 전환 및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자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호주 내에서는 통신사 ‘TPG 텔레콤’ 투자 경험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새 주인이 된 TPG가 인포미디어의 글로벌 딜러 네트워크·클라우드 인프라 투자에 추가 자본을 투입할 가능성에 주목한다.

거래 종결은 2025년 11월 말로 예정돼 있다. 이는 ▲주주총회 통과, ▲호주 외국투자심의위원회(FIRB)·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 등 규제기관 승인, ▲법원 최종 허가가 모두 완료됐을 때 가능한 일정이다. 시장에서는 TPG가 호주에서 이미 다수의 기술·미디어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규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실적 가이던스 변동은 없다. 인포미디어는 오는 8월 25일 2025회계연도(2024.7~2025.6) 연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며,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회사는 지난해 북미·아시아 매출 비중이 60%를 넘어서는 등 해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포미디어의 주요 제품은 ▲자동차 제조사·딜러용 부품 카탈로그, ▲수리견적·정비이력 관리 솔루션, ▲구독형 데이터 분석 도구다. 전 세계 186개 국가, 25만 개 이상의 서비스센터가 고객으로 등록돼 있다. 코로나19 이후 차량 소유주가 차량을 더 오래 보유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애프터마켓 소프트웨어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가 M&A 시장 회복 조짐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한다. 높은 금리와 지정학적 불안으로 위축됐던 사모펀드 딜이 최근 들어 IT·헬스케어·에너지 전환 분야를 중심으로 재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호주 달러 약세가 해외 투자자에게는 매력적인 진입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는 “인포미디어가 상장사로서 확보해 온 시장 투명성·지배구조를 비상장화 이후에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SaaS 기업 특성상 고객 데이터 보안과 지속적 R&D 투자가 핵심인 만큼, TPG가 단순 구조조정이 아닌 성장 중심 전략을 펼칠지 주주와 고객의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경쟁 소프트웨어 업체 펜타나 그룹(Pentana Solutions)·CDK 글로벌 등이 글로벌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어, M&A완료 이후 업계 재편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만약 TPG가 기술 고도화와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면, 인포미디어의 가치 상승 여력은 여전히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번 거래가 무산될 경우, 인포미디어는 TPG에 최대 1%의 결렬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며, 반대로 TPG가 규제 승인 등을 확보하지 못하면 동일 조건의 반대 보상금이 발생한다. 이러한 ‘리버스 브레이크업 피(fee)’ 조항은 최근 M&A 시장에서 거래 확실성을 높이기 위해 보편화되고 있다.

TPG portfolio

시장 관계자들은 “사모펀드가 기술 자산을 인수한 뒤 3~5년 내 IPO(기업공개) 또는 2차 매각으로 엑시트(exit)를 추진하는 사례가 흔하다”며, “인포미디어 역시 2028~2030년 사이 재상장 또는 전략적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결론적으로, 인포미디어는 일단 안정적인 현금화를 확보하며 불확실한 글로벌 거시 환경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 반면 TPG는 디지털 애프터마켓 성장성이라는 장기 모멘텀을 확보했다. 최종 성패는 딜 클로징 이후 24개월간의 통합(Integration) 속도와 비용 관리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