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명과학 대기업인 Thermo Fisher Scientific이 임상시험 데이터 관리 플랫폼을 제공하는 Clario를 약 100억 달러(약 13조 6,000억 원)에 전액 현금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10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원문 보도에 따르면, 양 사는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이르면 수요일(현지시간) ※에 공식 계약을 발표할 전망이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Thermo Fisher가 2021년 ERT·Bioclinica 합병으로 탄생한 Clario를 인수해 임상시험 데이터 솔루션 라인업을 강화하려 한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이번 거래 규모는 약 100억 달러에 달하며, 전액 현금(cash deal) 방식으로 추진된다.
거래 배경과 전략적 의미
매사추세츠주에 본사를 둔 Thermo Fisher는 분석기기, 진단장비, 연구용 시약 등을 아우르는 세계 최대 수준의 생명과학 종합기업이다. 회사는 최근 몇 년간 제약·바이오 연구개발(R&D) 수요 증가를 틈타 디지털 헬스케어 및 임상 데이터 관리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Clario의 플랫폼은 현재 100개국 이상, 26,000건이 넘는 임상시험에 활용되고 있으며, 조정 기준 연간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 차감 전 이익)가 약 4억 달러로 추정된다.
임상시험 데이터 관리 플랫폼이란 환자 모집, 데이터 수집·분석, 규제 보고 등 임상시험 전 과정을 전산화해 오류를 최소화하고 개발 기간을 단축하도록 돕는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이다. 특히 최근 원격·가상 임상시험이 급증하면서 이러한 플랫폼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 본 ‘최대 규모 PE 엑시트’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스웨덴계 사모펀드 Nordic Capital이 보유한 Clario 지분에 대한 회수(exit)가 이뤄지게 된다. FT는 “올해 전 세계 사모펀드 거래 가운데 손꼽히는 대형 엑시트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Clario는 Nordic Capital이 과반 지분을, Astorg Partners·Novo Holdings·Cinven이 나머지를 보유 중이다.
‘올캐시 딜’의 파급효과
인수가 현금으로만 이뤄질 경우, Thermo Fisher는 즉각적인 주식 희석(dilution) 없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다. 반면 단기적으로는 재무 레버리지(차입 비율) 상승이 불가피해 신용등급 변동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주요 업계·규제 변수
미국·EU 규제 당국은 최근 바이오·의료 빅딜에 대해 경쟁 제한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Thermo Fisher는 2021년 의약품 제조업체 PPD를 179억 달러에 인수할 당시에도 미국 FTC(연방거래위원회) 심사를 거쳤다. 업계에서는 “Clario가 임상시험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이미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일부 조건부 승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전문용어 해설
• 조정 EBITDA :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나타내기 위해 일회성 비용·수익을 제외한 이익 지표다.
• Private Equity Exit : 사모펀드가 보유 지분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절차를 말한다.
• All-Cash Deal : 인수 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는 거래 방식이다.
향후 일정과 관전 포인트
현재 협상은 막바지 단계로 알려졌으나, 법률 검토·규제 승인·가격 조정 등 복수의 절차가 남아 있다. 발표가 예정된 수요일까지 추가 변수가 없을 경우, Thermo Fisher가 Clario 인수 소식을 공식화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 전문가들은 “Thermo Fisher가 Clario를 흡수할 경우, 임상시험 데이터 분야에서 엔드투엔드(end-to-end) 솔루션을 갖춘 몇 안 되는 글로벌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며 “향후 R&D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 현지시간 29일 기준. 한국 시간으로는 30일 새벽에 해당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