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럭셔리 홈퍼니싱 기업 RH(구 리스토레이션 하드웨어)에 대한 Telsey Advisory Group의 분석 보고서가 공개되며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25년 9월 1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Telsey Advisory Group은 RH의 투자의견을 ‘아웃퍼폼(Outperform)’에서 ‘마켓 퍼폼(Market Perform)’으로 한 단계 내렸다. 동시에 목표주가도 종전 255달러에서 220달러로 13.7% 하향 조정했다.
브로커리지 측은 2026 회계연도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14.25달러에서 12.35달러로 낮추고, 여기에 18배의 밸류에이션 배수를 적용해 새 목표가를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관세 부담 증가와 ‘소스북(Sourcebook)’ 우편 발송 지연이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에 기인한다.
주요 실적 가이던스 조정
RH 경영진은 2025 회계연도 매출 성장률 전망을 기존 10%~13%에서 9%~11%로 하향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14%~15%에서 13%~14%로 1%p 낮췄다. 회사 측은 하반기에만 3,000만 달러 상당의 순(純) 관세 비용이 발생해 연간 마진이 90bp(0.9%p)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자유현금흐름(FCF) 가이던스도 종전 최대 3억5,000만 달러에서 2억5,000만~3억 달러 범위로 좁혀졌다. 분기별로는 3분기 매출 성장률을 8%~10%, 영업이익률을 12%~13%로 제시했는데, 이 역시 관세 영향으로 120bp의 마진 훼손이 반영됐다.
‘소스북’ 발송 지연과 관세 부담
경영진은 ‘가을 인테리어 소스북(Fall Interiors Sourcebook)’ 발송을 8주가량 연기했다. 이로 인해 약 4,000만 달러의 매출이 후속 분기로 이연될 전망이다. ‘소스북’은 RH가 계절별·카테고리별로 발간하는 두꺼운 디자인 카탈로그로, 충성 고객에게 우편 발송된다. RH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상당해 발송 시점이 매출 변동성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RH는 가구 매출이 전체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지만, 미국 내 조달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따라서 중국·인도 등 해외 공급망에 부과되는 추가 관세가 직접적인 리스크로 작용한다. 특히 최근 수공예 매듭 러그(hand-knotted rug) 관세가 50%까지 인상되자, 회사는 생산 거점을 중국에서 단계적으로 이전하고 인도 대안도 재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 의견과 전략적 시사점
Telsey Advisory Group은 “소스북 지연과 새로 부과된 관세가 매출·마진 가이던스를 잠식했다”며 “이를 반영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모두 하향한다”라고 분석했다.
브로커리지는 다만 제품 리프레시, 국제 시장 확장, 2025년 선보일 신규 브랜드 라인 등을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잠재적 추가 관세(가령 새 가구 관세 도입)가 현실화될 경우 실적 불확실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RH가 노스캐롤라이나 주 공장에 자국 내 소파·체어 생산라인을 확대함으로써 일부 완충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업계 특성상 고급 핸드메이드 공정을 가진 해외 협력사를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세(Tariff)란? 관세는 국가가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거나 특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 수단이다. RH 사례처럼 미국이 특정 국가 또는 품목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 해당 제품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기업은 원가 상승 압력을 직접적으로 떠안게 된다.
향후 관전 포인트
1) 추가 관세 정책 변동·2) 소스북 발송 일정·3) 북미 내 제조 확대 속도가 향후 주가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RH는 이미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베트남·말레이시아 등으로 생산 라인을 재배치하는 동시에,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공정 자동화·품질 관리에 투자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소비 경기 둔화 시 고가 가구 수요가 민감하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 불확실성 상황에서 프로모션 강화·제품 믹스 개선·디자인 차별화가 동사의 방어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제언한다.
결론적으로, RH는 차별화된 디자인 역량과 브랜드 파워를 보유했지만, 관세·물류비·환율 등 대외 변수에 훨씬 취약한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단기 실적 하향 가능성을 염두에 두되, 중·장기적으로 공급망 다변화와 국제 매장 확장이 마진 회복을 견인할 수 있을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